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마음으로 건네는 따뜻한 법률구조]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반세기 동안 여성·가정에 따뜻한 둥지
51년간 230만건 법률지원 … 부부·양성 평등 운동도 주도
지역내일
2007-08-24
‘가정의 평화는 곧 사회와 인류의 평화로 이어진다’는 신념을 갖고 출발한 한국가정법률사무소(소장 곽배희)는 우리나라 법률구조 역사의 산 증인이다.
지난 1956년 고 이태영 박사가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 억울하고 불행한 사람 등 번민하는 이웃에 편에 서서 이들의 인권 옹호에 필요한 법률구조 사업을 펼치기 위해 만든 상담소는 우리나라 최초의 법률구조기관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반세기 역사 동안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법적 도움을 준 사례는 200만건이 넘었다. 법률상담과 소송구조 등 법률구조는 물론 의식개혁을 위한 교육사업,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개혁 사업에서도 상담소가 새겨온 발자취는 깊고 진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법률구조기관이 여성과 가정을 대상으로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1950년대엔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가난하고 못 배워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이가 많았다. 더욱이 여성의 문제는 곧 가정의 문제였다.
◆여성·가정 지키는 법률구조 힘써 = 정부가 운영중인 법률구조공단과 달리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민간의 자발적인 법률구조 공익법인이다. 공단은 전체 법을 대상으로 법률구조를 펼치지만 조직으로나 인력, 재정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담소는 가정·가사와 관련된 법률구조를 실시하고 있다. 일종의 선택과 집중인 셈이다.
하지만 상담소가 이룬 성과는 공단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창립 51주년을 맞은 상담소는 가난하고 법을 잘 모르는 사회적 약자에게 법률을 가르쳐주고 그 법률을 통해 그들의 풀기 어려운 가정문제를 해결해 주고자 노력해왔다.
가사와 민사, 형사, 파산사건 등 법률문제 전반에 대한 무료 법률상담 건수는 올 6월까지 228만여건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에 비해 올해 법률구조 건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법률상담과 소송구조 건수는 6만4759건이었으나 올 상반기는 7만2812건으로, 8000여건 늘었다.
특히 지난 1979년 결성된 백인변호사단은 자발적 법률구조 단체의 전형이 됐다. ‘100명의 변호사가 한번씩 힘을 모은다면 100명의 어려운 이들이 법적 도움을 얻게 된다’라는 취지에서 이름붙여진 백인변호사단은 상담소의 소송구조와 법률상담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김춘봉 변호사가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으며, 전국 416명의 변호사들이 가입해 있다.
◆의식·제도 개혁으로 양성평등 앞장 = 상담소는 법률상담과 소송구조 등 좁은 의미의 법률구조를 포함하면서도 좀 더 융통성 있고 비소송적인 분쟁해결과 예방을 위해 법개정 운동과 교육사업, 조사연구 등 다양한 영역의 법률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존 법률에 입각한 법률구조 사업만으로 억울한 피해자를 돕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한 까닭이다. 상담소가 주목한 것은 가족관계와 가정생활을 규율하는 가족법이다.
상담소는 가족법의 부부차별·남녀차별적 요소를 개정하고 폐지하기 위해 지난 50여년 동안 주도적으로 가족법 개정운동을 벌여왔다. 그 결과 세차례에 걸친 가족법 개정을 이끌어 상당 부분 부부평등·양성평등을 이뤘고 특히 지속적으로 호주제 폐지 운동을 주도한 결과 지난 2005년 3월 국회에서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지난 1977년 5월 가정문제 예방을 위한 사회교육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교육원을 설립해 가정문제 예방에서 한 걸음 나아가 가족 구성원 전체의 정체성 확립을 돕고 의식을 개혁해 민주적이고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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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56년 고 이태영 박사가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 억울하고 불행한 사람 등 번민하는 이웃에 편에 서서 이들의 인권 옹호에 필요한 법률구조 사업을 펼치기 위해 만든 상담소는 우리나라 최초의 법률구조기관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반세기 역사 동안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법적 도움을 준 사례는 200만건이 넘었다. 법률상담과 소송구조 등 법률구조는 물론 의식개혁을 위한 교육사업,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개혁 사업에서도 상담소가 새겨온 발자취는 깊고 진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법률구조기관이 여성과 가정을 대상으로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1950년대엔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가난하고 못 배워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이가 많았다. 더욱이 여성의 문제는 곧 가정의 문제였다.
◆여성·가정 지키는 법률구조 힘써 = 정부가 운영중인 법률구조공단과 달리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민간의 자발적인 법률구조 공익법인이다. 공단은 전체 법을 대상으로 법률구조를 펼치지만 조직으로나 인력, 재정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담소는 가정·가사와 관련된 법률구조를 실시하고 있다. 일종의 선택과 집중인 셈이다.
하지만 상담소가 이룬 성과는 공단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창립 51주년을 맞은 상담소는 가난하고 법을 잘 모르는 사회적 약자에게 법률을 가르쳐주고 그 법률을 통해 그들의 풀기 어려운 가정문제를 해결해 주고자 노력해왔다.
가사와 민사, 형사, 파산사건 등 법률문제 전반에 대한 무료 법률상담 건수는 올 6월까지 228만여건에 달한다. 또한 지난해에 비해 올해 법률구조 건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법률상담과 소송구조 건수는 6만4759건이었으나 올 상반기는 7만2812건으로, 8000여건 늘었다.
특히 지난 1979년 결성된 백인변호사단은 자발적 법률구조 단체의 전형이 됐다. ‘100명의 변호사가 한번씩 힘을 모은다면 100명의 어려운 이들이 법적 도움을 얻게 된다’라는 취지에서 이름붙여진 백인변호사단은 상담소의 소송구조와 법률상담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김춘봉 변호사가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으며, 전국 416명의 변호사들이 가입해 있다.
◆의식·제도 개혁으로 양성평등 앞장 = 상담소는 법률상담과 소송구조 등 좁은 의미의 법률구조를 포함하면서도 좀 더 융통성 있고 비소송적인 분쟁해결과 예방을 위해 법개정 운동과 교육사업, 조사연구 등 다양한 영역의 법률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존 법률에 입각한 법률구조 사업만으로 억울한 피해자를 돕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한 까닭이다. 상담소가 주목한 것은 가족관계와 가정생활을 규율하는 가족법이다.
상담소는 가족법의 부부차별·남녀차별적 요소를 개정하고 폐지하기 위해 지난 50여년 동안 주도적으로 가족법 개정운동을 벌여왔다. 그 결과 세차례에 걸친 가족법 개정을 이끌어 상당 부분 부부평등·양성평등을 이뤘고 특히 지속적으로 호주제 폐지 운동을 주도한 결과 지난 2005년 3월 국회에서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지난 1977년 5월 가정문제 예방을 위한 사회교육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교육원을 설립해 가정문제 예방에서 한 걸음 나아가 가족 구성원 전체의 정체성 확립을 돕고 의식을 개혁해 민주적이고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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