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낮 12시 탑골 공원에서는 조금 특별한 집회가 열렸다. 성남모란민속시장상인회(모란상인회)가
주최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규탄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피켓을 들고 열심히 구호를 외친 이들은 대부분 50·60대 상인들. 전국의 5일장을 돌며 행상을 벌이
고 평생 장사밖에 모르던 ‘장돌뱅이’들이 하루 생업을 접은 채 시위를 벌인 것이다.
무엇이 이들을 거리로 나서게 한 것일까.
현장에서 만난 모란상인회 전상배(52) 회장은 다소 격앙돼 보였다. “우리도 상인이기에 앞서 이 나
라 국민입니다. 못 배우고 가진 것 없는 밑바닥 서민들이 지금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
해 직접 나섰어요. 일본 정부가 잘못된 교과서를 재수정할 때까지 계속해서 싸워나갈 겁니다.”
그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이 자기와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그 교과서로 배운 청소년들이 자라나 일본의 중심 세력이 될 날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다.
전 회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한국이 식민지 시절 일본의 도움으로 개발되었다고 배운 일본인들, 한
국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일본군의 성노예로 나섰다고 생각하는 일본인들이 과연 우리를 어떻게 대하
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에게 있어 역사 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는 것은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앞장서야 할 당연한 일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행동이 특별하게 보이는 것은 상당 부분 정부의 책임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어떻게든 덮어두려고 해왔다는 것. 그는 이러한
‘웃 분(?)’들의 미온적 행동 탓에 잘못된 역사 교과서가 검정까지 통과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에 대
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 검정 통과 소식을 듣고 그는 이제 더 이상 정부에 기대
하고만 있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우리들이 직접 나서 일본 정부에 국민의 분노를 보여주고 정면
대응하려는 정치권에 힘을 실어주자’는 그의 주장에 모란상인회 임원들은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또 이들 수백 명의 모란 상인들은 거리로 나서 실천을 보여줬다.
모란 상인회와 전 회장이 ‘역사 바로세우기’에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모란 상인회는 최
근 중건된 중국 자싱시 하이엔현의 김구 선생 유적인 ‘영안정’ 복구 공사에 앞장 선 것으로도 유명
하다. 지난 97년 겨울 상해를 방문했던 독립 유공자 이용상(77)선생이 백범 김 구 선생의 독립 운동
시절 유적지로 알려진 영안정이 관리 소홀로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는 것을 알린 후, 모란상인회는 갖
가지 행사와 모금 운동을 통해 복원 기금을 모았다. 그들의 노력으로 지난 4월 5일 영안정은 복원 낙
성식을 가졌고, 이 자리에 전 회장 등 모란상인회 10여명이 대표로 참석했었다.
“장사만 잘 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나라와 역사가 바로 서는 것
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들이 바로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
/ 성남 송화선 기자 hsahn@naeil.com
주최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규탄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피켓을 들고 열심히 구호를 외친 이들은 대부분 50·60대 상인들. 전국의 5일장을 돌며 행상을 벌이
고 평생 장사밖에 모르던 ‘장돌뱅이’들이 하루 생업을 접은 채 시위를 벌인 것이다.
무엇이 이들을 거리로 나서게 한 것일까.
현장에서 만난 모란상인회 전상배(52) 회장은 다소 격앙돼 보였다. “우리도 상인이기에 앞서 이 나
라 국민입니다. 못 배우고 가진 것 없는 밑바닥 서민들이 지금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
해 직접 나섰어요. 일본 정부가 잘못된 교과서를 재수정할 때까지 계속해서 싸워나갈 겁니다.”
그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이 자기와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그 교과서로 배운 청소년들이 자라나 일본의 중심 세력이 될 날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다.
전 회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한국이 식민지 시절 일본의 도움으로 개발되었다고 배운 일본인들, 한
국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일본군의 성노예로 나섰다고 생각하는 일본인들이 과연 우리를 어떻게 대하
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에게 있어 역사 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는 것은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앞장서야 할 당연한 일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행동이 특별하게 보이는 것은 상당 부분 정부의 책임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어떻게든 덮어두려고 해왔다는 것. 그는 이러한
‘웃 분(?)’들의 미온적 행동 탓에 잘못된 역사 교과서가 검정까지 통과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에 대
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 검정 통과 소식을 듣고 그는 이제 더 이상 정부에 기대
하고만 있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우리들이 직접 나서 일본 정부에 국민의 분노를 보여주고 정면
대응하려는 정치권에 힘을 실어주자’는 그의 주장에 모란상인회 임원들은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또 이들 수백 명의 모란 상인들은 거리로 나서 실천을 보여줬다.
모란 상인회와 전 회장이 ‘역사 바로세우기’에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모란 상인회는 최
근 중건된 중국 자싱시 하이엔현의 김구 선생 유적인 ‘영안정’ 복구 공사에 앞장 선 것으로도 유명
하다. 지난 97년 겨울 상해를 방문했던 독립 유공자 이용상(77)선생이 백범 김 구 선생의 독립 운동
시절 유적지로 알려진 영안정이 관리 소홀로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는 것을 알린 후, 모란상인회는 갖
가지 행사와 모금 운동을 통해 복원 기금을 모았다. 그들의 노력으로 지난 4월 5일 영안정은 복원 낙
성식을 가졌고, 이 자리에 전 회장 등 모란상인회 10여명이 대표로 참석했었다.
“장사만 잘 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나라와 역사가 바로 서는 것
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들이 바로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
/ 성남 송화선 기자 hsah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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