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다소 좋아졌지만 바닥층 여전히 싸늘
상저하고 흐름 유효 … 미 경기 등 대외변수 관건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하락세를 멈추고 하반기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체감경기의 바로미터인 소비자기대지수가 1년 만에 기준치 100을 넘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넓게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올초 경기저점 통과론에 더욱 힘이 붙게 됐고 정부가 예상한‘상저하고’경기흐름도 일단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회복을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미국 경기둔화에 환율, 유가 등 복병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바닥경기는 여전히 싸늘한 편이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확신이 설 정도로 뚜렷한 것은 아니다.
실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에 연구기관들이 경제성장 전망을 조금 높이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3~4월 움직이는 경제상황은 경기가 확실하게 살아간다는 믿음을 갖기에는 아직은 조금 약하다”고 말해 섣부른 경기 회복론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다만 “앞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크게 감속되느냐, 중국의 경기 진정책 때문에 중국 경기 감속이 예상보다 빠르지 않겠느냐는 일부 우려도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라며 “우리 경제도 크게 나쁜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최근 일부 경기관련 지표들이 좋아진 것이 증시활황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추세적인 흐름인지 판단하기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고용, 소득, 소비 등 내부지표뿐 아니라 해외 변수의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소득 100만원대층 기준치 미달 =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4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100.1로 전달(97.8)에 비해 2.3포인트 상승하며 1년만에 기준치를 돌파했다.
소비자기대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의 비중이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해 4월 100.6에서 5월 98.0으로 떨어진 뒤 올해 1월 96.1, 2월 98.1, 3월 97.8 등 11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계절조정 소비자기대지수도 97.6으로 전달(95.0) 보다 상승했다.
세부항목별로 보면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가 95.1로 전달(89.4)에 비해 무려 5.7 포인트 올랐고 생활형편(100.7) 기대지수와 소비지출(104.5) 기대지수는 모두 기준치 100을 웃돌았다.소득계층별로는 모든 계층에서 소비자기대지수가 상승했고 특히 월 평균 200만원(101.6), 300만원대(102.7), 400만원 이상(102.8) 등은 모두 기준치를 웃돌았다.
다만 100만원 미만(96.1)과 100만원대(96.6)의 기대지수는 기준치에 미달해 아직 저소득층은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 소비자기대지수 역시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했고 20대(105.9), 30대(104.3) 등은 전달에 이어 기준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 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87.4로 나타나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자산 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관적 평가를 보여주는 자산평가지수는 최근 부동산 가격 하향 안정세로 주택 및 상가(98.6)는 전달(99.7)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반면 토지 및 임야(100.8), 금융저축(101.7) 등은 소폭 상승했고 주가지수 상승의 영향으로 주식 및 채권(102.1)은 전달(96.1)에 비해 6.0포인트 올랐다.
6개월 전과 비교해 ‘저축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는 14.7%로 전달에 비해 1.4%포인트 높아졌고, ‘부채가 증가했다’는 가구의 비중은 17.3%로 전달에 비해 1.6% 포인트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해 현재 가계수입의 변동을 나타내는 가계수입 평가지수는 96.0로 전달(94.1)보다 올라가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성장률 전망치 4.4% 유지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7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작년 이후 진행되온 성장률 둔화추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산업생산 증가세는 하락하고 있지만, 내수와 관련된 서비스생산은 올들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최근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당분간 경기가 크게 상승하거나 악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점쳤다. 이에 따라 성장률 전망은 4.4%로 지난해 4분기에 내놓았던 전망치를 유지했다.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생산 증가율 하락은 지난 수년간 성장을 이끌었던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생산 둔화가 주도했다.
내수는 기계류 투자와 건설투자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됐고, 민간소비 증가세도 소폭 늘었다.
KDI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생산증가세가 둔화됐는데 내수가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유가 하락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하락했지만, 유가가 떨어지면서 실질구매력(GDI)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과 소비자 등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지난해말 이후 점점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4분기에 내놓았던 전망치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건설투자로, 당초 연간 2.6% 증가를 예상했지만 상반기 호조를 반영해 4.3%로 높여 잡았다.
또 실업률 전망치도 3.6% 에서 3.3%로 변경했다. 그러나 수치상의 실업률 개선이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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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저하고 흐름 유효 … 미 경기 등 대외변수 관건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하락세를 멈추고 하반기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체감경기의 바로미터인 소비자기대지수가 1년 만에 기준치 100을 넘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넓게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올초 경기저점 통과론에 더욱 힘이 붙게 됐고 정부가 예상한‘상저하고’경기흐름도 일단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회복을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미국 경기둔화에 환율, 유가 등 복병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바닥경기는 여전히 싸늘한 편이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확신이 설 정도로 뚜렷한 것은 아니다.
실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에 연구기관들이 경제성장 전망을 조금 높이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3~4월 움직이는 경제상황은 경기가 확실하게 살아간다는 믿음을 갖기에는 아직은 조금 약하다”고 말해 섣부른 경기 회복론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다만 “앞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률이 크게 감속되느냐, 중국의 경기 진정책 때문에 중국 경기 감속이 예상보다 빠르지 않겠느냐는 일부 우려도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라며 “우리 경제도 크게 나쁜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최근 일부 경기관련 지표들이 좋아진 것이 증시활황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추세적인 흐름인지 판단하기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고용, 소득, 소비 등 내부지표뿐 아니라 해외 변수의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소득 100만원대층 기준치 미달 =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4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100.1로 전달(97.8)에 비해 2.3포인트 상승하며 1년만에 기준치를 돌파했다.
소비자기대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의 비중이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해 4월 100.6에서 5월 98.0으로 떨어진 뒤 올해 1월 96.1, 2월 98.1, 3월 97.8 등 11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계절조정 소비자기대지수도 97.6으로 전달(95.0) 보다 상승했다.
세부항목별로 보면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가 95.1로 전달(89.4)에 비해 무려 5.7 포인트 올랐고 생활형편(100.7) 기대지수와 소비지출(104.5) 기대지수는 모두 기준치 100을 웃돌았다.소득계층별로는 모든 계층에서 소비자기대지수가 상승했고 특히 월 평균 200만원(101.6), 300만원대(102.7), 400만원 이상(102.8) 등은 모두 기준치를 웃돌았다.
다만 100만원 미만(96.1)과 100만원대(96.6)의 기대지수는 기준치에 미달해 아직 저소득층은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 소비자기대지수 역시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했고 20대(105.9), 30대(104.3) 등은 전달에 이어 기준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 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87.4로 나타나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자산 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주관적 평가를 보여주는 자산평가지수는 최근 부동산 가격 하향 안정세로 주택 및 상가(98.6)는 전달(99.7)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반면 토지 및 임야(100.8), 금융저축(101.7) 등은 소폭 상승했고 주가지수 상승의 영향으로 주식 및 채권(102.1)은 전달(96.1)에 비해 6.0포인트 올랐다.
6개월 전과 비교해 ‘저축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는 14.7%로 전달에 비해 1.4%포인트 높아졌고, ‘부채가 증가했다’는 가구의 비중은 17.3%로 전달에 비해 1.6% 포인트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해 현재 가계수입의 변동을 나타내는 가계수입 평가지수는 96.0로 전달(94.1)보다 올라가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성장률 전망치 4.4% 유지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7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작년 이후 진행되온 성장률 둔화추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산업생산 증가세는 하락하고 있지만, 내수와 관련된 서비스생산은 올들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최근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당분간 경기가 크게 상승하거나 악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점쳤다. 이에 따라 성장률 전망은 4.4%로 지난해 4분기에 내놓았던 전망치를 유지했다.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생산 증가율 하락은 지난 수년간 성장을 이끌었던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생산 둔화가 주도했다.
내수는 기계류 투자와 건설투자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됐고, 민간소비 증가세도 소폭 늘었다.
KDI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생산증가세가 둔화됐는데 내수가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유가 하락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하락했지만, 유가가 떨어지면서 실질구매력(GDI)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과 소비자 등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지난해말 이후 점점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4분기에 내놓았던 전망치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건설투자로, 당초 연간 2.6% 증가를 예상했지만 상반기 호조를 반영해 4.3%로 높여 잡았다.
또 실업률 전망치도 3.6% 에서 3.3%로 변경했다. 그러나 수치상의 실업률 개선이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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