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산다는 것
박 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건 무엇일까. 하루 여덟 시간, 열 시간... 교대해줄 동료가 없어, 오줌을 참으며 노동력을 팔다 방광염에 걸린 사람. 서비스모니터 기간이라고, 시도 때도 없이 암행을 뜨는 회사의 노동 감시를 서비스 정신으로 참고 인내하며 과도한 친절에 안면 근육이 욱씬거리던 사람. 80만원 월급이라도 재계약으로 정년까지 일할 수 있겠거니 믿었다가 비정규법 통과되기 전, 전화 한통화로 해고 통보받은 사람. 그들은 사람답게 살고 있었던 것일까.
자신이 일하던 계산대 밑에서 쪼그려 잠을 자며 ‘나는 노동자라고…’ 일하고 싶다고 외치던 사람들의 눈물을 밟고 ‘값싼 쇼핑’을 위해 무심한 얼굴로 지나치는 고객들. 그들은 사람답게 살고 있는가. 영업행위는 인간의 생존권보다 고귀한 가치라며 노조원들의 매장 점거를 1회당 천만 원, 백만 원으로 매겨둔 그 판사는 사람다운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130억의 십일조를 바치고 80억의 주식을 배당받으며 80만원 노동자 월급이 경영에 부담스러워 1000명의 일자리를 하루아침에 빼앗은 회장님은 사람다운가. 무엇이 사람다운가. 그래도 여전히 사람다운 것은 부자로 사는 것, 경쟁력 있는 것, 순종하며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뭇사람들의 그 입은 사람다운가.
농성 중이던 강남 뉴코아에서 만난 노동자 한 분은 아이가 다쳐 병원에 입원했지만, 농성장이 봉쇄되어 싸우고 있는 동료 곁으로 돌아오지 못할까봐, 세워둔 전경 차 밑바닥을 기어 들어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뉴코아 동수원점의 ‘매출 0’ 타격투쟁에 동참한 한 철거민은 “주거권을 빼앗긴 우리나 일자리를 빼앗긴 뉴코아 노동자들은 모두 하나다”라고 말하며 12시간 연대투쟁 동안 집으로 가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누가 사람다운가.
오늘도 불야성을 이루는 뉴코아, 홈에버, 이랜드, 2001아울렛. 또는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LG마트. 그 곳에서 저임금으로 일하며 노동 감시로 점철된 친절의 미소를 뿌리며 저린 다리를 주무르고 있을 노동자들. 그들이 인간의 꿈 노동의 희망을 품을 때. 그래요. 수고하세요. 힘내세요. 라고 가슴에서 우러나온 친절을 말해주는 것. 쇼핑할 권리보다 더 높고 위대한 곳에 있는 노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사소한 욕망을 참으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일러 주는 것. 그런 사람됨을 꿈꾼다.
헐값에 팔리지 않을 고귀한 노동을 위해 오늘도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가 연대해 싸우는 그곳, 뉴코아와 이랜드, 홈에버 2001아웃렛에서만은 절대로 물건을 사지 않을 그 단호한 노력. 사소하지만 그래서 장엄해질 우리들의 연대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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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건 무엇일까. 하루 여덟 시간, 열 시간... 교대해줄 동료가 없어, 오줌을 참으며 노동력을 팔다 방광염에 걸린 사람. 서비스모니터 기간이라고, 시도 때도 없이 암행을 뜨는 회사의 노동 감시를 서비스 정신으로 참고 인내하며 과도한 친절에 안면 근육이 욱씬거리던 사람. 80만원 월급이라도 재계약으로 정년까지 일할 수 있겠거니 믿었다가 비정규법 통과되기 전, 전화 한통화로 해고 통보받은 사람. 그들은 사람답게 살고 있었던 것일까.
자신이 일하던 계산대 밑에서 쪼그려 잠을 자며 ‘나는 노동자라고…’ 일하고 싶다고 외치던 사람들의 눈물을 밟고 ‘값싼 쇼핑’을 위해 무심한 얼굴로 지나치는 고객들. 그들은 사람답게 살고 있는가. 영업행위는 인간의 생존권보다 고귀한 가치라며 노조원들의 매장 점거를 1회당 천만 원, 백만 원으로 매겨둔 그 판사는 사람다운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130억의 십일조를 바치고 80억의 주식을 배당받으며 80만원 노동자 월급이 경영에 부담스러워 1000명의 일자리를 하루아침에 빼앗은 회장님은 사람다운가. 무엇이 사람다운가. 그래도 여전히 사람다운 것은 부자로 사는 것, 경쟁력 있는 것, 순종하며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뭇사람들의 그 입은 사람다운가.
농성 중이던 강남 뉴코아에서 만난 노동자 한 분은 아이가 다쳐 병원에 입원했지만, 농성장이 봉쇄되어 싸우고 있는 동료 곁으로 돌아오지 못할까봐, 세워둔 전경 차 밑바닥을 기어 들어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뉴코아 동수원점의 ‘매출 0’ 타격투쟁에 동참한 한 철거민은 “주거권을 빼앗긴 우리나 일자리를 빼앗긴 뉴코아 노동자들은 모두 하나다”라고 말하며 12시간 연대투쟁 동안 집으로 가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누가 사람다운가.
오늘도 불야성을 이루는 뉴코아, 홈에버, 이랜드, 2001아울렛. 또는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LG마트. 그 곳에서 저임금으로 일하며 노동 감시로 점철된 친절의 미소를 뿌리며 저린 다리를 주무르고 있을 노동자들. 그들이 인간의 꿈 노동의 희망을 품을 때. 그래요. 수고하세요. 힘내세요. 라고 가슴에서 우러나온 친절을 말해주는 것. 쇼핑할 권리보다 더 높고 위대한 곳에 있는 노동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사소한 욕망을 참으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일러 주는 것. 그런 사람됨을 꿈꾼다.
헐값에 팔리지 않을 고귀한 노동을 위해 오늘도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동자가 연대해 싸우는 그곳, 뉴코아와 이랜드, 홈에버 2001아웃렛에서만은 절대로 물건을 사지 않을 그 단호한 노력. 사소하지만 그래서 장엄해질 우리들의 연대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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