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는 왜 추락하지 않는가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지난 3월 19일 한나라당을 뛰쳐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또 하나의 이인제’를 떠 올렸다. 비록 경선을 불복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신의를 버렸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탈당 두 달을 넘긴 지금 손학규는 여전히 건재하고 그는 정치적 행동반경을 오히려 넓혀가고 있다. 평양을 다녀오고 김대중 전대통령과 이런저런 교감을 맞춰가며 여권의 대통합 같은 정계개편에도 일정 영향력을 구사하고 있다. 대중적 지지도는 탈당 전이나 후나 변함없이 5% 내외를 유지하고 있으나 그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기자들은 여전히 손학규를 바람직한 대통령감 1순위에 올려놓고 있다.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인제의 배신’과 ‘손학규의 배신’을 달리 보는 데는 설명이 필요하다. ‘이인제’는 단순히 대선출마를 위해 경선결과에 불복한 것이지만 손학규는 정치적 신념과 일정부분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한나라당내 개혁세력을 대표해 왔다. 그는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지금의 한나라당으로는 안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2006년 5월호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역사의식이 없어요. 그냥 앉아 있다가 지지율이 높아지면 웃다가 떨어지면 우는 스타일입니다. 역사를 개척하겠다는 사명감과 패기가 부족합니다”고 질타했다.
국민은 그의 변신, 배신으로 보지 않아
그러면서 그는 그런 한나라당의 변신을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도 채 안돼 그는 결국 당을 버렸다. 그의 정치생명을 걸고도 한나라당이 바뀌지 않으리란 것을 직시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러나 손 전 지사는 분명히 한나라당에 있으면서도 한나라당과는 정치색이 다른 인물이었다. 당내에서 유일하게 햇볕정책을 지지했고 국가보안법 개정을 주창했다. 그는 김영삼 정부시절 최형우 전 의원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런 연고로 한나라당에 몸을 담았으나 한나라당과는 달랐다. 그래서 그는 당을 바꿔보려 했다. 어림없는 수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변신을 변신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이부영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으로 옮겨와 당 대표까지 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부영 의원이나 손학규의 변신을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손학규에게는 다른 미스터리도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오늘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청계천 효과 때문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실용적 업적을 높이 산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손지사의 업적도 결코 이 전 시장에 뒤지지 않는다. 그가 경기도 지사로서 얼마나 많은 외자를 유치했으며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는지는 널리 알려진 일이다.
자신의 업적 표로 연결하는 것은 그의 몫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의 한국 정치사에서 손학규 만큼 언론으로부터 호의적인 대접을 받은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런데도 대중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는 언론의 조명을 크게 받지 않았음에도 시민들이 스스로 알아보고 졸지에 그를 시장으로 끌어 올렸다. 놀라운 대조가 아닐 수 없다.
손 전 지사 스스로는 이런 현상에 대해 자신이 그동안 대중과 소통의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대한 지지도도 1%씩 올라가는 식이 아니라 도약하는 반전의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아직도 대중과의 소통의 기회가 부족했다고 하면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그만큼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도 소통이 부족했다면 원인은 다른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손 전 지사는 탈당의 변신에서 용케도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에게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 작지만 탄탄한 지지층이 있다. 그가 이런 행운과 지지층의 성원을 정치적 힘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인가 여부는 전적으로 그의 몫이다. 그는 역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시대정신을 구현하는데 기여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아직도 그에게서 어떤 감동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임춘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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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지난 3월 19일 한나라당을 뛰쳐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또 하나의 이인제’를 떠 올렸다. 비록 경선을 불복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신의를 버렸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탈당 두 달을 넘긴 지금 손학규는 여전히 건재하고 그는 정치적 행동반경을 오히려 넓혀가고 있다. 평양을 다녀오고 김대중 전대통령과 이런저런 교감을 맞춰가며 여권의 대통합 같은 정계개편에도 일정 영향력을 구사하고 있다. 대중적 지지도는 탈당 전이나 후나 변함없이 5% 내외를 유지하고 있으나 그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 기자들은 여전히 손학규를 바람직한 대통령감 1순위에 올려놓고 있다.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인제의 배신’과 ‘손학규의 배신’을 달리 보는 데는 설명이 필요하다. ‘이인제’는 단순히 대선출마를 위해 경선결과에 불복한 것이지만 손학규는 정치적 신념과 일정부분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한나라당내 개혁세력을 대표해 왔다. 그는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지금의 한나라당으로는 안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2006년 5월호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은) 역사의식이 없어요. 그냥 앉아 있다가 지지율이 높아지면 웃다가 떨어지면 우는 스타일입니다. 역사를 개척하겠다는 사명감과 패기가 부족합니다”고 질타했다.
국민은 그의 변신, 배신으로 보지 않아
그러면서 그는 그런 한나라당의 변신을 위해 정치생명을 걸고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도 채 안돼 그는 결국 당을 버렸다. 그의 정치생명을 걸고도 한나라당이 바뀌지 않으리란 것을 직시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러나 손 전 지사는 분명히 한나라당에 있으면서도 한나라당과는 정치색이 다른 인물이었다. 당내에서 유일하게 햇볕정책을 지지했고 국가보안법 개정을 주창했다. 그는 김영삼 정부시절 최형우 전 의원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런 연고로 한나라당에 몸을 담았으나 한나라당과는 달랐다. 그래서 그는 당을 바꿔보려 했다. 어림없는 수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변신을 변신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이부영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으로 옮겨와 당 대표까지 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부영 의원이나 손학규의 변신을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손학규에게는 다른 미스터리도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오늘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청계천 효과 때문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실용적 업적을 높이 산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손지사의 업적도 결코 이 전 시장에 뒤지지 않는다. 그가 경기도 지사로서 얼마나 많은 외자를 유치했으며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는지는 널리 알려진 일이다.
자신의 업적 표로 연결하는 것은 그의 몫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의 한국 정치사에서 손학규 만큼 언론으로부터 호의적인 대접을 받은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런데도 대중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는 언론의 조명을 크게 받지 않았음에도 시민들이 스스로 알아보고 졸지에 그를 시장으로 끌어 올렸다. 놀라운 대조가 아닐 수 없다.
손 전 지사 스스로는 이런 현상에 대해 자신이 그동안 대중과 소통의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대한 지지도도 1%씩 올라가는 식이 아니라 도약하는 반전의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아직도 대중과의 소통의 기회가 부족했다고 하면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그만큼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도 소통이 부족했다면 원인은 다른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손 전 지사는 탈당의 변신에서 용케도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에게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는 작지만 탄탄한 지지층이 있다. 그가 이런 행운과 지지층의 성원을 정치적 힘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인가 여부는 전적으로 그의 몫이다. 그는 역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시대정신을 구현하는데 기여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아직도 그에게서 어떤 감동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임춘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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