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제는 다민족 사회로-21세기 신한국인 결혼이민자]

⑮인터뷰-추규호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지역내일 2007-07-30
“고객 중심으로 출입국 외국인정책 바꿀 것”
이민행정콜센터 전국 확대 … 불법 입국 부작용 막는 ‘질서있는 개방’ 정책 강화

결혼이민자를 비롯한 재한외국인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2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본격 가동됐다. 이 본부는 기존의 ‘출입국관리국’을 올 5월 확대 개편한 것으로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과 함께 외국인정책 혁신을 이끌어갈 양대축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법무부는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외국인정책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본부는 이 과정에서 수요자 중심의 종합적 서비스를 제안할 예정이다.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를 이끌어갈 추규호 초대 본부장을 통해 앞으로의 서비스 혁신 방안을 들어봤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개청을 앞두고 추규호 본부장은 ‘현장’을 찾았다.
외국인이 한국에 입국해 살아가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 직접 경험하기 위해서다.
추 본부장은 외국인의 입장에서 관련부처와 지원센터에 전화를 해봤다. 부처 담당자들과 대화하면서 현장 목소리도 들었다.
이 과정에서 추 본부장은 두 가지 문제점을 생생하게 체험했다. 우리나라 외국인정책이 부처별로 흩어져 있어 수요자들이 불편하다는 점 그리고 불법 체류자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큰 정책 방향을 잡았다. ‘고객중심 출입국 외국인 업무’ 그리고 ‘질서 있는 개방’이다.
그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편리하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본부는 부처별 ‘조정자’(코디네이터, coordinator)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작은 친절에서부터 종합적 외국인 정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고객 중심으로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부처별 조정자 역할이란 = 외국인노동자와 직접 부대끼는 현장에서는 ‘부처별 외국인 정책이 중복돼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추 본부장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각 부처의 조정자 역할을 맡아 균형과 조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 부처의 노력으로 이를 혁신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렵다”며 “대신 본부가 그 과정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최선의 대안을 찾는 조정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본부는 최근 법무부 내의 관련 부서는 물론 여성부와 행정부 산하 지방자치단체, 농림부, 교육부 등과 활발한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재한외국인처우에 관한 기본법’에 따라 법무부가 5년마다 큰 정책 방향을 세워야하므로 그에 맞는 방안을 찾아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고급인력 유치를 위해서도 외국인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본부장은 “한국이 전세계의 고급입력을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필요하다”며 “그러려면 우리나라가 먼저 외국인이 살기 좋은 곳이 돼야 하므로 수준 높은 교육, 레저 서비스에 대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언어교육 등과 관련해 정부의 ‘지방분권’ 철학에 맞는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생활할 때 가장 중요한 언어교육과 실생활 업무는 지방자치단체와 맞물려 있다”며 “장기간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대상 정책에서는 지방자체단체의 권리와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난민·결혼이민자 위한 정책 강화 = 급증하고 있는 난민과 결혼이민자에 대해 그는 “‘인권’과 ‘법 질서’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난민 인정을 받은 사례는 60여건에 머물고, 결혼이민자들도 한국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추 본부장은 “약자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본부는 앞으로 △재한외국인과 자녀에 대한 인권보호 △결혼이민자 등 정주외국인에 대한 사회 적응 지원책을 적극 시행할 방침이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민행정콜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추 본부장은 “지방의 경우 인력부족과 업무 증가로 인해 전화 서비스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앞으로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센터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불법적 입국과 체류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합법적 과정을 거쳐 한국에 입국해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국내 정착을 돕는 최대한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불법 탈법적인 방법으로 한국에 입국하거나 국적 취득만을 위해 편법을 쓰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거주 외국인이 급증하면서 다문화 다민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 영향도 많지만 일부 외국인 원어민 강사의 자격 논란, 국적 취득을 위한 위장결혼으로 인한 문제도 많다”며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법 집행에서는 더 엄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식 외국인 정책’ 만들어야 = 현재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민족이 융화해 새 문화를 창출하는 ‘용광로식’ 정책과 △다양한 문화가 서로의 특성을 살리며 공존하는 ‘모자이크식’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국제결혼이 급증하고 있는 한국이 어떤 정책을 취해야할지는 학자별로 혹은 부처별로도 아직 논의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추 본부장은 “해외 사례를 그대로 가져오기는 어렵다”며 “한국식 외국인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본부는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거주하게 된 결혼이민자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국제결혼 2세들 △유학목적으로 단기간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사업을 위해 한국 지사에 파견된 외국인 등을 파악해 그들에게 필요한 외국인 정책 모델을 만들 방침이다.
그는 “외국인에게 한국에 ‘동화’되라고 강요하기 전에 함께 살아가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며 “본부는 질서있는 개방, 친절 서비스 강화로 다문화 다민족 사회의 뒷받침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규호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1975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제9회 외무고시 합격
1981 주베네주엘라 2등서기관
1987 주일본대사관 1등서기관
1992 외무부 동북아1과 과장
1994 주이탈리아대 공사 참사관
1998 주일본 공사 참사관
2000 외교통상부 아시아태평양국 국장
2002 주시카고 총영사
2004 주일본 공사
2006 외교통상부 대변인(외교부 본부대사)
2007 외교부 동아시아협력대사

전예현 김은광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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