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와 경쟁, 상품 다양화로 준비”

‘아름다운 가게’에서 만난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

지역내일 2007-04-16
은행-증권 칸막이식 영업, 외국계에 밀릴 우려
“업무집중도 높여 생산성 올려야” ‘자발적 혁신’ 강조

지난 14일 오전 10시 50분. 종로경찰서 앞에 있는 ‘아름다운 가게’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20평 남짓한 공간, 두 개 층에 자원봉사배지를 단 우리투자증권 직원과 물건을 사려는 고객들이 뒤엉켜있어 구분조차 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계산대에서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기자가 접근할 시간마저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한 시간여쯤 지났을까, 박 사장은 다른 직원에게 자리를 내어줬다. 그때야 “(손님이) 작년보다 배 이상 늘었네”라며 허리를 펴면서 웃음을 되찾았다.

◆마음부터따뜻해야 = 이날 우리투자증권은 서울을 포함한 전국 4개 지역에서 ‘아름다운 가게’ 행사를 가졌다. 제주지역에선 다음주말에 열 예정이다.
이날 서울 ‘아름다운 가게’엔 40여명의 직원들이 아침부터 나와 봉사활동을 펼쳤다. 동교동지점은 지점장을 비롯 대부분의 직원들이 모두 모였고 청량리 지점 직원들은 다일공동체 ‘밥퍼’ 봉사에 나섰다.
박 사장은 “지난해에는 비가 와서 그런지 손님들이 별로 없더니 오늘은 미어 터진다”며 환하게 웃으면서 “직원 기증품이 1만점을 넘었다”고 말했다. 2500명이 4개 이상 낸 셈이다.
그는 “직원들의 마음이 따뜻해야 한다”며 “드러내 놓지 말라고 해서 (외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3000억원 이익 내야지 = 박 사장은 올해 이익목표를 3000억원 이상으로 높여잡았다. 우리투자증권의 지난해(2006년 4월~2007년 3월) 영업이익과 순이익으로 각각 전년보다 24%, 17% 감소한 2258억원과 21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만 121% 증가한 3조1888억원이었다. 다른 증권사에 비해 매출액은 크게 늘었고 이익감소비율은 낮았다. 박 사장은 “올해는 3000억원이상의 이익을 낼 것”이라며 “앞 선 상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옥토’ 만든 뒷배경 = 박 사장은 기자에게 “옥토에 가입했냐”며 곧바로 영업에 들어갔다. 그는 옥토를 CMA(자산관리계좌)라고 부르는 기자에게 가볍게 면박까지 주면서 “RP, MMF와 연계된 것은 CMA가 아니다”며 “CMA에 대한 오해가 시장에 퍼져 있어 옥토를 CMA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옥토를 만든 배경에 대해 “메릴린치의 CMA가 홍콩에서 옥토퍼스(문어)카드로 이름붙여져 있다”며 “다른 증권사 CMA에 없는 것을 (우리)금융지주의 다른 자회사들과 결합, 8가지의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토 예찬론은 우연찮게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과 이어졌다.
그는 “최근 ‘US달러 RP’라는 선진 신상품을 내놓았는데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더라”며 “그동안 증권사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외환을 기초로 한 RP”라고 말했다
이어 “자통법이 통과되면 외국계와 치열하게 상품개발경쟁을 해야 한다”며 “그때가서 준비하려면 늦다”고 강조했다. “올해 신상품을 쏟아낼 것”이라며 “경제발전단계에 따라 새롭게 나올 상품이 있고 남이 하지 않는 일을 해야 외국계와 경쟁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혁신’을 즐기라 =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외국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우리투자증권의 혁신 모범사례는 ‘도요타’.
박 사장은 “도요타가 지속성장할 수 있는 것은 업무집중도를 높여 생산성을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참여정부 들어 불기 시작한 공공기관들의 혁신이 ‘혁신을 위한 혁신’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는 기자의 지적에 “(직원들에게) 부담이 돼선 안된다”며 ‘즐거운 혁신’을 강조했다. “혁신이 추가적인 일이 아니라 현재의 일을 좀더 효과있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여러차례 말했다.
그는 “공과 사를 구별하고 쓸 데 없는 일을 없애 집중도를 높이는 쪽으로 일하는 습관을 바꿔야 하며 이렇게 하면 업무도 줄고 생산성도 높아진다”며 “당연히 수익이 많아져 개인들에게도 많은 보상이 간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혁신이 자기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을 직원들에게 설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이 이것을 이해하고 주도적인 위치에 있어야 혁신이 즐거워진다는 생각이다.
또 직원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얼굴만 봐도, 또 입만 열어도 무슨 뜻인지 서로 알 수 있고, 그래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져야 한다”며 “직원들이 많이 만날 수 있도록 토론회나 워크숍을 자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 증권과 경쟁해야 =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외국계와 경쟁할 수밖에 없고 비전이 해외시장에 있음을 강조했다. 과도하게 보수적인 은행의 사고를 깨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일침도 가했다.
박 사장은 “우리나라 금융업계의 생산성이 외국의 4분의 1 수준”이라며 “그러나 은행들은 수조원의 이익을 내면서 목표이익 달성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통법과 관련 “자통법이 통과되면 많은 상품을 만들 수 있지만 (현재의 모습으로는) 외국계와의 경쟁에서 뒤질 수도 있다”며 “소액지급결제는 결국 (증권업계와) 공유할 수밖에 없고 시스템 안정성 문제도 크지 않기 때문에 허용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들이 증권에 고객을 빼앗길 것으로 우려하지만 외국에선 그런 사례가 없다”며 “또 은행은 과감하게 증권에 문을 열고 같이 경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은행이 정부의 지원 아래 지금과 같이 안정적인 수익만 올리려 한다면 결국 외국계 은행에 고객들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증권과의 경쟁은 서로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진출 계획도 내놓았다.
그는 “3년내에 동남아시장에서 상당히 영향력있는 증권사로 성장할 것”이라며 “동남아에 이미 진출해 있는 우리은행과 공조체제를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국내에서는 지점을 줄이면서 우리은행 VIP지점을 같이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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