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년 한국 전통음식, 세계를 만나다

지역내일 2007-05-11
5천년 한국의 전통음식과 술, 세계를 만나다

10일 서울 필동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오천년 한국의 맛과 향 페스티벌’ 행사가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다.
행사에서는 수라상, 주안상, 혼례음식, 해장음식 등 예로부터 내려오는 우리나라 음식 364종과 전통주 100여종이 전시돼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날 행사에 닝푸쿠이 중국 대사를 비롯한 인도, 헝가리 등 15개국 대사를 참석, 음식과 술을 직접 맛보며 한국 전통음식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행사장에 전시된 수라상,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 전통음식의 연원과 의미를 살펴봤다.

조선시대 임금은 일반 백성과 같이 하루 두 끼 식사를 했다. 식시시간은 아침 10시, 저녁 5시였다. 다만 식사시간 사이에 간식을 먹었다는 점은 여염집과 달랐다.
수라상은 임금의 식성과 몸 상태에 따라 밥과 반찬의 종류가 달라졌다. 숙종은 검은 음식을 좋아해 오골계요리 등이 자주 올라왔고, 고종은 치아가 나쁘고 소화기관이 좋지 않아 주로 부드러운 음식을 즐겨먹었다.
정조는 모후인 혜경궁 홍씨를 극진히 모셨다. 정조는 1795년(정조 19년)에 혜경궁 홍씨의 갑년(회갑)을 맞아 화성의 현융원에 행차했다. 이때 임금과 여형제들은 음력 2월 9일 서울 경복궁을 출발해 화성으로 가서 어머니의 회갑잔치를 차려드렸는데 음력 2월 16일 환궁할 때까지 8일간 대접한 식단이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자세히 실려 있다.
이때 음력 2월 9일 임금이 받은 상이 ‘야다소반’이다. 야다소반은 자기에 채만두, 별잡탕, 편육, 각색병, 각색당, 각색정과, 만두과, 꿀, 초장을 담아낸 다과상이다. 각색병은 5치(15cm), 각색당은 3치(9cm), 각색정과(6cm), 만두과는 3치(9cm)로 괴어 담았다. 물기가 많아서 고일 수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고인 꼭대기에 종이나 비단으로 만든 상화를 꽂아 호화롭게 장식했다.

시절음식은 계절음식과 절기음식으로 분류되며 그 계절에 생산되는 곡류, 채소류, 육류, 어폐류 등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 상을 차리고 절기를 지냈다.
봄이 시작되는 입춘 무렵 눈 속에서 돋는 나물을 캐어 먹으며 몸에 활력을 돋우었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3월 삼짇날에는 진달래꽃이 만발한 산언덕이나 개울가에 나가 꽃구경을 하고 화전, 창면, 쑥떡, 느티떡, 과편, 산나물 등을 만들어 먹었다.
무더운 절기인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없고 피로를 느끼기 쉽다. 이런 때는 몸을 보신하기 위해 증편, 구장국, 편수, 삼계탕, 수박화채 등을 만들어 먹었다. 음력 6월 보름인 유두날에는 조상과 농신에게 햇과일과 정갈한 음식을 차려, 제사를 지내 풍년을 기원했다. 유두날 길게 뽑아진 유두면을 먹으면 오래살고 더위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었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월칠석에는 밀전병과 햇과일을 차렸다. 부인들은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떠놓고 집안의 평안을 기원했다. 또 이북지방에서는 이날 고사를 크게 지내고 부의주를 마시기도 했다.

단풍이 들고 국화향이 드높고 솔잎 향기가 진하게 풍기며 국화전, 송편, 밤떡, 팥시루떡, 두부찌개 등을 해먹으며 계절을 보냈다.
음력 9월 9일인 중양절은 홀수의 달과 날이 겹치는 양수(陽數)의 날로 중구절(重九節)이라고 한다.
이날 성주단지에 햇곡식을 갈아주며 제물을 차려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성주신에 차례를 지냈다. 이날 단풍놀이를 즐기며 국화전을 만들어 먹었다.
10월 상달에는 신곡·신과를 수확해 하늘과 조상께 감사의 예를 올렸다. 상달에 좋은 날을 가려 두툼하게 팥고물 시루떡을 지어 터주신, 성주신, 제석신, 조왕신에게 부귀·번영·무병 을 기원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겨울에는 집 안팎을 깨끗이 하는 의미에서 남은 재료들을 모두 넣어 비벼 먹었는데, 이것이 비빔밥의 유례가 됐다.
무김치나 배추김치에 메밀국수를 말고 돼지고기를 얹은 냉면을 즐겨먹기도 했다. 12월에는 ‘납주’라 하여 좋은 술을 빚어 종묘사직에 대제를 올리고 왕에 진상했다.
정월대보름의 이명주는 이른 아침에 찬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 하여 ‘귀밝이술’이라고 했다. 뜨겁지 않게 냉주로 마시면 1년 내내 좋은 소식만 듣는다는 풍습이 있어서 부녀자들도 마셨다.
2월 1일에는 ‘머슴 날’이라 해서 농사준비를 앞두고 주인이 머슴들에게 술과 음식을 내었다. 이날 머슴은 하루 종일 노래와 춤으로 지내며 회포를 풀었다.
정원택 기자 wontae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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