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에 고향을 찾아가게 돼 너무나 가슴이 설레인다”
지난해 2월 영주귀국 해 안산시 사동 고향마을에 살고있는 사할린 동포 윤봉아옹(72)은 요즘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
재안산제주도민회(회장 김두훈)가 제주도 출신의 사할린 동포룰 대상으로 제주도 고향방문을 추진하고 있어 윤옹은 오는 4월 18일부터 20일까지 꿈에도 그리던 고향을 방문하게 됐다.
제주시 월평동이 고향인 윤옹은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1939년 강제징용된 아버지를 따라 나선 것이 고향에 대한 마지막 기억이다. 당시 그의 나의 10살 때였다.
할아버지의 특별한 애정을 기억하고 있는 윤옹은 “사할린에서 아버지가 죽기 전에 할아버지의 묘소에 꼭 찾아가 보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가보지 못해 죄스러웠다”면서 “이번에 제주도를 방문해 할아버지의 묘소를 꼭 찾겠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번 제주도 고향방문에는 몸이 아파 거동이 불편한 7명을 제외한 42명의 제주도 출신 사할린 동포들이 떠날 예정이다. 일부는 고향에 친적이 있어 몇번 방문했지만 친척과의 연락도 끊겨 60여년만에 고향을 찾게된 동포들이 대부분이다.
재안산제주도민회는 올해 초부터 고향방문을 추진해 왔고 최근 제주도 우근민 지사에 요청, 항공료를 제외한 모든 여행경비를 제주도에서 부담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항공료 500여만원은 제주도민회에서 마련할 계획이다.
김두훈 회장은 “이번 고향방문으로 사할린 동포들이 따뜻한 고향의 정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나이가 많아 언제 돌아가실 지 모르는데 살아계실 때만이라도 부모처럼 잘 모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민회는 이번 행사가 끝내고 도민회원 1가구와 제주도 출신 사할린 동포 1가구씩 자매결연을 맺을 계획이다.
안산 채 현 기자 hchai@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