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 빌려 러시아석유회사 사들여
빚 돌려막기 중 ... “돈 빌린 곳, 밝힐 수 없다” 의문 낳아
“10% 생산, 6조원 이익”자신 ... 산자부 “지켜보고 있다”
5일 연속 상한가, 주가 금세 두배 ... “투자유의” 주의도
‘오일게이트’ 전대월씨가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에 다시 뛰어들어 최소 6조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할린의 한 탐사광구를 보유한 러시아석유가스업체를 사들이는 시나리오를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전대월 톰가즈네프티 대표는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제시하며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무일푼으로 최소 6조원짜리 광구를 개발할 수 있는 비법’은 전형적인 ‘빚 투자’ 였다.
◆돈은 어디서 빌렸나 = 전 대표는 러시아에 있는 저축은행과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동포에게 수백억원을 빌렸다. 무슨 근거로 대규모 자금을 빌릴 수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며 금액과 빌린 곳, 사람에 대해서도 “밝힐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이 자금은 톰가즈네프티 지분 74%를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 그는 “서류상 25만원정도로 샀지만 이는 톰가즈네프티 지분매각에 따른 세금을 줄여주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입장에서 보면 탈세가 되는 셈이다. 러시아에서는 공공연하다고 하지만 불법임엔 분명하다.
전 대표는 이로써 사할린 우글레고르스키 8광구의 개발권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석유가스업체인 톰가즈네프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광구의 가채매장량은 1억5000만톤정도로 예상됐다. 전 대표는 “2006년 3월 러시아 연방 천연자원부가 이 광구 매각공고를 발표했고 톰가즈네프티의 낙찰이 유력하다고 파악, 주식양도계약으로 같은 해 8월에 회사를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톰가즈네프티는 사할린주에 있는 석유가스업체이며 2002년 7월에 설립된 유한책임회사.
◆돈이 필요했다 = 전 대표는 러시아에서 빌린 돈을 갚아야 했다. 러시아 현지에서 빌려 다시 갚는 ‘현지 돌려막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국내에서 전 대표의 ‘오일게이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직접 빌려주려 하지 않았다고 이날 같이 참석한 최연택 변호사가 설명했다. 그는 “유전사업에 대해 아는 사람들에게 상장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라고 하면 서로 하려고 했다”며 “돈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상장사인 명성을 인수한 것은 바로 이 때문. 자동차 차체용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인 명성은 주로 현대차, 기아차에 납품하며 2005년과 2006년에 각각 42억원, 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이에 따라 전 대표는 주당 8210원(액면가 5000원)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본인과 특수관계인(전다비, 전다래, 전혁재, 김영희) 이름으로 참여키로 했다. 유상증자는 기존 245만주의 3.5배 수준인 846만주였고 이중 331만7905주를 전 대표가 사들이기로 했다. 전체 유상증자액 694억원중 269억원어치였다.
다음달 20일까지 전 대표는 ‘어딘지 밝힐 수 없는’ 우리나라 금융권에서 톰가즈네프티지분을 담보로 269억원을 확보해 납입할 예정이다. 명성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694억원 중 상당부분을 전 대표가 가지고 있었던 톰가즈네프티 지분을 사들이는 데 쓸 계획이다. 전 대표는 우선 이 돈으로 금융권에서 빌렸던 유상증자액 269억원을 갚고 또 러시아 저축은행과 지인에게 빌렸던 돈도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 대표는 국내 기업인 명성을 소유하고 명성이 톰가즈네프티를 지배하는 형식으로 재편된다. 우글레고르스키 광구 탐사비 등 이후 개발비는 톰가즈네프티를 영국에 상장해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명예 회복할 수 있을까 = 전 대표의 인수로 명성 주가는 지난달 30일 9190원에서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면서 1만8300원으로 뛰어 100% 가까이 올랐다. 하루 거래량은 2000주미만에 그쳤고 상한가 잔량은 60만주이상 쌓여 추가상승여력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유의”를 주문했다.
전 대표는 ‘오일게이트’의 시발점이었던 사할린 페트로사흐 유전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시 자신의 주장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또 그는 이날 러시아과학아카데미에서 실시한 ‘라마논 반도의 석유와 가스 탐사작업의 전망성과 타당성 조사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가채매장량으로 알려진 1억6000만톤의 10%만으로도 6조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탐사작업은 마무리됐으며 올해 말부터 시추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말이나 2009년초가 될 전망이다.
산자부 유전개발팀 관계자는 “지난해 9월에 해외자원개발신고서를 받고 석유공사와 지질자원연구소에서 러시아 현지에 실사를 나가 탐사연구소, 사할린세무소, 관할등록청에 확인한 결과 법적 계약조건에 문제가 없었고 원유생산능력도 있었다”면서도 “신고수리할 때 광구의 실체는 있었지만 탐사지역이라 유망성이 높지 않았고 추정매장량을 근거로 수익을 따지는 것은 과대포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아카데미가 유력한 곳인 것은 사실이지만 전 대표가 제출한 타당성 조사결과를 면밀히 따져볼 것이며 1~2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오일게이트란
오일게이트는 전대월 대표 등 민간 유전 개발업자가 2004년 철도공사를 끌어들여 러시아 사할린 페트로사흐 유전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계약금을 날린 사건이다. 철도청은 2004년 8월에 6200만달러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620만달러의 계약금을 지불했으며 이중 350만달러를 못 받았다. 당시 이광재 씨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개입됐다는 의혹이 일면서 검찰 수사 뿐만 아니라 국회차원에서 특검까지 이뤄졌다.
이 게이트로 철도청 고위간부 3명은 배임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전 대표는 2005년 검찰의 오일게이트 조사로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공범 등의 혐의로 구속됐으나 6개월 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으며 특히 배임부분은 1심에서 무죄선고됐고 현재 2심에 올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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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돌려막기 중 ... “돈 빌린 곳, 밝힐 수 없다” 의문 낳아
“10% 생산, 6조원 이익”자신 ... 산자부 “지켜보고 있다”
5일 연속 상한가, 주가 금세 두배 ... “투자유의” 주의도
‘오일게이트’ 전대월씨가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에 다시 뛰어들어 최소 6조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할린의 한 탐사광구를 보유한 러시아석유가스업체를 사들이는 시나리오를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전대월 톰가즈네프티 대표는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제시하며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무일푼으로 최소 6조원짜리 광구를 개발할 수 있는 비법’은 전형적인 ‘빚 투자’ 였다.
◆돈은 어디서 빌렸나 = 전 대표는 러시아에 있는 저축은행과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동포에게 수백억원을 빌렸다. 무슨 근거로 대규모 자금을 빌릴 수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며 금액과 빌린 곳, 사람에 대해서도 “밝힐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이 자금은 톰가즈네프티 지분 74%를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 그는 “서류상 25만원정도로 샀지만 이는 톰가즈네프티 지분매각에 따른 세금을 줄여주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입장에서 보면 탈세가 되는 셈이다. 러시아에서는 공공연하다고 하지만 불법임엔 분명하다.
전 대표는 이로써 사할린 우글레고르스키 8광구의 개발권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석유가스업체인 톰가즈네프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 광구의 가채매장량은 1억5000만톤정도로 예상됐다. 전 대표는 “2006년 3월 러시아 연방 천연자원부가 이 광구 매각공고를 발표했고 톰가즈네프티의 낙찰이 유력하다고 파악, 주식양도계약으로 같은 해 8월에 회사를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톰가즈네프티는 사할린주에 있는 석유가스업체이며 2002년 7월에 설립된 유한책임회사.
◆돈이 필요했다 = 전 대표는 러시아에서 빌린 돈을 갚아야 했다. 러시아 현지에서 빌려 다시 갚는 ‘현지 돌려막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국내에서 전 대표의 ‘오일게이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직접 빌려주려 하지 않았다고 이날 같이 참석한 최연택 변호사가 설명했다. 그는 “유전사업에 대해 아는 사람들에게 상장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라고 하면 서로 하려고 했다”며 “돈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상장사인 명성을 인수한 것은 바로 이 때문. 자동차 차체용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인 명성은 주로 현대차, 기아차에 납품하며 2005년과 2006년에 각각 42억원, 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이에 따라 전 대표는 주당 8210원(액면가 5000원)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본인과 특수관계인(전다비, 전다래, 전혁재, 김영희) 이름으로 참여키로 했다. 유상증자는 기존 245만주의 3.5배 수준인 846만주였고 이중 331만7905주를 전 대표가 사들이기로 했다. 전체 유상증자액 694억원중 269억원어치였다.
다음달 20일까지 전 대표는 ‘어딘지 밝힐 수 없는’ 우리나라 금융권에서 톰가즈네프티지분을 담보로 269억원을 확보해 납입할 예정이다. 명성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694억원 중 상당부분을 전 대표가 가지고 있었던 톰가즈네프티 지분을 사들이는 데 쓸 계획이다. 전 대표는 우선 이 돈으로 금융권에서 빌렸던 유상증자액 269억원을 갚고 또 러시아 저축은행과 지인에게 빌렸던 돈도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 대표는 국내 기업인 명성을 소유하고 명성이 톰가즈네프티를 지배하는 형식으로 재편된다. 우글레고르스키 광구 탐사비 등 이후 개발비는 톰가즈네프티를 영국에 상장해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명예 회복할 수 있을까 = 전 대표의 인수로 명성 주가는 지난달 30일 9190원에서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면서 1만8300원으로 뛰어 100% 가까이 올랐다. 하루 거래량은 2000주미만에 그쳤고 상한가 잔량은 60만주이상 쌓여 추가상승여력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유의”를 주문했다.
전 대표는 ‘오일게이트’의 시발점이었던 사할린 페트로사흐 유전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시 자신의 주장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또 그는 이날 러시아과학아카데미에서 실시한 ‘라마논 반도의 석유와 가스 탐사작업의 전망성과 타당성 조사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가채매장량으로 알려진 1억6000만톤의 10%만으로도 6조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탐사작업은 마무리됐으며 올해 말부터 시추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말이나 2009년초가 될 전망이다.
산자부 유전개발팀 관계자는 “지난해 9월에 해외자원개발신고서를 받고 석유공사와 지질자원연구소에서 러시아 현지에 실사를 나가 탐사연구소, 사할린세무소, 관할등록청에 확인한 결과 법적 계약조건에 문제가 없었고 원유생산능력도 있었다”면서도 “신고수리할 때 광구의 실체는 있었지만 탐사지역이라 유망성이 높지 않았고 추정매장량을 근거로 수익을 따지는 것은 과대포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아카데미가 유력한 곳인 것은 사실이지만 전 대표가 제출한 타당성 조사결과를 면밀히 따져볼 것이며 1~2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오일게이트란
오일게이트는 전대월 대표 등 민간 유전 개발업자가 2004년 철도공사를 끌어들여 러시아 사할린 페트로사흐 유전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계약금을 날린 사건이다. 철도청은 2004년 8월에 6200만달러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620만달러의 계약금을 지불했으며 이중 350만달러를 못 받았다. 당시 이광재 씨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개입됐다는 의혹이 일면서 검찰 수사 뿐만 아니라 국회차원에서 특검까지 이뤄졌다.
이 게이트로 철도청 고위간부 3명은 배임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전 대표는 2005년 검찰의 오일게이트 조사로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공범 등의 혐의로 구속됐으나 6개월 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으며 특히 배임부분은 1심에서 무죄선고됐고 현재 2심에 올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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