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신정아, “Who are you ?”(박태상 2007.07.20)

지역내일 2007-07-20
신정아, “Who are you ?”
한국방송대 울산지역대 학장 박 태 상

온통 세상이 한 여자 때문에 시끄럽다. 몇 년 전의 ‘린다 김 로비사건’ 이상으로 언론의 반응이 뜨겁다. ‘린다 김 사건’이 미인계와 신형무기 관련 지식을 버무려 국방부를 비롯한 군수산업계를 뒤흔든 사건이었다면, 신정아 사건은 달변과 젊은 여성교수의 미모로 미술계를 발깍 뒤집어 놓았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한 마디로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 학력 맹신주의와 인맥 우선주의 그리고 청순미를 섞은 화려한 과장 포장술이 종합된 총체형 사기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명장 스필버그감독이 디카프리오와 톰행크스와 손잡고 내놓은 유명한 영화에 ‘잡을테면 잡아봐라(Catch me if you can)’가 있다. 이 영화는 희대의 소년 사기꾼 프랭크 에비그네일 주니어의 실제 사기행각을 다룬 전기를 시나리오로 해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미쳤지만 아름다운’ 미국을 묘사하고자 했던 스필버그감독의 의도대로 성공지상주의와 소비적 대중문화의 메카인 미국다운 사기사건이고 ‘가짜를 통해 진실을 이야기해주는’ 명화이기도 하다. 2003년도에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된 이 영화 대본의 실제인물인 프랭크는 17세부터 21세까지 5년 동안 파일럿을 위장하여 모든 비행기를 무임승차하는 동시에 의사 및 변호사를 사칭하여 미국 50개 주를 순회하면서 무려 140만 달러를 횡령한 대담한 사기꾼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프랭크가 하버드 의대 졸업장을 위조해 아동병원 의사로 취직했으며, 결혼할 여성을 유혹하기 위해 변호사로 사기행각을 펼치기도 했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프랭크와 신정아는 여러 가지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몇 년 전의 신정아 교수에 대한 언론사 인터뷰기사를 보면서 그녀의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게 되었다. 언론사에 돌린 보도 자료에서 그녀는 2005년 5월 14일에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데, 국내 큐레이터로는 외국박사 1호라고 자찬했으며, “1998년부터 박사과정을 준비하면서 항공료는 논외로 치더라도 논문작성과 전시기획이 겹치는 때에는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고 보도되었다. 또 ‘Who are you’라는 문화칼럼에서 미술사 수업을 듣는 대학생들에게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들은 ‘비즈니스맨의 조건’이 떠오르는데, 훌륭한 비즈니스맨의 조건은 우리 삶 어디에도 다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러한 언동을 보면서 그녀의 사기행각이 ‘고의적이고 대담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더욱 가관인 것은 위조 박사학위증을 믿고 교수로 채용한 동국대학교나 예술 공동감독으로 사전 내정했던 광주 비엔날레 이사회 측이 꾸물거리거나 뒤늦게 고발하는 바람에 영화제목처럼 ‘(날) 잡을테면 잡아봐’하고 그녀가 미국으로 도주하여 잠적을 해버렸다는 사실이다.
신정아 사건이 준 교훈은 너무나 많다. 첫째, 우리사회에 팽배한 학벌숭배와 인맥중심주의를 타파해야 하며 정부와 기업책임자들이 실력과 능력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를 선도해야 한다. 둘째, 국가적인 인물검증시스템의 구축과 철저한 사전 검증이 요구된다. 셋째,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사기행각을 펼치는 인물에 대해서는 공정한 법의 잣대로 사후 책임을 철저하게 물어야 한다. 넷째, 책임회피에 급급하고, 은폐를 일삼는 해당 대학 당국과 광주비엔날레 주최 측은 의혹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국민들 앞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