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요금,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

지역내일 2007-06-08
이형희 SK텔레콤 CR전략실장

이동통신요금을 내려달라는 요구가 거세다. 이동통신사에 몸담고 있는 임원으로서 이용자들이 느끼는 요금부담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요금인하 요구에 대해 다른 어떤 사안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는 고객이므로, 고객의 요구를 외면할 기업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의 부담이 너무 커질 경우, 이통사들은 당연히 요금을 내린다. 이용자들이 부담을 느껴 수요를 줄인다면 이통사들도 이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장의 자연스러운 메커니즘이다.
이통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요금을 내려야한다는 지적이 있다. 물론 다른 업종의 대표기업들과 비교해도 이통사들의 이익규모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통사들의 대규모 이익의 이면에는 통신 산업의 산업적 특성이 숨어있다. 통신 산업은 전형적인 대규모 장치산업으로써 새로운 서비스마다 수조원의 대규모 투자가 투입돼야만 한다. 이렇게 투자된 대규모 자금은 장기간에 걸쳐 천천히 회수된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위험부담이 큰 만큼 그에 따른 대가로 돌아오는 이익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이통사들이 기존의 CDMA 서비스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으니 요금을 내려 이익을 이용자들에게 돌리고, WCDMA나 와이브로(Wibro) 등 신규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주주들의 출자나 신규차입 등으로 조달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업이 새로운 투자를 할 때마다 주주들의 출자나 외부 자금을 끌어들이는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시설 고도화 때마다 출자를 하거나 외부 자금을 차입해온다면, 주주의 부담이 커지고 기업의 경영 안정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통사들의 현재 이익규모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이통사들이 초과수익을 누리고 있다고 비판하기 보다는 이통사들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보는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이통사들이 최근 많은 이익을 올리는 것은 96년 세계 최초의 CDMA 상용화 이후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 마케팅기법 개발 등의 노력이 모아져, 이동전화사업 초기의 낮은 수익성을 극복한 결과라고 봐야할 것이다.
이통사들의 비교대상으로는 국내 다른 업종의 기업들보다 조만간 국내 이통사들이 글로벌시장에서 맞닥뜨려야 할 글로벌 이통사들이 더 적절할 것이다. 미국의 버라이즌 와이어리스(Verizon Wireless), 일본의 NTT 도코모(DoCoMo), 중국의 차이나 모바일(China Mobile) 등 주요국 이동통신사와 SK텔레콤을 비교해보면 글로벌 이통사들의 매출액은 2.85~3.35배에 이르고, 수익성 지표인 에비타 마진(EBITDA Margin,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이익)도 2.5~4.5배까지 차이가 난다.
특히 이통사들이 벌어들인 이익 중 상당부분은 IT산업 활성화를 위해 재투자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전체 경제성장의 10.9%(2003년 기준)를 차지하며, 세계 최초 CDMA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1996년 이후 2003년까지 총 220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83조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213만명의 고용유발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0년 이후 이통3사의 연평균 투자액이 3조339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동통신산업이 우리 경제에 기여한 각종 유발효과는 훨씬 늘어날 것이다.
그나마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몇 안되는 산업 분야 중 하나가 이동통신산업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쌓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노력이 필요했지만, 경쟁력이 허물어지는 데에는 불과 얼마 걸리지 않는다.
올들어 WCDMA 시장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영상통화요금의 경우 최대 75%까지 요금이 떨어졌다. 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중장기 규제로드맵에 따르면, 7월부터 다양한 통신서비스를 묶어서 싼값에 공급하는 결합판매가 본격화되고 요금관련 각종 규제가 단계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시장과 규제당국의 이런 변화를 볼 때 결국 이동통신요금을 비롯한 전체 통신비 부담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요금인하 논의를 함에 있어서 통신비가 부담스러우니 무조건 내려달라기보다는, 소비자 편익과 전체 IT산업의 발전 등 제반사항들을 감안해서 균형잡힌 시각으로 차분하게 종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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