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어머니 덕에 정서적 친근감 광범위
이명박, 거부감 옅어졌지만 바닥정서는 ‘아직’
24일 석가탄신일 봉축법요식이 열린 서울 조계사.
이날 10여명의 자칭타칭 대선주자들이 총출동했지만 신도들에게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주자는 박근혜-이명박 두 주자였다. 두 주자들이 움직일 때마다 그들을 중심으로 인파가 모여들었다.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대며 사진을 찍는가 하면 싸인받고 악수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북새통이 됐다.
두 후보 모두 남부러울 것 없는 인기를 자랑했지만 열렬함으로 따지자면 박 전 대표 쪽이 더 세보였다. 두 주자의 이름을 외치는 목소리는 간간이 있었지만 여러 신도들이 목소리를 합쳐 이름을 연호한 대선주자는 박 전 대표 뿐이었다. 이 후보에 대해서도 환호성이 터져나오긴 했지만 연호까지 나오진 않았다.
불교계의 한 인사는 “두 주자 모두 불심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출발선이 다른 달리기를 하고 있는 셈이어서 아직은 지지세에 차이가 있다”고 평했다.
◆박측 “불교 챙기는 사람 따로 없어” =
박 전 대표에 대한 불교계의 우호감은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공덕’에 힘입은 바 크다. 박 전 대표측의 이정현 공보특보는 “육 여사가 독실한 불교 신자였기 때문에 박 전 대표는 불교계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각 지역의 고승들 중에는 육 여사에 대한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일도 많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정을 모시고 있는 북한산 도선사의 주지스님의 경우엔, 동자승 때 육 여사에게 도움을 받았던 일을 아직도 맘속에 새겨두고 있다. 71년 대선 앞두고 육 여사가 7일기도를 하러 왔고, 당시 동자승이었던 주지스님 대신 걸레를 들고 방청소를 해주는 등 따뜻하게 대해줬다고 한다.
육 여사와 인연이 깊은 사찰의 경우엔 특히나 환대가 대단하다. 지난 3월에는 통도사 성타 스님의 ‘선덕여왕’ 발언은 논란이 됐을 정도다. 성타 스님은 “통도사는 여왕이 탄생한 곳이다 선덕여왕 이후 여왕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박 전 대표뿐”이라면서 박 전 대표를 ‘여왕’으로 치켜세웠다.
이처럼 박 전 대표와 불교계와 깊은 인연 탓에 박 캠프는 불심에 관해서라면 자신만만하다. 아직 캠프 내에 불교 쪽만 담당하는 사람이 따로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캠프내에선 정병국 특보가 불교계 마당발로 통한다.
박 캠프의 한 참모는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워낙 거부감이 많다”면서 “불교행사 참석이나 스님들과 만나는 일정은 비공개로 하는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측, 거부감만 없애도 성과 =
별다른 불교행보를 하지 않는 박 전 대표에 비해 이 후보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박 전 대표가 ‘율리아나’라는 세례명까지 받은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반면 이 후보가 기독교 신자라는 것은 ‘서울시 봉헌’ 논란 등으로 너무 많이 알려진 탓에 불교계의 거부감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불교행보는 불교계 마당발로 알려진 주호영 의원을 삼고초려 끝에 비서실장으로 영입한 것으로 일찌감치 시작됐다. 이 후보는 전국을 순회하면서 지역의 큰 사찰에 들리는 일정은 거의 빠트리지 않는다. 석가탄신일 전 주말에는 부산에서 열린 봉축법회에 참석하고 경남 합천 해인사를 찾았다. 석가탄신일 당일에는 서울 조계사와 대구 동화사를 찾아 하루를 온전히 불심잡기에 보냈다.
이 후보측 주변에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후보 부인의 경우, 지금까지는 가끔씩 사찰을 찾는 정도였지만 일주일에 한번씩은 전국의 사찰을 찾는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성과는 있다. 일반 불교신도들에게는 아직 거부감이 남아있을지 몰라도 큰 스님들은 이 후보의 ‘진심’을 서서히 알아주고 있다는 것. 주 의원은 “지금 시대에는 경제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하는 스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24일 오후에 찾은 대구 동화사 주지 남명 허운 스님은 “부처님 다음으로 소중한 분이 찾아주셨다”고 신도들에게 이 후보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형선 엄경용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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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거부감 옅어졌지만 바닥정서는 ‘아직’
24일 석가탄신일 봉축법요식이 열린 서울 조계사.
이날 10여명의 자칭타칭 대선주자들이 총출동했지만 신도들에게 가장 높은 관심을 받은 주자는 박근혜-이명박 두 주자였다. 두 주자들이 움직일 때마다 그들을 중심으로 인파가 모여들었다.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대며 사진을 찍는가 하면 싸인받고 악수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북새통이 됐다.
두 후보 모두 남부러울 것 없는 인기를 자랑했지만 열렬함으로 따지자면 박 전 대표 쪽이 더 세보였다. 두 주자의 이름을 외치는 목소리는 간간이 있었지만 여러 신도들이 목소리를 합쳐 이름을 연호한 대선주자는 박 전 대표 뿐이었다. 이 후보에 대해서도 환호성이 터져나오긴 했지만 연호까지 나오진 않았다.
불교계의 한 인사는 “두 주자 모두 불심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출발선이 다른 달리기를 하고 있는 셈이어서 아직은 지지세에 차이가 있다”고 평했다.
◆박측 “불교 챙기는 사람 따로 없어” =
박 전 대표에 대한 불교계의 우호감은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공덕’에 힘입은 바 크다. 박 전 대표측의 이정현 공보특보는 “육 여사가 독실한 불교 신자였기 때문에 박 전 대표는 불교계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각 지역의 고승들 중에는 육 여사에 대한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일도 많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정을 모시고 있는 북한산 도선사의 주지스님의 경우엔, 동자승 때 육 여사에게 도움을 받았던 일을 아직도 맘속에 새겨두고 있다. 71년 대선 앞두고 육 여사가 7일기도를 하러 왔고, 당시 동자승이었던 주지스님 대신 걸레를 들고 방청소를 해주는 등 따뜻하게 대해줬다고 한다.
육 여사와 인연이 깊은 사찰의 경우엔 특히나 환대가 대단하다. 지난 3월에는 통도사 성타 스님의 ‘선덕여왕’ 발언은 논란이 됐을 정도다. 성타 스님은 “통도사는 여왕이 탄생한 곳이다 선덕여왕 이후 여왕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박 전 대표뿐”이라면서 박 전 대표를 ‘여왕’으로 치켜세웠다.
이처럼 박 전 대표와 불교계와 깊은 인연 탓에 박 캠프는 불심에 관해서라면 자신만만하다. 아직 캠프 내에 불교 쪽만 담당하는 사람이 따로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캠프내에선 정병국 특보가 불교계 마당발로 통한다.
박 캠프의 한 참모는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워낙 거부감이 많다”면서 “불교행사 참석이나 스님들과 만나는 일정은 비공개로 하는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측, 거부감만 없애도 성과 =
별다른 불교행보를 하지 않는 박 전 대표에 비해 이 후보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박 전 대표가 ‘율리아나’라는 세례명까지 받은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반면 이 후보가 기독교 신자라는 것은 ‘서울시 봉헌’ 논란 등으로 너무 많이 알려진 탓에 불교계의 거부감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불교행보는 불교계 마당발로 알려진 주호영 의원을 삼고초려 끝에 비서실장으로 영입한 것으로 일찌감치 시작됐다. 이 후보는 전국을 순회하면서 지역의 큰 사찰에 들리는 일정은 거의 빠트리지 않는다. 석가탄신일 전 주말에는 부산에서 열린 봉축법회에 참석하고 경남 합천 해인사를 찾았다. 석가탄신일 당일에는 서울 조계사와 대구 동화사를 찾아 하루를 온전히 불심잡기에 보냈다.
이 후보측 주변에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후보 부인의 경우, 지금까지는 가끔씩 사찰을 찾는 정도였지만 일주일에 한번씩은 전국의 사찰을 찾는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성과는 있다. 일반 불교신도들에게는 아직 거부감이 남아있을지 몰라도 큰 스님들은 이 후보의 ‘진심’을 서서히 알아주고 있다는 것. 주 의원은 “지금 시대에는 경제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하는 스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24일 오후에 찾은 대구 동화사 주지 남명 허운 스님은 “부처님 다음으로 소중한 분이 찾아주셨다”고 신도들에게 이 후보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형선 엄경용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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