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남북정상회담]“걸어서 넘어가니 진짜 우리땅 같네”

시민들, 차분하지만 기대감 고조

지역내일 2007-10-02
대부분 환영, 임기 말 방북에 우려도
방북 성과따라 국민적 평가 이뤄질 듯

2일 오전 9시6분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남북한 군사분계선을 넘는 순간 서울역 대합실 텔레비전에 시민들의 눈이 일제히 쏠렸다.
비행기를 통해 평양으로 갔던 1차 정상회담과는 달리 육로를 통해 남한 대통령이 북한에 들어가는 역사적 순간을 시민들은 관심있게 지켜봤다.

◆텔레비전에 쏠린 서울역 = 서울역에서 만난 시민들 역시 대부분 이번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보였다.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을 보던 엄광빈(60)씨는 “노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것은 상징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강대국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통일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판업을 한다는 김종렬(61)씨 역시 “부디 마음속에 품었던 모든 교류, 협력 방안을 모두 이루고 돌아오길 바란다”며 “시기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은 당연히 차기정부가 계승해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침에야 남북정상회담 사실을 알았다는 대학생 고아라(여·21)씨는 “평소 통일문제에 관심이 적었는데 막상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것을 보니까 정상회담에 기대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서 텔레비전을 지켜보던 양지연(여·26)씨도 통일이 훨씬 가까워지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부산으로 가는 무궁화 열차를 기다리던 김진인(여·72)씨 역시 “걸어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게 비행기타고 가는 것보다 보기가 좋다”며 “비행기는 아무래도 외국에 가는 것 같은데 걸어서 가니까 정말 북한이 가깝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환영하지만 아쉬운 점도 = 정상회담 전날인 1일 저녁 강남역 부근에서 만났던 시민들은 하나같이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면서도 개최 시기 등 일부 아쉬운 점도 지적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주임인 창천두(27)씨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며 “무엇보다 이제 고령이 된 이산가족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정신없이 손님을 맞이하던 포장마차 주인 윤복선(여·49)씨 역시 “경제문제에서 정치문제까지 노 대통령이 잘하고 왔으면 좋겠다”며 “적절한 수준에서 남북 교류를 넓혀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ㅅ교회에서 막 나오던 대학생 박신희(여·22)씨는 “정상회담을 환영한다”면서도 개최 시기에 대해서는 안타까워했다.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북과의 합의가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아무쪼록 통일을 위한 실효성있는 활동이 있기를 바란다”는게 그의 당부였다.
술잔을 기울이던 회사원 윤찬식(37)씨도 “오늘 새벽에야 정상회담 개최를 알았다. 좋은 성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면서도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분란의 씨앗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개최 사실 모르는 사람도 = 1일 저녁 찾은 대표적인 재래시장 남대문 시장 상인들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만큼 “살기가 팍팍하다”는 게 재래시장의 현실이다. 하지만 막상 회담에서 민생과 관련한 성과가 나온다면 분위기는 급변할 가능성도 커 보였다.
시장에서 가방가게를 운영하는 이정호(36)씨는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이 무슨 정상회담에 관심이 있겠냐”면서도 “개성공단에서 나온 물건이 잘 팔려 경기가 좋아진다면 정상회담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건설업을 하는 김종환(48)씨 역시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기본적으로는 회담을 찬성하지만 먹고 사는 게 하루하루 전쟁이라 관심을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택시 운전을 하는 홍성수(49)씨는 다른 걱정을 내놓았다. 홍씨는 “차기정권을 보수성향인 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큰데 남북이 합의한 사항을 잘 지킬지 모르겠다”며 “만약 그렇게 되면 남한에 대한 북한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적 입장 다른 시민사회단체 일제히 환영 = 시민사회단체는 1일 일제히 정상회담을 앞두고 입장을 쏟아냈다. 한국진보연대 한상렬 공동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한의 군사적 대결을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 뒤 “경제협력사업은 물론 사회문화교류와 인도적 사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민련 남측본부 이규재 의장은 “이번 회담은 기득권층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 민중들에 의해 성사된 것”이라며 “이 때문에 회담 내용은 민중들의 이익을 위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진보연대는 이날 기자회견 열고 정상회담 의제로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 △상호 적대적인 제도 청산 △남북한의 경제적 번영과 신뢰구축 △통일방안의 합의와 이행 단계 진입 등을 주장했다.
이에 반해 뉴라이트 전국연합 변철환 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을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깜짝쇼를 안했으면 좋겠다. 평화는 구축하되 경제나 군사부분에서 확실히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여운 김동수 김현경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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