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 서울 성동구 모래놀이치료 전도사 송봉자씨
어린이·청소년 자존감 키우는데 최고
서울 성동구 성수1가1동사무소에는 여타 동사무소엔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모래놀이교실이다. 두평 남짓한 조그만 방에 책상 하나, 그 위에 사각형 모래판과 장난감 인형같은 상징물이 전부지만 곧 성동구 보물이 될 참이다.
“지난 3월 설치했는데 인근 동사무소까지 소문이 나서 예약·대기자가 넘쳐요.”
성동구 모래놀이교실 설립후원자인 송봉자(58)씨 목소리엔 힘이 넘친다. 6개월간 공부방 아이들 269명, 지역 저소득층 아이들 23명 등 모두 382명이 시설을 이용했다. 성수1가2동과 응봉동 금호동 왕십리동까지 행정차량을 제공해 아이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한다.
모래놀이교실은 놀이를 통해 심리·정서치료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모래 상자와 상징물로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의식 속에 감춰진 자아를 회복하고 성장하게 된다.
“99년 동부아동센터를 방문했을 때 ‘시설’ 아이들인데 표정이 밝고 그늘이 없어서 눈여겨봤어요. 평소 성당에서 접하던 강남지역 아이들은 부모가 모두 있고 물질적으로 풍족한데도 표정은 정 반대였거든요.”
모래놀이가 ‘답’이었다. 당장 성당 아이들 몇몇을 데려가 참여시켰더니 방학기간만으로도 성과를 볼 수 있었다. 동부아동센터 자원봉사 횟수를 늘려 전문 치료사들을 보조하며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아예 2년짜리 정규과정을 이수, 올 2월 자격증을 땄다.
지난해 청소년수련원과 성수1가1동사무소를 둘러볼 때 약식 시설을 발견했다. 모래판에 장난감만 두고 전문 치료자가 없이 아이들이 노는 장소 정도로 활용되고 있었다. 제대로 활용해보라고 남편, 이호조 성동구청장을 설득했다.
“성동구에서 진행중인 1동1공부방 사업과도 연결된다. 구청장은 스스로 어렵게 공부한 사람이라 학습으로 가난의 고리를 끊겠다는 생각이 강해요. 모래놀이교실은 아이들이 스스로 설 수 있게끔 정서적인 힘을 주지요.”
아이들은 4~6시 공부방 수업 시작 전에 모래놀이교실을 거쳐간다. 효과는 기대했던 대로다. 사람들과 눈 맞추기를 피하고 무표정하기만 하던 이 모(13)양은 석달만에 ‘일주일 중 모래놀이교실에 오는 게 가장 좋다’고 말할 정도가 됐다. 산만하고 자기표현을 못하던 고 모(14)양도 10번 만에 표현력이 눈에 띌 정도로 향상됐고 표정이 밝아졌다.
“벌써 다른 구청까지 소문이 나서 운영방법이나 효과를 문의해오고 있어요.”
송씨는 “구청장 부인이라는 ‘부담’이 없다면 자원봉사자로 합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신 자격을 갖춘 자원봉사자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성당에서 치료교사를 5명 확보해뒀다.
“누구나 자기 안에 스스로를 해결할 힘을 갖고 있어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효과적이고 특히 여성 우울증 해소에 큰 도움이 돼요.”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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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자존감 키우는데 최고
서울 성동구 성수1가1동사무소에는 여타 동사무소엔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모래놀이교실이다. 두평 남짓한 조그만 방에 책상 하나, 그 위에 사각형 모래판과 장난감 인형같은 상징물이 전부지만 곧 성동구 보물이 될 참이다.
“지난 3월 설치했는데 인근 동사무소까지 소문이 나서 예약·대기자가 넘쳐요.”
성동구 모래놀이교실 설립후원자인 송봉자(58)씨 목소리엔 힘이 넘친다. 6개월간 공부방 아이들 269명, 지역 저소득층 아이들 23명 등 모두 382명이 시설을 이용했다. 성수1가2동과 응봉동 금호동 왕십리동까지 행정차량을 제공해 아이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한다.
모래놀이교실은 놀이를 통해 심리·정서치료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모래 상자와 상징물로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의식 속에 감춰진 자아를 회복하고 성장하게 된다.
“99년 동부아동센터를 방문했을 때 ‘시설’ 아이들인데 표정이 밝고 그늘이 없어서 눈여겨봤어요. 평소 성당에서 접하던 강남지역 아이들은 부모가 모두 있고 물질적으로 풍족한데도 표정은 정 반대였거든요.”
모래놀이가 ‘답’이었다. 당장 성당 아이들 몇몇을 데려가 참여시켰더니 방학기간만으로도 성과를 볼 수 있었다. 동부아동센터 자원봉사 횟수를 늘려 전문 치료사들을 보조하며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아예 2년짜리 정규과정을 이수, 올 2월 자격증을 땄다.
지난해 청소년수련원과 성수1가1동사무소를 둘러볼 때 약식 시설을 발견했다. 모래판에 장난감만 두고 전문 치료자가 없이 아이들이 노는 장소 정도로 활용되고 있었다. 제대로 활용해보라고 남편, 이호조 성동구청장을 설득했다.
“성동구에서 진행중인 1동1공부방 사업과도 연결된다. 구청장은 스스로 어렵게 공부한 사람이라 학습으로 가난의 고리를 끊겠다는 생각이 강해요. 모래놀이교실은 아이들이 스스로 설 수 있게끔 정서적인 힘을 주지요.”
아이들은 4~6시 공부방 수업 시작 전에 모래놀이교실을 거쳐간다. 효과는 기대했던 대로다. 사람들과 눈 맞추기를 피하고 무표정하기만 하던 이 모(13)양은 석달만에 ‘일주일 중 모래놀이교실에 오는 게 가장 좋다’고 말할 정도가 됐다. 산만하고 자기표현을 못하던 고 모(14)양도 10번 만에 표현력이 눈에 띌 정도로 향상됐고 표정이 밝아졌다.
“벌써 다른 구청까지 소문이 나서 운영방법이나 효과를 문의해오고 있어요.”
송씨는 “구청장 부인이라는 ‘부담’이 없다면 자원봉사자로 합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신 자격을 갖춘 자원봉사자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성당에서 치료교사를 5명 확보해뒀다.
“누구나 자기 안에 스스로를 해결할 힘을 갖고 있어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효과적이고 특히 여성 우울증 해소에 큰 도움이 돼요.”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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