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빠진 <돈세탁방지법안> 왜 만드나

여야 없이 개혁외면, 잇속챙기기

지역내일 2001-03-09 (수정 2001-03-09 오후 2:34:07)
여야 구분 없이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돈 세탁="" 방지법="">에 ‘정치자금’이 포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집요한 ‘방해공작’을 펴고 있다.
7일에 이어 8일에도 국회 법사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에서는 <돈 세탁="" 방지법="">을 뚜렷한 이유 없이
심의를 하지 않고 계류시켰다. 대신 법안의 적용 범위에 정치자금을 포함시킬 것을 주장하며 수정안
을 내겠다는 조순형 천정배 의원에게 김중권 대표와 이상수 총무 등 민주당 지도부가 대거 나서 수정
안 제출 포기를 종용했다.
이는 수정안이 제출되면 기존안과 함께 표결을 해야 하는데 이때 의원 각자의 찬반 입장이 드러나 여
론의 질타를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아예 표결 상황을 봉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치자금을 기어코 빼려는 이유 = 의원들이 <돈 세탁="" 방지법="">에 정치자금이 포함되는 것을 기를 쓰
고 막으려는 이유는 상당수의 불법 정치자금이 자금 세탁을 거쳐 유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
으로 보인다.
선거가 치러지면 법정 선거 비용을 훨씬 초과해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선거
자금이 들고, 이 돈 중 상당수가 <정치자금법>에 의해 신고된 것이 아닌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게 정
치권의 상식이다.
때문에 여야 구분 없이 상당수 의원들이 온갖 이유를 대며 정치자금의 포함을 사실상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함승희(민주당·서울 노원갑) 의원은 “법의 적용 대상에 공무원 범죄가 포함됐고, 정치인도 공무원
이기 때문에 정치자금 세탁을 처벌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천정배(민주당·경기 안산을) 의원은 “공무원이 돈을 받으면 뇌물죄로 처벌을 받
지만, 정치인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돈을 받는다고 모두다 처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다르다”며 “정치자금을 포함시키지 않으면 불법 정치자금의 유통을 추적하는 것
은 불가능하다”라고 반박했다.
정인봉(한나라당·서울 종로) 의원은 “정치인들의 순진성을 증오한다. 나라 경제가 공산주의처럼
깨끗하고 투명한 게 어디 있냐. 금융실명제 때문에 우리 경제가 골다공증이 걸린 게 아닌가. 법안 자
체를 반대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조순형(민주당·서울 강북을) 의원은 “불법자금의 대부분이 정치자금과 기업의 비자금이
기 때문에 이를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사실상 불법 정치자금의 유통을 용인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
다”며 “법안에 이를 포함시킬 것인가는 이론이 아닌 의원들 결단의 문제”라고 밝혔다.
◇<돈 세탁="" 방지법=""> 집요하게 왜곡시켜 = 사실 이 법은 정부 원안에서부터 정치자금이 빠져 지난 97
년 제출한 법안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조순형 의원은 “국제기구에서 법안을 안 만들
면 오는 6월 총회에서 비협조국으로 지정해 불이익을 당하겠다고 협박하자, 부랴부랴 입법 생색만 내
려고 한 흔적이 많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국회 심사과정에서 갈수록 후퇴에 후퇴를 거듭해 누더기가 되다시피 했다.
여야는 가장 먼저 ‘탈세 조항’을 삭제하는 데 합의했다. 민주당 이상수 총무는 8일 법사위원장실에
서 박헌기 위원장에게 “정부 원안에서 탈세를 빼면 통과시켜주겠다고 합의하지 않았느냐”라고 말
하자, 박 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
2월 14일 열린 재정경제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는 이 법안을 다루며 시민단체와 기자의 방청을 불허하
고 속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밀실에서 탈세조항을 삭제시켰을 뿐만 아니라, 정보제공을 할 수 있는
수사기관을 대폭 축소하는 개악을 저질렀다.
제정입법의 경우 공청회나 청문회를 반드시 거쳐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하도록 한 <국회법> 58조 5항
을 위반했음은 물론이다.
법안이 법사위를 넘어 온 후 이 법안의 문제를 지적하자 이상수 총무는 “법사위가 자구나 체계심사
나 하지 월권을 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국회의원들의 뻔뻔스럽고 몰염치한 잇속 챙기기에 대해 ‘이제 무슨 염치로 다른 분야의 개혁을 주
장할 것인가’라며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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