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자치구·교육청 ‘영어전쟁’

지역내일 2007-09-14
영어체험교실 과잉·중복투자 … 기관간 조율·협의 안돼
시설건립 “효과 검증 안되고 사교육 부추긴다” 지적도

엇비슷한 영어체험시설이 서울시와 자치구 교육청 따로따로 진행되면서 중복·과잉투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12일 청담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 문을 연데 이어 18일과 20일에는 학동·포이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를 개관한다. 양천구는 은정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 문을 연 데 이어 다음달 중으로 구청 민원실에 주말 영어체험시설을 만든다. 중구는 광희초등학교 영어거점센터와 함께 6개 공립초등학교에 영어체험시설을 설치해 하반기부터 운영한다.
서울시도 현재 운영중인 풍납 수유캠프 외에 관악 캠프를 추가하기로 하고 부지매입 등 절차를 밟고 있다. 시는 서북부권역에도 추가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도 뒤질세라 경기도 가평연수원을 리모델링해 내년 3월 영어체험교육원을 개관한다.
문제는 제각각 따로국밥 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강남구가 초등학교에 설치한 영어체험센터처럼 구청에서 기획하고 지역교육청에 추진하는 시설이 있는가 하면 양천구 주말 영어체험시설처럼 교육부 사업에 구청이 응모해 외부 기관과 함께 진행하는 시설도 있다. 그런가 하면 중구는 교육부 프로젝트와 구청 별개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시와 각 자치구별 초·중·고등학교 원어민교사 지원이나 대학과 자치구가 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영어체험캠프도 있다.
시설 투자를 넘어서 지자체에서 아예 교과 과정까지 손을 뻗친다. 중구는 웹사이트에서 초등학교 교과과정을 수강할 수 있게 한 사이버 교육과정을 오픈했다.
서초구는 4개 권역별로 영어몰입교육센터를 설립해 원어민 강사와 함께 미국 교과과정 학점을 딸 수 있는 과정을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초구는 지난 2005년 말 민간 기업에서 100억원 이상 투자하고 구에서 토지를 제공해 양재 시민의 숲 일부를 영어체험공원인 앨리스파크로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는 개점폐업상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교육청과 협의해 진행하려 해도 수준높은 원어민 교사 공급이나 프로그램 운영 지원 등 지자체 요구에 신속하게 반응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단체장은 주민이 원하는 사업을 즉각 진행해야 하는데 교육청은 주도권을 쥐려고만 하지 실질적인 역량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공교육을 중심으로 통합적인 영어체험교육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을 내부적으로는 하고 있지만 각 체험시설 운영권을 교육청이 가지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민선 단체장이 인기에 영합해 무분별한 시설투자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정 서울시의원은 “지자체와 교육청은 물론 지자체간 조율이나 협의 없이 무분별하게 영어체험시설에 중복·과열투자하고 있다”며 “효과도 검증한된 우후죽순식 영어체험시설이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구에서 추진하는 시설은 10억 단위, 시에서 추진하면 100억원대를 훌쩍 뛰어넘는 예산이 투자된다.
추가로 매년 시설 운영비로 들어가는 예산까지 포함하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하다. 특히 시교육청은 민간위탁 방식이 아닌 공무원을 파견해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라 일부에서는 공무원 자리 늘리기를 위한 시설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와 지자체간 협의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시교육청이나 지역교육청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시나 구에서 제어·통제하기는 더 어렵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통합적인 계획과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절대적인 체험시설 숫자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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