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은 한나라에 공 넘기고 빠지기

노 대통령 “개헌안 퇴로 모색 아니다” 했지만

지역내일 2007-03-09
한명숙·이병완 교체 퇴각수순 … 남북문제로 임기말 관리

“퇴로를 모색할 이유가 없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전반적 흐름은 노 대통령이 개헌론에서 한 발 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지난 1월9일 개헌론을 제안한 직후 청와대와 정부를 총동원해 개헌론에 승부를 거려는 듯한 기세와는 완연히 다른 분위기다.
노 대통령의 ‘퇴로모색’은 한명숙·이병완 교체에서 읽을 수 있다. 개헌정국을 뒷받침해 온 두 사람의 조기교체는 개헌정국이 수명을 다했음을 의미한다. 남북화해라는 대체 이슈가 생긴 것도 임기말 대통령 의제로서의 개헌론의 비중을 줄어들게 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8일 기자회견에서 “각 정당과 대선후보들이 개헌을 약속하면 개헌안 발의를 차기 정부에 넘길 용의가 있다”면서 “이제 차기 주자들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공을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에게 넘긴 것도 퇴각수순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개헌론을 받던 안받던 노 대통령으로서는 ‘내 할 일은 다했다’는 명분을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명숙·이병완 교체, 기류변화 = 한명숙 총리와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의 교체는 기류변화의 반증이다. 애초 노 대통령은 한명숙 총리가 개헌의 뒷마무리를 잘 해주길 바랐다. 한 총리 역시 개헌추진지원단을 구성하는 등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유럽순방 후 한 총리 퇴진을 전격 결정했다. 겉모습은 당 복귀를 바라는 한 총리의 의사를 수용하는 것이었지만 개헌정국에서 한 총리의 역할이 끝났음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병완 실장의 교체가 예상보다 앞당겨진 것도 비슷한 해석을 낳았다. 이 실장은 지난해 말부터 경질설이 나돌았지만 노 대통령은 “그대로 가자”고 말했다고 한다. 개헌이란 정치적 이슈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 실장의 정무적 능력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재인 전 수석으로의 교체는 더 이상 ‘정무형 비서실장’의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뜻이고 이는 개헌의제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남북문제로 개헌론 대체 = 노 대통령의 ‘개헌 퇴로모색’은 최근의 남북화해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2·13 핵합의’ 이후 ‘한반도 평화’라는 새로운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개헌론은 정치권의 눈치를 봐야하고 갈등도 크다. 그만큼 노 대통령이 입는 정치적 상처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최근의 남북화해 무드는 북미간의 급속한 해빙무드의 부산물로 오는 것인 만큼 한나라당이나 국내 보수층이 반발하기 쉽지 않다.
‘대선용’이란 비판도 있지만 남북 또는 남북미 정상회담이 구체적으로 성사된다면 사안의 성격상 이를 내놓고 반대하기는 어렵다. 우여곡절은 겪겠지만 노 대통령으로선 개헌론을 대체하고 임기말 권력누수를 관리할 좋은 호재가 생긴 셈이다.

◆4월초 발의 = 노 대통령의 수정 제안에 대해 한나라당이나 대선주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들은 대체로 “차기 정부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데는 찬성”이라면서도 지금 논의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노 대통령은 3월까지 기다려보고 안되면 4월초 개헌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발의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개헌을 성사시키고 싶다”고 했지만 개헌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제 노 대통령이 “역사적 책무를 다했다”는 개헌론 종결선언만 남은 듯하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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