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룰 전투 선봉장 김재원-박형준

지역내일 2007-04-12
김 행정·검찰 경험, 저돌적 협상가
박 억지보단 논리 앞세운 ‘젠틀맨’

어느 중진 정치인보다 유명세를 타는 두 명의 초선의원이 있다. 당의 주요활동에 자주 차출되고 TV토론회의 단골손님이다. 올들어선 거의 매일 신문지상에 이름이 오른다.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과 박형준 의원. 이들은 당내 ‘빅2’로 꼽히는 박근혜-이명박 캠프의 입노릇을 하고 있다. 양 캠프가 경선을 앞두고 룰(rule)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월초 띄운 경선준비위원회에서 양측의 협상 대표로 출전, 3개월째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백전노장인 정치권 ‘입’들을 제치고 유력 대선주자의 대리인 자리에 오른 배경은 무엇일까.
당 안팎에선 두 의원의 강점으로 논리력과 빠른 두뇌회전을 꼽는다. 협상가로서 갖춰야될 덕목을 두루 체득하고 있다는 얘기다.
박근혜 캠프의 한 의원은 “(김의원은) 행정부와 검찰에서 경륜을 쌓은 덕분인지 저돌적이면서 유연한 협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한 특보는 “전문직 출신의 의원이 대개 각론에 약한데, 김 의원은 한두 지점만 짚어주면 금새 알아들을만큼 이해력과 판단력이 뛰어나다”며 “나이에 비해 내공이 깊은만큼 정치적으로 대성할 것”이라고 극찬했다. 김 의원은 기자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는다. 까다로운 질문에 대해 주저없이 풀어내는 답변이 조사 하나 고치지않고 기사로 옮길 수 있을만큼 논리정연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논리력은 행정고시와 사법고시를 차례로 합격한 뒤 행정부 사무관과 검사로서 10년 넘게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쌓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에 합격, △경북도청 △국무총리실에서 근무했고, 사법고시 합격 후에는 부산 포항 서울에서 검사생활을 했다.
박 의원에 대한 호평도 넘친다. 이명박 전 시장측의 한 초선의원은 “옆에서 보면 정말 놀랄 정도로 두뇌회전이 빠르다”고 경탄했다. 복잡한 상황에서도 손쉽게 이를 이해하고 줄기를 추려낸다는 것. 이 의원은 “기자와 시민운동, 교수로서 활약하면서, 타고난 논리력이 절정에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편에서도 박 의원에 대한 칭찬에 인색치 않았다. 박근혜 캠프측 이정현 특보는 “TV토론회 사회를 오래 맡으면서 논리적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줬다”고 말했다.
억지를 부리지 않는 논리적인 언행 때문에 옛 여권에서조차 그를 ‘젠틀맨(신사)’으로 기억한다. 열린우리당의 한 초선의원은 “가끔 일부러 언성을 높여야할 때가 있는데, 이때는 꼭 박 의원의 눈치를 보곤했다”며 “그의 논리적인 설명을 들으면 억지를 부리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박 의원은 △중앙일보 기자 △사회학 박사 △동아대 교수 △경실련 운동가 △TV토론 사회자 등을 두루 역임하면서 자신만의 논리세계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두 의원은 성실성에서도 자웅을 겨룬다. 김 의원은 법조인 출신이면서 농림해양수산위를 역임했는데 시민단체로부터 우수 상임위활동상을 3개나 수상했다. 그만큼 열심히 상임위 공부를 했다는 얘기. 요즘도 부처 과장급 공무원을 거의 매일 불러 상임위 지식을 쌓는다. 학자출신인 박 의원은 새벽 4∼5시면 일어나 하루를 준비한다. 대리인으로 바쁜 와중에도 매일 20분씩 전화로 일본어를 공부하는 학습욕을 보였다.
두 의원에게도 아쉬운 점이 있을까. 김 의원은 가끔 주변 사람이 쉽게 다가서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는다. 범접하기 어려운 엘리트라는 관념이 굳어진 탓이다. 젊지만 극보수에 가깝다는 이미지도 달갑지는 않아보인다.
박 의원은 학자출신의 한계상, 자기 논리의 함정에 빠져 현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엿보인다는 지적이다. 스포츠경기에 임하다보면 ‘엘로우카드’를 감내할 수 있는 과감함도 필요한데, ‘젠틀맨’의 이미지만 중시하다보니 “너무 순진한 것 아니냐”는 핀잔도 듣는다. 이번 경선룰 논의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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