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보다 아름다운 정거장 건설”
쌍용건설, 지하상가·3호선 구조물 존치 상태로 신기술 건설 공법
강남고속터미널 앞 지하철 정거장. 이 곳에는 지상부 밑에 20년 넘은 지하상가가 있다. 지하상가 바로 아래는 3호선 정거장이 있고, 3호선과 7호선이 바로 옆 지점에서 교차하고 있다.
이 지하 구조물을 모두 그대로 둔 채 구조물 밑 20㎝ 지점에 9호선 정거장 건설이 시작됐다.
이 지하 정거장은 개착공법을 쓸 수 없다. 즉 도로를 파서 지하 정거장을 건설한 뒤 다시 도로를 만드는 공법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쉴드공법과 같은 일반적인 터널 공법을 적용할 수도 없다. 지하 지반이 암반층이 아니라 토사와 자갈 등의 충적층으로 새로운 공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곳이 9호선 건설 중 가장 어렵다는 913공구. 쌍용건설이 그동안 지하철 건설 공법을 모두 찾아내 TRcM과 CAM 공법을 적절히 접목시킨 신기술을 도입했다.
쌍용건설은 9호선 강남터미널 정거장을 건설하기 위해 유럽 여러 곳의 지하철 정거장을 둘러봤다. 그러나 강남터미널 구간처럼 여러 지하구조물이 겹쳐 있는 구간의 정거장을 찾기 힘들었다.
마침 발견한 곳이 이탈리아 밀라노시의 베네치아 지하철 정거장. 베네치아 정거장이 강남터미널역과 조건이 비슷했지만 지반 조건은 달랐다.
쌍용건설 류동훈 공무팀장은 “어떤 공법을 적용하는지 조사했지만 지반이 강남터미널역과 비슷한 곳이 없었다. 결국 밀라노시 베네치아 정거장의 공법을 역추적해서 2개 공법을 접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법 제안에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도 추진 결정을 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100평도 안되는 지상부, 지하에서는 어마어마한 일이
강남고속터미널 정거장은 3호선과 7호선, 9호선을 환승할 수 있는 곳이다.
터미널 건너편 도로 옆에는 100평도 안되는 작업구간이 있다. 이 곳을 파서 작업구를 우선 만든다. 작업구 속에 슬래브관을 넣어 갤러리관내 관정을 설치한다. 관정속에서 작업자들이 내부 굴착한 후 슬래브를 다시 설치해 TRcM이라는 구조물을 지하에 건설한다.
이제 작업자들은 설치된 TRcM 구조물에서 작업을 진행하면 된다. 이 곳에서 또 다시 CAM(Cellular Arch Method)공법을 통해 3호선 바로 20㎝밑을 통과하는 정거장을 만든다.
105m짜리 강관 13개를 아치 형태로 박아 넣어 그 강관에 작업자가 들어가서 터널을 만드는 것이다.
공사현장을 보면 단순한 지하철 정거장이 아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굴착과 강관 삽입 등은 어느새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어느정도 터널 형식을 보이고 있는 강남터미널 지하에서는 아직도 24시간 100명이 넘는 작업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인터뷰- 권오태 913공구 쌍용건설 현장소장
“주민 설득하는 과정 어려웠다”
9호선 913공구는 다른 곳보다 지대가 낮고 7호선 강남터미널역이 침수된 때도 있었다. 지반 역시 충적층으로 탄탄하지 않다. 그렇다고 지상부 도로를 모두 파내지도 못하는 형편.
공사에 따른 소음과 먼지 등으로 지하상가 상인들의 민원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권오태 913공구 현장소장은 “민원인을 설득하기 위해 함께 현장에 여러차례 들어갔다. 현장에 들어가보면 누구나 현장의 어려움과 안전함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 강남터미널 정거장 건설 현장 견학을 많이 온다는데.
한달에 2~3개 팀이 와서 현장을 보고 간다. 공법을 설명하고 현장을 보면 모두들 작품 같다는 말을 한다. 외국에서도 오고 지방 지하철건설 기술자들도 많이 온다. 지금도 1년에 2번 반포지역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현장에 함께 들어간다.
- 공사장이나 주변 건물에 대한 안전 대책은.
현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안전문제는 정답이 없다. 직원과 작업자들에게 수없이 교육을 하는 수밖에. 현장에 200명이 들어가 있다. 구조적 안전은 상당히 중요하다. 사고 한 번에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다. 설계단계부터 안전 문제를 신경썼다.
- 소음과 먼지 등 환경문제도 공사과정에서 신경 쓸 부분이다.
올해 1분기 환경정비 평가에서 최우수 공구로 선정돼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시에서 도로를 점용한 작업장을 대폭 축소했고, 과비용을 줄여 환경정비 체제로 전환한 점을 인정했다.
앞으로 공사에 따른 교통정체를 최소화하고 주변 주민들의 주거안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시도를 할 계획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쌍용건설, 지하상가·3호선 구조물 존치 상태로 신기술 건설 공법
강남고속터미널 앞 지하철 정거장. 이 곳에는 지상부 밑에 20년 넘은 지하상가가 있다. 지하상가 바로 아래는 3호선 정거장이 있고, 3호선과 7호선이 바로 옆 지점에서 교차하고 있다.
이 지하 구조물을 모두 그대로 둔 채 구조물 밑 20㎝ 지점에 9호선 정거장 건설이 시작됐다.
이 지하 정거장은 개착공법을 쓸 수 없다. 즉 도로를 파서 지하 정거장을 건설한 뒤 다시 도로를 만드는 공법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쉴드공법과 같은 일반적인 터널 공법을 적용할 수도 없다. 지하 지반이 암반층이 아니라 토사와 자갈 등의 충적층으로 새로운 공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곳이 9호선 건설 중 가장 어렵다는 913공구. 쌍용건설이 그동안 지하철 건설 공법을 모두 찾아내 TRcM과 CAM 공법을 적절히 접목시킨 신기술을 도입했다.
쌍용건설은 9호선 강남터미널 정거장을 건설하기 위해 유럽 여러 곳의 지하철 정거장을 둘러봤다. 그러나 강남터미널 구간처럼 여러 지하구조물이 겹쳐 있는 구간의 정거장을 찾기 힘들었다.
마침 발견한 곳이 이탈리아 밀라노시의 베네치아 지하철 정거장. 베네치아 정거장이 강남터미널역과 조건이 비슷했지만 지반 조건은 달랐다.
쌍용건설 류동훈 공무팀장은 “어떤 공법을 적용하는지 조사했지만 지반이 강남터미널역과 비슷한 곳이 없었다. 결국 밀라노시 베네치아 정거장의 공법을 역추적해서 2개 공법을 접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법 제안에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도 추진 결정을 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100평도 안되는 지상부, 지하에서는 어마어마한 일이
강남고속터미널 정거장은 3호선과 7호선, 9호선을 환승할 수 있는 곳이다.
터미널 건너편 도로 옆에는 100평도 안되는 작업구간이 있다. 이 곳을 파서 작업구를 우선 만든다. 작업구 속에 슬래브관을 넣어 갤러리관내 관정을 설치한다. 관정속에서 작업자들이 내부 굴착한 후 슬래브를 다시 설치해 TRcM이라는 구조물을 지하에 건설한다.
이제 작업자들은 설치된 TRcM 구조물에서 작업을 진행하면 된다. 이 곳에서 또 다시 CAM(Cellular Arch Method)공법을 통해 3호선 바로 20㎝밑을 통과하는 정거장을 만든다.
105m짜리 강관 13개를 아치 형태로 박아 넣어 그 강관에 작업자가 들어가서 터널을 만드는 것이다.
공사현장을 보면 단순한 지하철 정거장이 아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굴착과 강관 삽입 등은 어느새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어느정도 터널 형식을 보이고 있는 강남터미널 지하에서는 아직도 24시간 100명이 넘는 작업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인터뷰- 권오태 913공구 쌍용건설 현장소장
“주민 설득하는 과정 어려웠다”
9호선 913공구는 다른 곳보다 지대가 낮고 7호선 강남터미널역이 침수된 때도 있었다. 지반 역시 충적층으로 탄탄하지 않다. 그렇다고 지상부 도로를 모두 파내지도 못하는 형편.
공사에 따른 소음과 먼지 등으로 지하상가 상인들의 민원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권오태 913공구 현장소장은 “민원인을 설득하기 위해 함께 현장에 여러차례 들어갔다. 현장에 들어가보면 누구나 현장의 어려움과 안전함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 강남터미널 정거장 건설 현장 견학을 많이 온다는데.
한달에 2~3개 팀이 와서 현장을 보고 간다. 공법을 설명하고 현장을 보면 모두들 작품 같다는 말을 한다. 외국에서도 오고 지방 지하철건설 기술자들도 많이 온다. 지금도 1년에 2번 반포지역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현장에 함께 들어간다.
- 공사장이나 주변 건물에 대한 안전 대책은.
현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안전문제는 정답이 없다. 직원과 작업자들에게 수없이 교육을 하는 수밖에. 현장에 200명이 들어가 있다. 구조적 안전은 상당히 중요하다. 사고 한 번에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다. 설계단계부터 안전 문제를 신경썼다.
- 소음과 먼지 등 환경문제도 공사과정에서 신경 쓸 부분이다.
올해 1분기 환경정비 평가에서 최우수 공구로 선정돼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시에서 도로를 점용한 작업장을 대폭 축소했고, 과비용을 줄여 환경정비 체제로 전환한 점을 인정했다.
앞으로 공사에 따른 교통정체를 최소화하고 주변 주민들의 주거안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시도를 할 계획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