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금융감독원에서 '주요국 은행통합 사례와 특징'이라는 자료를 내 관심을 끌고 있다.
금감원 조사연구국은 최근 "90년대 이전에는 주로 부실정리, 비용절감 차원에서 은행통합이 이루어졌지만 90년대 들어서는 주로 선도은행 입지확보, 경쟁력 강화, 국제네트웍크 구축 등을 목적으로 추진됐다"고 밝혔다.
향후 은행권 합병이 주택 국민 신한 한미 하나은행 등 선도우량은행으로 분류되는 은행의 합병이 우선 추진될 것임을 사시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2일 이들 은행의 합병을 매듭지은 뒤 11월 초부터 공적자금이 투입됐거나 투입될 예정인 은행을 지주회사로 묶는 통합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금감원은 보고서에서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대규모 경제국가에서 국제금융시장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대형은행간 통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90년대 후반 이후 구조조정과정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한 미국 은행들이 대규모 통합(MegaMerger)을 급속히 진행했다. 89년말 미국 50대 은행지주회사 중 JP모건을 제외하고 모든 은행지주회사가 90년대 합병을 경험했다. JP모건도 9월 체이스멘하턴에 인수·합병되는 것에 합의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유럽화폐통합 대비차원에서, 일본은 부실정리와 경쟁력 복원차원에서 은행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은행들의 움직임에 적극 대응했다. 현재 세계 10대은행 대부분이 이러한 주요국 은행의 대규모 통합을 통해 탄생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사례가 은행통합이 이례적인 사안이 아니라 항시적인 전략적 의사결정 사안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자국의 금융산업을 대표하는 세계적 규모의 초대형 선도은행 창출이 긴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근영 금감위원장이 "10월 중에 세계50대 은행 탄생을 희망한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필요에 따른 것.
금감원은 또 업무영역 확대와 겸업화를 위한 통합을 다각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말까지 2단계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뒤에도 금융지주회사에 종금 증권 카드업종을 망라하는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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