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도 비판한 한국인의 혈통주의
UN 마저 한국인의 혈통주의를 비판하고 나섰다.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지난 18일 한국사회에 ‘단일민족’ ‘순수혈통’ ‘혼혈’과 같은 용어들과 더불어 인종 우월적인 관념이 널리 퍼져 있는데 주목한다면서 한국내 이주노동자, 외국인 여성배우자,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혼혈아의 인권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한국인의 혈통주의를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주노동자와 혼혈아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고 인종차별금지조약에 명시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관련법규 제정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실로 감개무량한 일이다. 일제 36년 동안 일본인들로부터 극심한 멸시를 받았고 지금도 재일 한국인들은 이런저런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미주에 나가 살고 있는 코리언 아메리칸, 중국의 조선족, 러시아의 고려인등 전세계에 나가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물경 1천만명이나 된다. 그들이 이국땅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런 한국에서 한국인들이 인종 우월적인 의식으로 다른 외래인들에 차별을 하고 있다는 국제적 비판은 우리 스스로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한국인은 결코 단일민족 아니다
한국인들에 ‘단일민족’의식, 혼혈에 대한 편견, 그런류의 혈통주의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최근 출간된 ‘제국 그 사이의 한국’(저자 앙드레 슈미드)은 조선조 말 국권 침탈시기 한국의 민족주의자들에겐 외세에 맞서 싸울 민족 이미지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신채호 장지연 등 당시의 민족주의자들이 앞장서 단일민족 의식을 키워나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긴 해도 이제는 우리를 되돌아보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해 2월 15일자 본란은 ‘한국인의 혈통주의는 허구다’란 글을 썼었다. 당시 한국에는 미국 프로풋볼의 영웅 하인스 워드 선수 열풍이 대단할 때였다. 미식축구에 대해 거의 알려진 게 없는 한국에서 미국의 미식축구선수에 열광하는 것은 순전히 워드선수의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 글은 그런 현상이 바로 한국인의 혈통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나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UN에서 문제를 삼은 한국인의 ‘단일민족’의식이다. 우리는 과연 단일민족일까. 정수일 전 단국대교수가 쓴 ‘한국 속의 세계’는 고려시대에만 중국, 여진, 거란족을 포함해 무려 17만여명의 외래인이 고려에 와 정착했다고 밝히고 있다. 고려초 고려총인구가 약 2백만명 이었던을 감안하면 전체인구의 8.5%가 외래인이었다.
정교수는 우리나라 성씨 275개(1985년 통계)중 귀화성이 136개로 전체의 49%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중국에 있는 성씨와 같은 글자를 쓰는 한국 성씨가 모두 귀화성인 것은 아니지만 귀화성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요즘 방송에서 열심히 우리의 역사임을 강조하고 있는 고구려는 건국 후 500여년 동안이나 지금의 만주 땅에 수도를 두고 있었다. 평양을 수도로 했던 것은 말기 200여년에 불과하다. 만주땅 500여년 동안 고구려인들 핏속엔 여진족 거란족 한족 등 얼마나 많은 피가 뒤섞였을까.
UN의 경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우리는 결코 단일민족이 아닌 것이다. 단일민족이 좋은 것도 아니다. 혈통적 편견을 갖기 쉽고 배타적이 될 가능성도 크다. 진실도 아닌 허상을 붙들고 앉아 단일민족, 순혈을 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통계청이 밝힌 것을 보면 현재 주민등록상 주한 외국인만도 무려 63만명에 이른다. 총인구의 1.3%가 외래인인 것이다. 더불어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인 것이다. 한국의 피가 섞였다고 하인스 워드에 열광하면서 한국인의 피가 섞인 다른 혼혈에는 차별을 하는 한국인의 이중성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성공한 혼혈만 좋다는 것인가.
우리는 지금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빨리 잘못된 단일민족의 허구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구나 외래인을 차별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사리에 맞지 않고 이해득실로 따져도 수지가 맞지 않는 셈법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UN의 경고는 매우 적절한 때에 나온 매우 적절한 경고다. 반성해야 한다.
임춘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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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마저 한국인의 혈통주의를 비판하고 나섰다. UN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지난 18일 한국사회에 ‘단일민족’ ‘순수혈통’ ‘혼혈’과 같은 용어들과 더불어 인종 우월적인 관념이 널리 퍼져 있는데 주목한다면서 한국내 이주노동자, 외국인 여성배우자,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혼혈아의 인권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한국인의 혈통주의를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주노동자와 혼혈아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고 인종차별금지조약에 명시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관련법규 제정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실로 감개무량한 일이다. 일제 36년 동안 일본인들로부터 극심한 멸시를 받았고 지금도 재일 한국인들은 이런저런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미주에 나가 살고 있는 코리언 아메리칸, 중국의 조선족, 러시아의 고려인등 전세계에 나가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물경 1천만명이나 된다. 그들이 이국땅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잘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런 한국에서 한국인들이 인종 우월적인 의식으로 다른 외래인들에 차별을 하고 있다는 국제적 비판은 우리 스스로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한국인은 결코 단일민족 아니다
한국인들에 ‘단일민족’의식, 혼혈에 대한 편견, 그런류의 혈통주의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최근 출간된 ‘제국 그 사이의 한국’(저자 앙드레 슈미드)은 조선조 말 국권 침탈시기 한국의 민족주의자들에겐 외세에 맞서 싸울 민족 이미지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신채호 장지연 등 당시의 민족주의자들이 앞장서 단일민족 의식을 키워나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필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긴 해도 이제는 우리를 되돌아보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해 2월 15일자 본란은 ‘한국인의 혈통주의는 허구다’란 글을 썼었다. 당시 한국에는 미국 프로풋볼의 영웅 하인스 워드 선수 열풍이 대단할 때였다. 미식축구에 대해 거의 알려진 게 없는 한국에서 미국의 미식축구선수에 열광하는 것은 순전히 워드선수의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 글은 그런 현상이 바로 한국인의 혈통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나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UN에서 문제를 삼은 한국인의 ‘단일민족’의식이다. 우리는 과연 단일민족일까. 정수일 전 단국대교수가 쓴 ‘한국 속의 세계’는 고려시대에만 중국, 여진, 거란족을 포함해 무려 17만여명의 외래인이 고려에 와 정착했다고 밝히고 있다. 고려초 고려총인구가 약 2백만명 이었던을 감안하면 전체인구의 8.5%가 외래인이었다.
정교수는 우리나라 성씨 275개(1985년 통계)중 귀화성이 136개로 전체의 49%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중국에 있는 성씨와 같은 글자를 쓰는 한국 성씨가 모두 귀화성인 것은 아니지만 귀화성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요즘 방송에서 열심히 우리의 역사임을 강조하고 있는 고구려는 건국 후 500여년 동안이나 지금의 만주 땅에 수도를 두고 있었다. 평양을 수도로 했던 것은 말기 200여년에 불과하다. 만주땅 500여년 동안 고구려인들 핏속엔 여진족 거란족 한족 등 얼마나 많은 피가 뒤섞였을까.
UN의 경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우리는 결코 단일민족이 아닌 것이다. 단일민족이 좋은 것도 아니다. 혈통적 편견을 갖기 쉽고 배타적이 될 가능성도 크다. 진실도 아닌 허상을 붙들고 앉아 단일민족, 순혈을 말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통계청이 밝힌 것을 보면 현재 주민등록상 주한 외국인만도 무려 63만명에 이른다. 총인구의 1.3%가 외래인인 것이다. 더불어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인 것이다. 한국의 피가 섞였다고 하인스 워드에 열광하면서 한국인의 피가 섞인 다른 혼혈에는 차별을 하는 한국인의 이중성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성공한 혼혈만 좋다는 것인가.
우리는 지금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빨리 잘못된 단일민족의 허구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구나 외래인을 차별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사리에 맞지 않고 이해득실로 따져도 수지가 맞지 않는 셈법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UN의 경고는 매우 적절한 때에 나온 매우 적절한 경고다. 반성해야 한다.
임춘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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