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칼럼377-학부모 노릇

박이선(참교육학부모회 고양지부장)

지역내일 2001-03-26

3월은 학교가 정신없이 바쁜 달이다. 아이들은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고 선생님들은 학급운영의 계획을 세우고 학부모들은 학교에 가야하는 날이 많은 달이다.

3월 중순경이면 학교마다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학부모 총회를 개최한다. 통상 일주일정도의 기간을 두고 학부모위원이 되고자하는 사람이 입후보 등록을 하고 총회 당일 학부모들이 그 대표를 선출한다.

올해는 경기도 교육감 선거가 있어서인지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교사들은 교사위원을 따로 선출하고 선출된 학부모위원들과 지역위원을 선출하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학교운영위원이 되고자하는 경우는 드물다. 학교가 주는 위압감 때문에, 또는 입바른 소리를 했다가 내 아이에게 어떤 불이익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차라리 조용히 지내겠다는 사람도 있다.

얼마전 우리 단체 회원으로 활동하다 미국에 간 한 회원이 글을 보내왔다. "이곳 학교는 학부모의 참여가 학교운영을 좌우할만큼 학부모들의 도움이 많습니다.

한 달에 한 번 교사와 학부모가 만나는 모임도 학부모 출석률이 높으면 정부에서 지원금을 더 줍니다. 40시간 이상 학교에 참여해야하는 것이 의무사항이고 만일 못하게 되면 돈으로 대가를 지불하게 되어있습니다.

학교 축제때는 7개월전부터 학부모축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원봉사자들이 나타나고 하는 것을 보며 여기 사람들이 얼마나 조직적인지 알 수 있었어요."

이 회원은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책임보다는 권리를 누리려고만 한다"며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 학부모 노릇을 다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말로만 학부모 대표가 아니라 모든 학부모가 당연히 학부모회원이 되는 구조를 하루빨리 마련해야한다.

모든 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이 한 달에 한 번 학교에 모여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안건을 미리 알고 의견을 내고 토론하는 자리가 법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학교운영위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

교육이 달라져야 하는데는 교육재정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교육을 둘러싸고 있는 인적구성원들의 의식의 변화가 병행되어야한다.

선진외국의 사례를 들여와 부분적인 적용을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내가 좀 힘들더라도 학부모들이 학교를 중심으로 모여서 의논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문화가 없는 상황에서는 마찬가지가 되고 말 것이다.

교육개혁을 외치고 필요성을 공감하는 이들은 많다. 더러는 이 나라 교육 때문에 이민을 선택하는 학부모들도 많아졌다. 그들이 이 땅에 살면서 교육개혁을 위해 최소한의 노력은 보였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학교운영위원회가 무엇인지, 무엇을 논의하는 곳인지, 교육재정은 얼마나 부족한 현실인지, 교육과정 운영은 어떤지 애정을 가지고 노력해 보았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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