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터당 19원 인하 … 정부 “유류세 못 내려”
석유제품 수입관세율 인하 조치는 탁상행정 표본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가운데, 정유사들이 공장도 가격을 큰 폭으로 인하했다. 정유사의 이번 가격인하 조치는 기름값 고공행진과 관련해 ‘유류세가 높아서냐, 정유사의 폭리 때문이냐’를 놓고 치열한 논란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단행돼 주목된다.
1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554원으로, 지난 2월 첫째 주 1394원을 기록한 이후 17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지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도 1621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강남구·중구 등 일부 주유소에서는 이미 1800원대에 육박했다.
이와 관련, SK는 14일자로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세후 공장도 기준가격을 리터당 1497원에서 1478원으로 19원 인하했다. 이는 지난 1월 셋째 주 22원을 내린 이래 가장 큰 인하 폭이다.
GS칼텍스도 지난 13일자로 휘발유 공장도 기준가격을 8원 내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한꺼번에 큰 폭으로 공장도 가격을 인하하면 그동안 그만큼의 폭리를 취해왔다는 점을 정유사가 시인한 것이라는 세간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여론을 의식해 최대한의 인하폭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유류세 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원칙론을 되풀이하고 있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14일 “유류세는 종량세로 가격 상승과 관계없이 일정액이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유가 상승의 원인이 아니다”며 “"세금 인하를 통해 유류가격을 주요 선진국보다 낮게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대신 기름 유통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정유사간 경쟁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기름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휘발유와 경유, 등유 같은 석유제품의 수입관세율을 인하, 원유를 수입·정제하는 정유사와 완제품을 도입·판매하는 석유수입사간 경쟁을 유도해 기름값 인하를 유도한다는 것.
하지만 재경부의 이같은 방침은 고유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불만해소 효과 외에 실제 가격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유사들이 내수 현물시장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완제품 수입가격보다 오히여 낮아 수입 경제성이 없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석유수입사들이 도입한 석유제품은 우리나라의 1일 석유소비량에도 못 미치는 175만배럴에 그쳤고, 특히 휘발유는 단 한방울도 수입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부는 세수감소를 의식, 유류세 인하는 무조건 안된다는 식의 일방통행에서 벗어나 서민시름을 덜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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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제품 수입관세율 인하 조치는 탁상행정 표본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가운데, 정유사들이 공장도 가격을 큰 폭으로 인하했다. 정유사의 이번 가격인하 조치는 기름값 고공행진과 관련해 ‘유류세가 높아서냐, 정유사의 폭리 때문이냐’를 놓고 치열한 논란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단행돼 주목된다.
1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554원으로, 지난 2월 첫째 주 1394원을 기록한 이후 17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지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도 1621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강남구·중구 등 일부 주유소에서는 이미 1800원대에 육박했다.
이와 관련, SK는 14일자로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세후 공장도 기준가격을 리터당 1497원에서 1478원으로 19원 인하했다. 이는 지난 1월 셋째 주 22원을 내린 이래 가장 큰 인하 폭이다.
GS칼텍스도 지난 13일자로 휘발유 공장도 기준가격을 8원 내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한꺼번에 큰 폭으로 공장도 가격을 인하하면 그동안 그만큼의 폭리를 취해왔다는 점을 정유사가 시인한 것이라는 세간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여론을 의식해 최대한의 인하폭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유류세 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원칙론을 되풀이하고 있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14일 “유류세는 종량세로 가격 상승과 관계없이 일정액이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유가 상승의 원인이 아니다”며 “"세금 인하를 통해 유류가격을 주요 선진국보다 낮게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대신 기름 유통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정유사간 경쟁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기름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휘발유와 경유, 등유 같은 석유제품의 수입관세율을 인하, 원유를 수입·정제하는 정유사와 완제품을 도입·판매하는 석유수입사간 경쟁을 유도해 기름값 인하를 유도한다는 것.
하지만 재경부의 이같은 방침은 고유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불만해소 효과 외에 실제 가격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유사들이 내수 현물시장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완제품 수입가격보다 오히여 낮아 수입 경제성이 없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석유수입사들이 도입한 석유제품은 우리나라의 1일 석유소비량에도 못 미치는 175만배럴에 그쳤고, 특히 휘발유는 단 한방울도 수입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부는 세수감소를 의식, 유류세 인하는 무조건 안된다는 식의 일방통행에서 벗어나 서민시름을 덜어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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