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10년 노력 덕 남북평화·교류 지속

98년 통일축구 준비부터 시작 … “북핵 시기에도 연대 활발”

지역내일 2007-10-04 (수정 2007-10-04 오후 12:14:41)
‘남북간 교류협력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 공이 컸다.’
7년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려 국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벌여온 남북 노동자들의 교류활동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지적은 남북 노동자들이 국제정세 변화나 정치적 분위기와 관계없이 꾸준히 민간 교류협력을 이어오면서 평화적 대화의 물길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핵문제와 함께 대북 현금유입으로 긴장관계가 조성됐던 지난해에도 노동자들은 가족과 함께 ‘금강산통일기행’에 나서기도 했다.
◆축구로 문을 연 조직적 접촉 = 남북 노동자들의 최초 공식접촉은 1999년 3월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다.
국민의 정부 출범 후인 1998년 6월부터 남북 평화분위기 조성을 원했던 정부는 다양한 교류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당시 통일부와 민간사회단체들은 이를 위한 모임을 갖고 있었는데, 민주노총은 남북 노동자간 통일축구대회를 열자는 안을 내놨다.
민주노총 2기 지도부 선거에서 통일사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이규재 부위원장 후보가 당선되면서 통일축구대회를 대중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정부도 북측에서 이 제안에 대해 호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민주노총은 10월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 승인신청을 냈고, 11월에 승인을 받았다. 민주노총은 의결절차를 거쳐 1999년 1월 2일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를 거쳐 조선직업총동맹에 남북노동자 출구대회 제안서를 보냈고, 북측은 2월 15일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리진수 부위원장 명의의 팩스로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남북한 노동단체 사이에 첫 대면은 베이징에서 이뤄졌다. 1999년 3월 3·4일 양일간 북측 리진수 부위원장과 당시 남측 민주노총 이규재 부위원장, 조준호 통일위원은 이 자리에서 ‘4월 민주노총을 평양에 공식 초청한다’고 합의했다.
이후 민주노총 이갑용 위원장 등 37명은 8월 12·12일 양각도경기장과 김일성경기장에서 직총과 ‘통일염원 남북노동자 축구대회’를 벌였다.
◆1차 정상회담 후 교류 활발 = 통일축구로 교류협력 경험을 쌓은 남북 노동자들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매년 꾸준히 협력 사업을 벌여왔다. 특히 2000년 10월 양노총은 조선노동당 창당 55주년 기념행사를 참관하면서 조선직총과 향후 모든 교류협력을 함께 하기로 원칙적 합의했다. 이해 12월에는 금강산에서 100여명의 남북 노동단체 간부들이 참여해 통일토론회를 가졌고, 2001년 3월에는 금강산에서 ‘조국통일을 위한 남북노동자회의’를 구성키로 했다. 이 기구는 최초의 남북 노동자 교류협력조직이었다. 남북 노동자들은 이를 통해 5월 1일 금강산에서 노동절 통일대회를 치렀다.
2003년엔 평양에서 남북노동자대표자회의를 열고 ‘6·15 공동선언 관철을 위한 남북 노동자 통일선언문’을 발표했다.
올해는 경남 창원에서 남북 공동으로 노동절 행사를 치르기도 했다. 민주노총 통일위원회 김영제 국장은 “1999년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이듬해 정상회담을 가능케 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본다”며 “이후 남북 노동자들의 연대는 냉전분위기를 대중적으로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비공식 접촉은 92년부터 = 남북 노동단체 사이의 조직적인 만남은 아니지만, 개별적인 비공식 접촉은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3월초 전국교직원노조는 일본교직원조합이 주최한 ‘아태지역 도쿄교육포럼’에 당시 부위원장이었던 정해숙씨를 파견했는데, 그는 45개국 100여명이 참석한 이 행사장에서 북한 교육자단체 대표측과 만났다. 정해숙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정부에 북한주민접촉신청을 냈으나 전교조가 불법단체였기 때문에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행사장에서 악수는 나눴지만 더 이상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한국노총도 1997년 당시 이남순 사무총장이 베트남에서 국제노동단체회의에서 북한측과 접촉한 일이 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 조선직업총동맹은 어떤 조직
160만 근로자 가입 … 노조와는 딴 성격

북한 조선직업총동맹(직총)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1999년 남북 통일축구행사를 치른 이후 교류협력사업의 파트너였다.
직총을 노동조합과 유사한 단체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이 단체는 북한 노동자 기술자 사무원 160만명을 망라하는 최대 당 외곽단체다. 가입은 개별적·자발적 형식을 원칙으로 하지만, 자격은 30세 이상 직업을 가진 근로자로, 조선농업근로자동맹 조선민주여성동맹 조선민주청년동맹 등 다른 단체에 가입하지 않아야 한다.
직총은 사회주의 체제 특성상, 임금노동자가 자발적으로 조직하는 자본주의의 노조와 성격이 다르다. 논리적으로 북한은 계급이 없는 사회기 때문이다. 규약에서는 ‘노동당의 옹호자며 당의 영도하에 모든 활동을 전개한다’고 돼 있다.
이 단체는 해방직후인 1945년 11월 30일 북한에서 발족됐는데, 한국전쟁중인 1951년 조선노동조합 전국평의회를 흡수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조직체계는 중앙위원회-산업별·직업별동맹 체계며, 이와 별도로 각급 지역별 직업동맹이 있는데 평양특별시, 남포·개성직할시를 비롯해 9개 도에 직맹위원회가 있다. 지역단위 말단에는 공장 기업소 단위로 초급동맹위원회가 있는데, 공장 기업소 단위의 당 위원회 책임비서가 다른 근로단체위원회와 함께 초급동맹위원회를 지도한다. 공장 기업소 지배인은 당 위원회 및 직맹위원회 부위원장이 된다. 간부는 당에서 지명하고, 내부 형식적인 절차를 밟아 선출된다.
직총 중앙위원장은 김병팔(73)씨다. 그는 지난 7월 직총 중앙위원회 제7기 58차 전원회의에서 이전 렴순길 위원장을 대신해 위원장에 올랐다. 함북 출생인 그는 황해제철연합기업소 지배인 겸 당위원회 책임비서를 맡아왔다.
강경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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