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동북아역사재단>

지역내일 2007-08-08
만주지역 항일 독립정신의 발자취를 찾아 1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회장 김자동)가 주최 7월 23일부터 31일까지 8박9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동북지역 항일 무장투쟁사적지를 순례하는 제3기 독립정신 유적지 답사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이번 답사는 2005년 8월 ‘제1기 대한민국임시정부 사적지 답사’와 2006년 8월 ‘제2기 중국 화북지역 항일무장투쟁 사적지 답사’에 이어 ‘중국 동북지역 항일무장투쟁 사적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독립전쟁의 최전선이자 중국내 우리 조선족 동포들의 근거지인 연길과 용정, 그리고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던 하얼빈역, 오녀산성 등 고구려와 발해의 유적지까지도 포함하여 뜻깊은 답사가 됐다. 또한 답사단은 답사중간에 연변대학의 동포 대학생들과 2박 3일간 공동답사를 진행하여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민족 청년들이 만나 남다른 민족애를 함께 나누는 기회가 됐다.

첫째 날(7월 23일)
7월 23일 오전 9시 공항로비에서 발대식을 치른 답사단은 12시 3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 약 2시간을 비행하여 하얼빈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의 날씨는 한국의 날씨와 거의 흡사하고 공기가 맑은 때문인지 햇살이 그지없이 따갑다.
답사단은 수속을 마치자마자 하얼빈시 평방구에 있는 일제 관동군 731부대 유적지로 향한다. 도중 현지 가이드는 731부대가 있던 원래 터의 절반에 이미 아파트가 지어져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이 지역 개발과정에서 오염된 토양과 매설물 때문에 사람들이 중독되어 목숨을 잃기까지 하는 사고도 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전시실을 들어서니 참혹한 장면들에 어린 여학생들은 질리는 표정들이다. 첫 답사지 731부대 유적지는 내부 사진촬영이 허가되지 않고 계속 관리인들이 답사단원이 지나가자마자 전등을 꺼버리는 바람에 허둥지둥 뛰어다니듯 답사를 마쳤다. 전시 끝나는 지점에 희생자들 이름을 추모하는 공간이 있고 1939년부터 1945년 사이 세균시험피학살자 3000인이라는 동판 밑에 놓인 메모를 보니 일본 관광객이 추모의 글을 적어놓은 것 같다. “전쟁반대 인간존중, 평화!”
종전 후 731부대원들은 세균전 연구결과를 모두 미군에 넘기는 조건으로 전범재판에 회부되지 않고 면책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이를 어디에 어떻게 이용했을까. 원자폭탄을 개발했지만 그 치명적인 위력 때문에 평생 죄책감을 지고 살아야 했던 오펜하이머같은 양식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일 것이다.
관리인들은 전시실에서 사진을 극구 못 찍게 하더니 끝나는 지점에서 물경 150원(약 2만원 정도)에 화보집을 사라고 꺼내놓는다. 731부대 답사를 마치고 하얼빈 조선민족예술관으로 이동했다.
이 곳 조선민족예술관 1층은 안중근 의사 기념관으로 흉상이 있으며 좌우 벽에 그 생애와 활동들, 그리고 친필로 남겼던 족자 등의 사진자료와 설명들이 있으며 영상자료까지 갖추고 있다. 또한 2층에는 할빈조선족발전사라는 이름으로 조선족의 이주과정 생활상과 도구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731부대에서 마루타로 희생된 조선족 심득룡의 생전 결혼사진도 전시되어 있어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연변지역에서 먹는 첫 번째 저녁식사는 어쨌거나 조선족들 어느 정도는 살고 있는 지역이라 입맛에 어느 정도는 맞는 것들이 나온다. 해서 애초에 걱정했던 식사를 못하는 상황은 없었다. 답사기간 내내 거의 모든 지역이 조선족이 사는 지역이라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둘째 날(7월 24일)
오전에 이동하는 거리가 만만치 않아서 서둘러 아침식사를 호텔에서 마치고 하얼빈역으로 향했다. 미리 역내에 단체관람을 신청해놓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장소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런 안내판이 없어 잠깐 우왕좌왕하다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역구내 바닥에 붉은타일로 표시된 저격지점과 4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이토 히로부미가 쓰러진 지점을 볼 수 있었다.
시정부와 협의해 안내판을 설치한다면 혹시 이 지역을 관광하는 조선족이나 한국인, 심지어 중국인들도 1세기 전 공동의 적인 일제의 초대 통감을 단죄한 내용을 알고 최소한의 역사교육과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둘러 답사단 전체 사진을 찍고 300km 떨어진 해림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오른다.
5시간 걸려 도착한 해림에는 한중우의공원이 있어 김좌진 장군을 비롯한 항일투사들의 활동과 한인들의 이주역사, 일제의 침략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역사관, 백아관, 경비실 3개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입구에 2층에 걸쳐 한중우의를 상징하는 태극기와 중국 국기가 나란히 걸려있다. 추모의 터널 앞에 5색 족자에는 간민교육회부터 동북항일연군교도려까지 만주지역 자치·교육·무장투쟁조직들의 이름을 모두 새겨놓은 것이 보인다.
다음에 보게 된 발해 상경용천부박물관에는 내부에서 절대로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고 가이드들이 신신당부를 한다. 여기서 사진을 찍다가 걸리면 반드시 벌금을 물리고 이후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니 누구나 조심은 하지만 조그만 건물 한 채에 유물도 몇 점 갖춰놓지 못한 박물관에서 왜 그리도 유난을 떨어야 하는지…. 발해 동경성유적지는 성터와 군데군데 기와 조각 모둠, 우물터만 남아있다.
여행에는 계획한 시간을 다 맞추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너무 넓은 땅에 널려있는 유적들을 보려니 이동하는 시간을 길고 유적을 차분히 볼 시간이 적어 너무 아쉽다. 부랴부랴 이동하여 흥룡사에 이르니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호수물이 거울처럼 반짝이며 아름답다는 경박호는 아침에나 볼 수 있을 듯싶다.

셋째 날(7월 25일)
경박호를 내려다보며 아침을 먹으며 서둘러 일정을 시작한다. 햇살을 받아 은가루를 뿌린 듯 반짝이는 호수를 보며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 주변에서 일군과 맞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 이었을텐데 그런 전투흔적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다시 버스로 4시간을 이동 점심을 먹고 도착한 곳은 도문, 두만강을 가운데 두고 국경을 형성한다. 곳곳에 북녘을 뒤로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서있는 입간판은 ‘중조우의탑’. 연길 어느 교회에서 왔다는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그런 배경으로 모여 사진찍기에 바쁘다.
두만강 국경을 보고난 후 봉오동 전투유적지를 가는 길에 가이드가 길 오른쪽 담장이 높은 제법 큰 새 건물을 가리키며 이곳이 강을 건너온 북녘사람들을 수용하는 곳이라고 일러준다. 몇 개월 수용하고 있다가 다시 돌려보낸다고 한다.
‘독립전쟁의 개전’ 또는 ‘독립전쟁 제1회전’이라고 일컬어지는 봉오동 전적지는 그 전투지점을 들어가 볼 수 없다. 골짜기 입구 병목에 해당되는 곳을 저수지로 막아 그 물을 도문시민의 식수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993년 6월에 세운 봉오골반일전적지 기념비는 저수지 아래 골짜기 입구 한 편에 자리잡고 있다.
봉오동전투기념비를 뒤로하고 다시 연길 연변대로 향한다. 이곳에서 앞으로 사흘 동안 답사를 함께하게 될 연변대 학생들을 만났다. 아무래도 나이가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이라 금방 어울리는 것 같다. 연변대생들을 만난 곳은 원형의 항일무명영웅기념비가 있는데 빙 둘러 조중연군이 항일전투를 치르다 결국 승리하여 해방을 함께 맞는 그림이 조각되어 있다. 자리를 옮겨 저녁을 먹고 학생들은 서로가 어느 정도 다른 생활, 다른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지를 궁금해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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