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남쪽을 동서 방향으로 연결하는 서울 지하철 9호선(1구간 25개 정거장). 이 공사에 세계적 굴착 기술과 최고의 땅 파는 선수들이 모여 있다. 흔히들 토목 기술은 ‘댐’과 ‘지하철’에 총 집약돼 있다고 한다. 그 중 지하철 건설은 교량, 터널, 수중 구조물 등 모든 기술을 망라한 토목 분야의 ‘종합 예술’이다. 서울 지하철9호선 건설 현장의 지하세계에서 기술자들의 바쁜 움직임을 그려보았다.
세계는 좀 더 높은 곳을 향한 마천루 경쟁을 하고 있다. 고층 건물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현장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세계는 상상 밖에 있다. 그 곳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송파구 방이동을 연결하는 지하철9호선. 그 중 14개 공구로 나눠 추진하는 1단계 구간에서 각종 굴착 기술을 볼 수 있다.
특히 대도시는 지하철 지상부에 있는 주택과 도로, 각종 지장물로 개착공법(도로를 파고 지하까지 장비를 넣은 뒤 도로를 철판으로 덮는 방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개착공법은 교통 정체와 주변 민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점차 터널공법(일정부분만 파고 터널 구조물을 넣은 뒤지하 터널을 파는 방법)이 도입됐다. 최근 지하철 지상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터널공법에서도 각종 변형 기술이 등장한다.
1기 지하철(1호선~4호선)의 경우 도로를 파내고 공사하는 개착공법이 전체의 58.2%를 차지했고, 터널공법은 16.9%에 그쳤다. 고가교량이 31%다.
반면 고가교량이 줄어든 2기 지하철(5호선~8호선)은 개착 46.5%에 터널이 49.3%로 공법 역전 현상을 보였다. 앞으로 지하철에서 개착이나 고가교량 방식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터널 공법의 핵심은 강남고속터미널 역 공사에서 잘 나타난다.
지하상가를 그대로 운영하는 상태에서 상가 아래를 지나는 3호선 20㎝ 밑을 파야하는 강남고속터미널 역사. 이 지하구간에서 신공법의 굴착이 진행되고 있다.
최신 굴착기술 소음·먼지 줄인다
지하철9호선 현장에는 각종 최신 공법이 등장한다. 김포공항 관제탑과 화물청사의 취약시설 하부를 통과하는데 ‘TRcM( Tubular Roof construction Method)’이라는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 이 공법은 작업구를 먼저 땅 속에 구축하고 강관을 압력을 이용해 넣은 후 상부 슬래브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작업구간 상부 기존 구조물과 지장물이 유지된 상태에서 굴착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공사는 건물 철거와 토지 보상이 필요없어 예산 절감과 공기 단축이 가능하다.
‘대구경 직천공 강관 그라우팅 공법’은 노후건물 통과 구간에 사용한다. 지하철이 들어가는 지상 구간에 준공 20년이 지난 노후 건물 사유지 하부로 터널을 만들 때 이 공법이 적절하다. 전용 장비를 사용해 정밀도를 높였고 180도 보강이 가능하고 이음이 없는 강관을 사용해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강남지하상가와 지하철 3호선 밑을 통과하는 구간에는 신기술을 변형한 최신 공법이 등장한다.
‘CAM(Cellular Arch Method)’ 공법으로 알려진 기술로 기존 지하상가를 운영하는 상태에서 하부 지하철 3호선 밑 20㎝ 지점에서 아치형 터널을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터널 방식은 지하 구조물이 암반일 때 가능하지만 강남고속터미널 역 주변 토질은 흙과 자갈이 섞여있는 층이어서 이 같은 공법을 착안해 냈다.
여의도 샛강과 국회의사당 하부 연약지반을 통과하는 구간은 ‘쉴드(Shield)’ 공법(터널을 미리 만들어 집어 넣는 방식)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공법이지만 시공이 쉽고 빨리 진행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쉴드 공법은 철판 통을 토사 지반속에 집어 넣어 토사의 붕괴를 막으면서 굴착 작업을 하는 공법이다.
양평동과 목동을 연결하는 양평교를 그대로 유지·운행한 채 교각 바로 아래에 지하철 노선을 건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가벤트’ 공법(임시 교각을 만들고 다시 철거하는 공법)을 도입해 해결한 구간도 있다. 특히 교량 아래의 협소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공정은 기존 중장비를 축소해 소형으로 만드는 기술까지 발전시켰다.
김포공항~논현 2008년 말 완공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는 공구별 입찰을 통해 각종 굴착 기술을 동원한 9호선 토목 공사를 진행중이다. 총 연장 25.5㎞의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면 한강 남쪽을 동서로 횡단하는 9호선을 25개 정거장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 구간에 지하철 건설을 추진하며 갖가지 어려움을 예고했다.
김포공항 관제탐과 화물청사 등 취약시설 하부 통과, 여의도 샛강과 국회의사당 하부 연약지반 통과 등의 과제는 풀기 어려워 보였다.
김영걸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장은 “9호선을 추진하면서 공사의 각종 난제가 쌓여 있지만 대중교통 취약지구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는 공법을 연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도입한 모든 공법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지하철 9호선은 강남과 영등포 등 2개 부도심과 6개의 지구중심을 상호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9호선 13개 정거장에서 기존 지하철과 환승이 가능해 한강 남측의 교통 정체가 상당부분 해소되고, 인천국제공항 김포 강화 등 수도권지역에서 강남으로 60분대 진입 가능해진다.
9호선은 완·급행 혼용운행 지하철로 총 37개 정거장 중 14개 정거장이 급행역으로 운영되고, 급행 열차를 보내기 위해 7개 정거장에 대피 노선이 설치된다. 지하철9호선은 서울시가 토목공사를 시행하고 역사 운영 등은 민간에 넘기는 공공·민자 공동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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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좀 더 높은 곳을 향한 마천루 경쟁을 하고 있다. 고층 건물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현장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세계는 상상 밖에 있다. 그 곳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송파구 방이동을 연결하는 지하철9호선. 그 중 14개 공구로 나눠 추진하는 1단계 구간에서 각종 굴착 기술을 볼 수 있다.
특히 대도시는 지하철 지상부에 있는 주택과 도로, 각종 지장물로 개착공법(도로를 파고 지하까지 장비를 넣은 뒤 도로를 철판으로 덮는 방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개착공법은 교통 정체와 주변 민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점차 터널공법(일정부분만 파고 터널 구조물을 넣은 뒤지하 터널을 파는 방법)이 도입됐다. 최근 지하철 지상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터널공법에서도 각종 변형 기술이 등장한다.
1기 지하철(1호선~4호선)의 경우 도로를 파내고 공사하는 개착공법이 전체의 58.2%를 차지했고, 터널공법은 16.9%에 그쳤다. 고가교량이 31%다.
반면 고가교량이 줄어든 2기 지하철(5호선~8호선)은 개착 46.5%에 터널이 49.3%로 공법 역전 현상을 보였다. 앞으로 지하철에서 개착이나 고가교량 방식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터널 공법의 핵심은 강남고속터미널 역 공사에서 잘 나타난다.
지하상가를 그대로 운영하는 상태에서 상가 아래를 지나는 3호선 20㎝ 밑을 파야하는 강남고속터미널 역사. 이 지하구간에서 신공법의 굴착이 진행되고 있다.
최신 굴착기술 소음·먼지 줄인다
지하철9호선 현장에는 각종 최신 공법이 등장한다. 김포공항 관제탑과 화물청사의 취약시설 하부를 통과하는데 ‘TRcM( Tubular Roof construction Method)’이라는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 이 공법은 작업구를 먼저 땅 속에 구축하고 강관을 압력을 이용해 넣은 후 상부 슬래브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작업구간 상부 기존 구조물과 지장물이 유지된 상태에서 굴착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공사는 건물 철거와 토지 보상이 필요없어 예산 절감과 공기 단축이 가능하다.
‘대구경 직천공 강관 그라우팅 공법’은 노후건물 통과 구간에 사용한다. 지하철이 들어가는 지상 구간에 준공 20년이 지난 노후 건물 사유지 하부로 터널을 만들 때 이 공법이 적절하다. 전용 장비를 사용해 정밀도를 높였고 180도 보강이 가능하고 이음이 없는 강관을 사용해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강남지하상가와 지하철 3호선 밑을 통과하는 구간에는 신기술을 변형한 최신 공법이 등장한다.
‘CAM(Cellular Arch Method)’ 공법으로 알려진 기술로 기존 지하상가를 운영하는 상태에서 하부 지하철 3호선 밑 20㎝ 지점에서 아치형 터널을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터널 방식은 지하 구조물이 암반일 때 가능하지만 강남고속터미널 역 주변 토질은 흙과 자갈이 섞여있는 층이어서 이 같은 공법을 착안해 냈다.
여의도 샛강과 국회의사당 하부 연약지반을 통과하는 구간은 ‘쉴드(Shield)’ 공법(터널을 미리 만들어 집어 넣는 방식)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공법이지만 시공이 쉽고 빨리 진행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쉴드 공법은 철판 통을 토사 지반속에 집어 넣어 토사의 붕괴를 막으면서 굴착 작업을 하는 공법이다.
양평동과 목동을 연결하는 양평교를 그대로 유지·운행한 채 교각 바로 아래에 지하철 노선을 건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가벤트’ 공법(임시 교각을 만들고 다시 철거하는 공법)을 도입해 해결한 구간도 있다. 특히 교량 아래의 협소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공정은 기존 중장비를 축소해 소형으로 만드는 기술까지 발전시켰다.
김포공항~논현 2008년 말 완공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는 공구별 입찰을 통해 각종 굴착 기술을 동원한 9호선 토목 공사를 진행중이다. 총 연장 25.5㎞의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면 한강 남쪽을 동서로 횡단하는 9호선을 25개 정거장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 구간에 지하철 건설을 추진하며 갖가지 어려움을 예고했다.
김포공항 관제탐과 화물청사 등 취약시설 하부 통과, 여의도 샛강과 국회의사당 하부 연약지반 통과 등의 과제는 풀기 어려워 보였다.
김영걸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장은 “9호선을 추진하면서 공사의 각종 난제가 쌓여 있지만 대중교통 취약지구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는 공법을 연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도입한 모든 공법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지하철 9호선은 강남과 영등포 등 2개 부도심과 6개의 지구중심을 상호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9호선 13개 정거장에서 기존 지하철과 환승이 가능해 한강 남측의 교통 정체가 상당부분 해소되고, 인천국제공항 김포 강화 등 수도권지역에서 강남으로 60분대 진입 가능해진다.
9호선은 완·급행 혼용운행 지하철로 총 37개 정거장 중 14개 정거장이 급행역으로 운영되고, 급행 열차를 보내기 위해 7개 정거장에 대피 노선이 설치된다. 지하철9호선은 서울시가 토목공사를 시행하고 역사 운영 등은 민간에 넘기는 공공·민자 공동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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