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백배사죄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정세용 2007.10.02)

지역내일 2007-10-02
백배사죄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분명 정동영 후보는 지난 주말 대통합민주신당 ‘슈퍼 4연전’에서 승리했다. 정 후보는 범여권 텃밭인 광주 전남에서 역전을 기대하던 손학규 이해찬 후보를 제쳤다. 유효투표의 절반에 가까운 46.7%의 득표율로 1위를 고수한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본거지로 이해찬 후보가 우세하리라던 예상을 뒤엎고 부산 경남 지방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대세론이 탄력을 받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독주체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는 부산 경남 선거 승리 이후 기염을 토했다. 그는 “정동영을 부산의 아들로 받아주신 것은 영호남을 통합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국민들은 정동영 후보를 진정한 승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한 일간지 칼럼니스트는 광주 전남에서 승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세 사람 모두 패배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망했다는 표현까지 썼다.
연이은 경선 승리로 기세를 올리던 정 후보는 실제 ‘노무현 대통령 명의 도용’ 사건 배후가 정 후보 지지자로 밝혀지면서 궁지에 몰렸다. 손학규 이해찬 후보쪽은 정 후보의 부도덕을 맹렬히 공격하며 정 후보의 후보자격 박탈과 경선일정의 잠정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선 파국 조짐까지 보인다. 신당은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신당의 위기는 우선 낮은 투표율에서 나타났다. 8곳의 평균투표율은 19.19%이다. 20%에도 못미친 것이다. 범여권의 텃밭이라 생각하던 광주 전남에서도 투표율은 22.6%에 불과했다. 경남 부산의 투표율은 14.6%에 그쳤다. 국민들의 열띤 참여속에 후보와 당의 지지도를 크게 끌어올리라던 기대는 물거품이 된 것이다. 국민들의 참여 저조로 국민경선의 취지는 크게 퇴색했다.
결국 국민들의 무관심은 낮은 투표율로 나타났고 낮은 투표율은 신당 경선을 조직 선거, 동원선거로 변질시켰다. 경선이 끝날 때마다 차떼기 박스떼기 폰떼기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급기야는 심야에 후보진영간 폭언에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미래 비전 제시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이어 민주당과 문국현 후보 등과의 단일화를 통해 이명박 후보와 1대 1 구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은 아직 유효한 것인가. 아직 십여일 남았지만 투표율 뿐 아니라 경선내용도 최악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힘들다. ‘정책’과 ‘미래’는 보이지 않았고 지엽말단의 당내문제를 둘러싼 논란만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국민들을 감동시킬만한 어떤 ‘내용’도 나오지 않았다. 새로움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국민들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한심하기는 지도부도 마찬가지였다. 컷오프에서 산수도 못하더니 경선이 불법으로 흐르는지 관리할 능력이 있는가 모르겠다. 전체적 흐름을 살피고 물길이 막힌 곳은 뚫어주고 혼잡한 도로는 교통정리를 해야 하는데 지금 그러한 힘이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적 무관심을 바꿀 지혜도 없는 것 같고 총체적 난기류를 바로잡을 고민도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
박스떼기 차떼기 논란 등 조직선거로 흥행에 실패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수단은 모바일 선거가 아닌가 싶다. 조직동원은 차량동원이 수반돼 돈이 들어가는 방식인 데 비해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모바일 선거에 참여한다면 이는 모바일혁명, 선거혁명이라는 말도 나온다. 돈안쓰는 선거는 우리 정치의 지상과제 중 하나가 아닌가.
오프라인 선거인단 투표의 경우 20%이하의 낮은 투표율로 신당 경선 흥행참패의 지표로 국민에게 각인되는데 비해 모바일 투표율은 현재로서는 50% 이상을 기대한다. 당 안팎에서는 현재의 낮은 흥행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투표율이 65% 안팎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금까지의 동원선거 양상과는 달리 후보간 격차나 순위가 바뀌는 역동성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대통합신당의 경선은 국민들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경선무용론과 본선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세 후보간 이전투구와 흥행실패로 ‘경선바람몰이’가 물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말 대통합신당과 후보들은 특단의 각오로 새로운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지금과 같이 국민 앞에서 겸손하지 못하고 오만할 때 국민들은 신당을 준엄하게 심판할 가능성이 크다. 신당과 후보들은 그들의 지지기반인 중산층과 서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읍참마속하며 국민에게 겸손하게 다가가야 한다. 무릎을 끓고 국민에게 백죄사죄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신당은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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