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버블 붕괴 논쟁의 키포인트, 글로벌 저금리와 고위험 추구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강남 재개발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부동산 버블 붕괴 논란이 한창이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불안이 고조되면서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의 재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국내 자체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 제한적
국내에 초점을 맞출 경우, 우리나라의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실질 기준으로 전국 주택 가격은 1996년과 비교해 2006년 말 현재 단지 4% 상승에 그친다. 소득 대비로도 우리 주택시장 역사에 비해 높은 것은 아니며, 외환위기 충격을 딛고 90년대 초반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데 불과하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버블 징후가 포착되는 것이 사실이다. 가령 2006년 PIR(연소득 대비 주택구입 가격 비율)을 보면,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12.5에 달해 세계 주요 도시 수준(LA 11.2, 시드니 8.5, 뉴욕 7.9, 런던 6.9)을 크게 상회한다. 또 강남 등 일부 지역들을 중심으로 전세가(주택에 대한 사용가치)와 매매가(주택의 보유가치) 간에 괴리가 심화되면서 국지적 버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결국 국내 부동산 버블은 기껏해야 국지적 차원일 뿐, 전반적으로는 외환위기 충격에 이은 반사 효과의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설비투자 위축 등 대체 투자 기회가 협소한 상황에서 가계의 전통적인 부동산 선호에 따른 투자 편중 현상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LTV 및 DTI 규제 등 금융권 전반에 걸쳐 어느 정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점 역시 버블 붕괴의 위험을 제약한다.
글로벌 유동성 붐과 부동산 시장의 금융시장화
하지만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 향방과 관련해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최근 부동산 붐의 주된 특징은 글로벌 전반의 공통된 현상이라는 점이다. 물론 부동산의 경우 본래 국가 간 거래가 힘들며, 따라서 이런 양상을 주식시장마냥 직접적인 시장 연관성 때문으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 대신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름하에 통화정책이나 규제 측면에서 동조화가 이뤄지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
우선, 글로벌 차원에서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유동성 붐이 확산되어 왔다. 이는 당연히 인플레 압력으로 이어지지만, 저비용 경쟁력으로 무장한 ‘새로운’ 신흥경제국의 부상으로 실물 경제에는 별 영향이 없다. 대신 자산시장에 인플레 압력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증권화 등 각종 금융 혁신과 규제 완화에 힘입은 부동산 시장의 금융시장화도 중요한 변수다. 그 과정에서 은행 등 중개기관으로부터 가계나 투자자에게로 위험이 전가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과 파급력이 강화되고 있다.
핵심은 오늘날 우리나라를 포함해 글로벌 부동산 붐이 저금리 기조와 경제 주체들의 고수익․고위험 추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중국 긴축 강화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서브프라임 사태를 둘러싸고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데서 볼 수 있듯, 이런 기류가 반전될 경우 글로벌 부동산 시장, 나아가 전반적인 경제 환경은 격렬한 조정에 직면할 수 있다. 지금 국내 부동산 버블 붕괴 논쟁에서 새삼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은 이런 글로벌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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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개발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부동산 버블 붕괴 논란이 한창이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불안이 고조되면서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의 재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국내 자체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 제한적
국내에 초점을 맞출 경우, 우리나라의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실질 기준으로 전국 주택 가격은 1996년과 비교해 2006년 말 현재 단지 4% 상승에 그친다. 소득 대비로도 우리 주택시장 역사에 비해 높은 것은 아니며, 외환위기 충격을 딛고 90년대 초반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데 불과하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버블 징후가 포착되는 것이 사실이다. 가령 2006년 PIR(연소득 대비 주택구입 가격 비율)을 보면,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12.5에 달해 세계 주요 도시 수준(LA 11.2, 시드니 8.5, 뉴욕 7.9, 런던 6.9)을 크게 상회한다. 또 강남 등 일부 지역들을 중심으로 전세가(주택에 대한 사용가치)와 매매가(주택의 보유가치) 간에 괴리가 심화되면서 국지적 버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결국 국내 부동산 버블은 기껏해야 국지적 차원일 뿐, 전반적으로는 외환위기 충격에 이은 반사 효과의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설비투자 위축 등 대체 투자 기회가 협소한 상황에서 가계의 전통적인 부동산 선호에 따른 투자 편중 현상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LTV 및 DTI 규제 등 금융권 전반에 걸쳐 어느 정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점 역시 버블 붕괴의 위험을 제약한다.
글로벌 유동성 붐과 부동산 시장의 금융시장화
하지만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 향방과 관련해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최근 부동산 붐의 주된 특징은 글로벌 전반의 공통된 현상이라는 점이다. 물론 부동산의 경우 본래 국가 간 거래가 힘들며, 따라서 이런 양상을 주식시장마냥 직접적인 시장 연관성 때문으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 대신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름하에 통화정책이나 규제 측면에서 동조화가 이뤄지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
우선, 글로벌 차원에서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유동성 붐이 확산되어 왔다. 이는 당연히 인플레 압력으로 이어지지만, 저비용 경쟁력으로 무장한 ‘새로운’ 신흥경제국의 부상으로 실물 경제에는 별 영향이 없다. 대신 자산시장에 인플레 압력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증권화 등 각종 금융 혁신과 규제 완화에 힘입은 부동산 시장의 금융시장화도 중요한 변수다. 그 과정에서 은행 등 중개기관으로부터 가계나 투자자에게로 위험이 전가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과 파급력이 강화되고 있다.
핵심은 오늘날 우리나라를 포함해 글로벌 부동산 붐이 저금리 기조와 경제 주체들의 고수익․고위험 추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중국 긴축 강화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서브프라임 사태를 둘러싸고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데서 볼 수 있듯, 이런 기류가 반전될 경우 글로벌 부동산 시장, 나아가 전반적인 경제 환경은 격렬한 조정에 직면할 수 있다. 지금 국내 부동산 버블 붕괴 논쟁에서 새삼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은 이런 글로벌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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