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의 발전위원회 위원이고, 뿐만 아니라 신협의 여러 문화 활동 동아리 중 '가재울 놀이패' 3대 회장을 맡고 있는 원 관영(54세)씨. 그에게 조합에 가입하게 된 계기와 풍물패의 활동에 관한 내력을 들어 보았다.
"처음부터 직접적으로 임원이나 이사로 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역할을 맡기보다는 단지 참여만 했지요. 협동조합이니까 '우리'라는 믿음 안에서 조합원이 되었습니다."라고 한다.
현 이사장도 친구지만, 그런 인맥보다는 '우리'라는 그 전제가 좋았고, 조합이 커지면서부터는 오히려 도움을 더 많이 받았다. 지금은 조합원 신청서 작성과 1만원을 출자한 후, 조합원교육을 받으면 조합원이 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주머니에 있는 돈을 다 털어서' 출자금을 냈단다.
"각 개개인이 조금씩 모은 돈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신협이 더 단단해지고, 우리 의정부지역에서도 깊이 뿌리내린 게 아닌가 합니다". 서민의 한푼 두푼 모은 힘의 결실이 지금의 신협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은행을 이용하게 되면 '대출'등 서민들이 필요할 때에는 각종 구비서류가 많고, 문턱이 참 높은데 신협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아니 믿음을 전제로 한 협동조합이니까, 돈을 빌리는 게 쉽고, 갚을 때에도 간단하다. 그래서 다른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나, 대출금리를 신협의 그 것과 비교해 본적이 전혀 없단다. "우리한테는 얼굴이 곧 통장이랍니다"라는 그의 지적대로 신협은 타 금융기관과는 달리 '믿음'하나로 그리고 조합원들을 일일이 배려해주는 임직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강한 신뢰감을 나타낸다.
신협과의 인연으로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다며, 그것은 동아리활동인 '풍물'이란다. 88년도에 시작한 풍물의 역사도 꽤 깊다. 현재 15명의 인원으로 꾸려 나가고 있으며, 첫 창립멤버는 4명정도 남아 있다. 그 동안 인원교체도 많았다.
풍물공연으로 일본에도 2차례 다녀왔다. 시의 공식적인 행사인 회룡 문화제때에도 무료 찬조 공연을 하고 있으며, 뜻있는 일을 하는 단체의 공연에는 언제나 문이 열려 있다고 말한다. 단 회원대다수가 직장을 다니므로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이면 공연이 가능하단다.
창립당시에는 풍물을 연습할 공간이 따로 없어 야외에서 많이 했다.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 때문에 오해도 많아(데모꾼) 연습하다가 쫓겨난 적도 있었고, 경찰서에 연행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풍물에 대한 이해가 좋아져,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이 무엇보다도 다행이다.
"우리 회원들의 연령층이 아주 다양해요." 20대 중반에서 60대 까지 연령층의 폭이 넓지만, 같이 자연스럽게 호흡할 수 있는 어우러짐이 있는 모임이란다.
"풍물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능인이 아니고, 취미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조금씩 호흡을 맞추는 것이 꼭 필요하지요." 그래서 가끔 조급함을 드러내는 젊은 사람들이 적응을 못할 때 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처음 풍물 연습 장소가 마땅치 않았을 때, 풍물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았을 때, 그리고 회원들간에 의견이 맞지 않아 회원들이 떠났을 때, 가장 힘이 많이 든 순간들이었다고 회고한다.
특별히 회장이라는 직함에 얽매이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냥 자연스럽게 회원들 소리하나에 관심을 갖고, 힘들어 할 때 옆에 있어 주자는 작은 생각으로 회장직을 수행해 왔다. 그래서 회원들간에 서로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모임에 안 빠지려 노력하고, 한번이라도 더 몸으로 뛰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의정부에서 근 40여 년간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반 토박이.
가능동에서 부인과 함께 인쇄업을 하고 있다. 사무실 한 귀퉁이에 놓인 손자, 손녀 사진을 보며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고 계시는 할아버지이기도 하다.
"가족과 함께 하는 사물놀이를 생각해 본적도 있다."며, 그런데 부인이랑 아들이 거의 '끼'가 없단다. 미혼인 딸은 관심은 있는데, 보육교사 일로 너무 바쁜 것 같아 권하지 못했단다.
두루두루 악기를 다루고 있으며, 풍물을 배우는 것이 몸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너무 좋단다. 그래서 지금 모집하고 있는 풍물강습회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으면 한다.
"이 모든 것이 '신협'이라는 공간 때문에 가능했다"며, 신협이 지역사회의 '열린 공간'임을 강조한다. 조합원들의 '믿음과 신뢰'를 통해 꾸준히 입에서 입으로 알려지는 것이 더 많은 것이 바로 신협이란다.
그의 말대로 신우신협은 타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열린 공간' '배움 마당' '문화 마당'을 지향하고 있는 모습이 선연했다. 지역의 디딤돌로 그 역할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많은 조합원'들의 관심과 지지가 있어야겠다.
배순선 리포터 quongp@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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