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상무부 “모래 및 흙 수출 전면 금지” 발표
모래채굴로 섬에 구멍…분쟁 중 국경지형변화 우려
인도네시아 상무부는 최근 자국 모래 및 흙의 해외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는 간척사업을 위해 모래를 대량 수입해 오던 싱가포르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모래싸움의 이면에는 국경선 설정문제와 범인인도 협정을 둘러싼 양국의 치열한 신경전이 숨어있다고 인도네시아 시사주간 ‘템포’가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모래 판매 거부에 싱가포르가 분노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모래 반출금지의 표면적 이유로 환경보호를 내세웠다. 싱가포르의 호적추 웨스트코스트지역 의원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런 조치는 싱가포르의 빠른 성장에 대한 질투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신분안 의원역시 “인도네시아가 진정으로 환경파괴를 우려한다면 산불로 인한 공해부터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간의 대립이 본격화 된 것은 1월 중순 인도네시아 내무부, 법무부, 국가안보부의 합동회의가 열리고 나면서 부터다. 정간회의 핵심의제는 인도네시아 군도 국경에 위치한 섬들이었다. 먼저 군도로 이뤄진 리우(Riau)지방의 모로, 카리문, 쿤두르 섬의 환경 파괴가 문제가 됐다. 마구잡이 모래 채굴로 이들 섬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모래 유통 수익도 문제가 됐다. 수산부 통계정보센터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간척지 매립을 위해 필요한 모래의 대부분을 인도네시아로 부터 구입했다. 소트 후타갈룽 소장은 그러나 “싱가포르가 지불한 1조루피 중 855억5000만 루피만이 국고로 들어온다”고 지적했다.
장관회의 이후 마리 엘카 판제스투 상무부 장관은 모래와 흙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의원들의 주장과는 달리 장관은 환경문제를 이번 결정의 주된 이유로 내세우지는 않았다. 판제스투 장관은 “리아우 지방 섬들의 지형의 변화가 인도네시아 국경 상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결정 사유를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는 국경설정 문제로 아직 대립중이다. 인도네시아 니파(Nipah)섬과 싱가포르 ‘텔룩 투아스’(Teluk Tuas)섬 사이 서안해안의 국경을 둘러싼 협상이 3월 말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다. 인도네시아 바탐(Batam)섬과 싱가포르 창기(Changi)섬 사이의 동쪽 국경의 경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간의 영토분쟁이 해결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 국경선을 정할 법적 근거를 정하는 문제에서 부터 양측은 합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정부는 해양국경은 간척지 건설 이전의 원래 연안의 모습에 따라 결정돼야한다는 내용의 UN의 1982년 해양영유권협정을 근거로 대화를 하기 원한다.
싱가포르에 대한 모래 수출전면 금지는 영토분쟁 외에도 ‘범인인도 협정’체결을 둘러싼 양측 간의 또 다른 이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부패혐의로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많은 인도네시아 사업가들이 엄청난 돈을 갖고 싱가포르로 도피해 아무런 문제없이 거주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싱가포르에 범인인도 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이를 주저하고 있다. 인니 부패 기업인들의 더러운 돈이 싱가포르 경제를 부유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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