모 방송사의 인체실험 프로그램이 ‘정보 제공’과 ‘피실험자의 자발성’을 명시한 의학연구윤리강령인 ‘헬싱키 선언’을 정면 위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험 이틀 후 돌연사한 김 모씨 등 50대 실험참가자 10명이 연구주체측으로부터 실험 내용을 고지받지 못한 것은 물론 감시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비자발적으로 실험에 응했다는 한 참가자의 일기 내용이 공개됐다.
◆인체실험 당일 현장 상세히 기록 = 일기를 공개한 조 모(54)씨는 사망한 김 모씨와 함께 2월 13일, 14일 양일간 함께 이 프로그램 실험에 참여했다. 공개된 일기는 모두 3일치로 실험 양일, 10일 후 소식을 접한 날의 소감이 적혀있다.
조씨는 일기에서 ‘…지부장에게로부터 받은 일을 맡을 때는 건강검진을 한다고 하여 기쁘게 생각하고 출연에 참가하였는데 철창 없는 감옥이나 다름없는 영창 속에서 스트레스가 쌓일대로 쌓일 줄이야. 그래서 우리들의 신세는 실험실의 쥐나 다름없는 신세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없지 않아 들었다. 모두가 지부장에게 속아서 왔다고 후회하는 정도였다.’고 적었다.
즉 조씨와 사망한 김씨 등 피실험자는 건강검진 수준의 실험을 고지받은 것이다.
실험대상자들은 또 20대 청년 5명으로부터 감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실험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조씨는 ‘우리는 모두 10명. 50대의 남자들이었다. 그 외의 다섯명은 20대의 청년들로서 우리들을 감시하는 인원들이었다. … (중간 생략) … 즉 우리들 10명 50대 남자들을 교화당 강당에 앉히고 자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하고 소음이 강한 록음을 틀어놨다. 우리들로 하여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조씨는 또 ‘뿐만 아니라 알아듣지도 못할 옛날 무성영화 한 편을 상영하여 우리들을 보게 하였는데 눈이 자연히 내려오는 것을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스트레스는 받을 때로 받은 것이다. 게다가 저녁밥이란 것도 자그마한 빵 한 쪼각에 물 한 병뿐이라 간에 기별도 안 갈 정도였다. 올 하루 낮과 밤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라고는…. 얼굴에 열이 오르는 등머리가 어지럽고 기분 또한 잡칠대로 잡쳤다.’고 당시 소감을 적었다.
실험 이튿날 일기에는 실험이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해 적고 있다.
조씨는 ‘밤새도록 받은 스트레스는 우리들을 지칠대로 지치게 하였다. 어제 저녁 8시에 저녁이라고 작은 빵 한 개에 물 한 병을 겨우 얻어먹고는 밤새도록 굶은 채로 아침을 맞고서는 피검사 등 몇 가지 검사를 마쳤을 때는 11:20 악몽같은 프로의 출연은 끝을 맺었다. 검진결과는 주지 않았다.…’고 서술했다.
결국 당초 약속했던 건강검진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들은 이날 실험이 진행된 병원에서 얻은 ‘평생진료카드’를 그나마 위안으로 삼았다. 그러나 해당병원에 확인한 결과 카드는 병원에서 진료한 사람은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부가 서비스 기능이 없다.
◆엑스트라 죽음에 무관심한 언론에도 분노 = 10일 후 조씨는 김씨의 사망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며 분노했다. 조씨는 ‘…연예인들은 목매 죽은 사실에 추적까지 해가며 막말로는 이의 서캐까지 파내며 보도하면서도 정작 자기 집에서 일하다 쓰러졌는데도 소식조차 봉쇄하다니. … 공정해야 할 언론계에서 이런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다니…’라고 분노했다.
헬싱키 선언 9조는 ‘인체실험을 수반한 연구에 있어 모든 잠재적인 피실험자는 그 연구의 목적과 방법, 예측되는 혜택과 가능한 위험요소 및 연구에 따르는 불편함 등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선언은 인체실험과 관련, 목적에 기울 수 있는 실험을 인권의 잣대로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황우석 사태 이후 우리나라에 광범위하게 알려졌다.
/박지호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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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이틀 후 돌연사한 김 모씨 등 50대 실험참가자 10명이 연구주체측으로부터 실험 내용을 고지받지 못한 것은 물론 감시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비자발적으로 실험에 응했다는 한 참가자의 일기 내용이 공개됐다.
◆인체실험 당일 현장 상세히 기록 = 일기를 공개한 조 모(54)씨는 사망한 김 모씨와 함께 2월 13일, 14일 양일간 함께 이 프로그램 실험에 참여했다. 공개된 일기는 모두 3일치로 실험 양일, 10일 후 소식을 접한 날의 소감이 적혀있다.
조씨는 일기에서 ‘…지부장에게로부터 받은 일을 맡을 때는 건강검진을 한다고 하여 기쁘게 생각하고 출연에 참가하였는데 철창 없는 감옥이나 다름없는 영창 속에서 스트레스가 쌓일대로 쌓일 줄이야. 그래서 우리들의 신세는 실험실의 쥐나 다름없는 신세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없지 않아 들었다. 모두가 지부장에게 속아서 왔다고 후회하는 정도였다.’고 적었다.
즉 조씨와 사망한 김씨 등 피실험자는 건강검진 수준의 실험을 고지받은 것이다.
실험대상자들은 또 20대 청년 5명으로부터 감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실험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조씨는 ‘우리는 모두 10명. 50대의 남자들이었다. 그 외의 다섯명은 20대의 청년들로서 우리들을 감시하는 인원들이었다. … (중간 생략) … 즉 우리들 10명 50대 남자들을 교화당 강당에 앉히고 자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하고 소음이 강한 록음을 틀어놨다. 우리들로 하여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조씨는 또 ‘뿐만 아니라 알아듣지도 못할 옛날 무성영화 한 편을 상영하여 우리들을 보게 하였는데 눈이 자연히 내려오는 것을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스트레스는 받을 때로 받은 것이다. 게다가 저녁밥이란 것도 자그마한 빵 한 쪼각에 물 한 병뿐이라 간에 기별도 안 갈 정도였다. 올 하루 낮과 밤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라고는…. 얼굴에 열이 오르는 등머리가 어지럽고 기분 또한 잡칠대로 잡쳤다.’고 당시 소감을 적었다.
실험 이튿날 일기에는 실험이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해 적고 있다.
조씨는 ‘밤새도록 받은 스트레스는 우리들을 지칠대로 지치게 하였다. 어제 저녁 8시에 저녁이라고 작은 빵 한 개에 물 한 병을 겨우 얻어먹고는 밤새도록 굶은 채로 아침을 맞고서는 피검사 등 몇 가지 검사를 마쳤을 때는 11:20 악몽같은 프로의 출연은 끝을 맺었다. 검진결과는 주지 않았다.…’고 서술했다.
결국 당초 약속했던 건강검진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들은 이날 실험이 진행된 병원에서 얻은 ‘평생진료카드’를 그나마 위안으로 삼았다. 그러나 해당병원에 확인한 결과 카드는 병원에서 진료한 사람은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부가 서비스 기능이 없다.
◆엑스트라 죽음에 무관심한 언론에도 분노 = 10일 후 조씨는 김씨의 사망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며 분노했다. 조씨는 ‘…연예인들은 목매 죽은 사실에 추적까지 해가며 막말로는 이의 서캐까지 파내며 보도하면서도 정작 자기 집에서 일하다 쓰러졌는데도 소식조차 봉쇄하다니. … 공정해야 할 언론계에서 이런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다니…’라고 분노했다.
헬싱키 선언 9조는 ‘인체실험을 수반한 연구에 있어 모든 잠재적인 피실험자는 그 연구의 목적과 방법, 예측되는 혜택과 가능한 위험요소 및 연구에 따르는 불편함 등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선언은 인체실험과 관련, 목적에 기울 수 있는 실험을 인권의 잣대로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황우석 사태 이후 우리나라에 광범위하게 알려졌다.
/박지호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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