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왕래·대화 기대 … 구체적 실천에 대한 믿음은 아직 부족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4일 서명한 ‘2007 남북정상선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차분한 가운데 환영 일색이었다. 4일 저녁 강남역과 종로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정상선언의 구체적 내용을 아직 자세히 모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체로 커다란 윤곽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후 7년 동안 우여곡절을 잘 알고 있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실천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했다.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된다면 = 가장 큰 반응은 앞으로 한반도에서 전쟁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나이가 든 중장년층의 기대가 컸다. 4일 저녁 서울 종로의 포장마차에서 거래처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이성길(69)씨는 “남북정상회담 아주 잘했다”며 “합의문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주 왕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국을 운영하는 박 모(54)씨는 “남북 정상은 자주 만날수록 좋다”며 “남북한뿐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의 지도자도 만나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 강남역 부근 음식점에서 일하는 이 모(여·58)씨는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 입장에서는 전쟁이 없다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어느 부모나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노 대통령이 이번만큼은 확실하게 했다고 추켜세웠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났다는 이미진(여·23)씨는 “2002년에도 우리 군인들이 서해에서 많이 전사한 것으로 안다”며 “그 지역을 평화지역으로 바꾼다니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먹고사는 것과 밀접한 문제 = 내비게이션 제작회사에 다니고 있는 강병주(34)씨는 “남북합의문도 2000년도보다 더 발전했다”며 “빨리 통일이 돼 통일된 내비게이션 지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갈비집에서 친구생일 모임을 하던 직장인 박은정(여·26)씨는 “예상했던 것보다 노 대통령이 많은 성과를 가져온 것 같고, 합의문도 꽤 구체적”이라면서도 “앞으로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국민적 합의도 필요하고 각종 법률적 정비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이번에 합의가 이뤄진 경협을 통일비용 분담으로 이해하는 국민들도 많았다.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황인성(60)씨는 “통일 비용이 한꺼번에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기사를 봤다”며 “경협을 통해 매해 조금씩 통일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직장인 박종호(38)씨는 “더 이상 이념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며 “경협을 통해 북한의 경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향후 통일비용을 크게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주도로 평화체제 구축해야” = 시민사회단체도 대체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는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북한이 남한을 핵심 당사자로 인정하고 남북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로 합의한 것은 중요한 성과”라며 “이제 정상회담과 6자회담이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와 다음 달 국방장관 회담은 긍정적이지만 군축에 대한 논의기구나 의지표명이 빠진 것은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역시 이번 선언에 대해 “기존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반영하고 2000년 6·15 선언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관련국 정상들의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남과 북의 주도적인 역할과 노력을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김종일 사무처장은 “2000년에 비해 민족공동번영을 위해 대단히 큰 진전을 이뤘다”며 “다만 평화체제로 가는데 꼭 필요한 군축문제가 누락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새사회연대는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해 관련 당사국과 회담을 합의한 것은 중요한 전진”이라면서도 “납북 추정자들에 대한 정확한 합의가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윤여운 김현경 김동수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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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4일 서명한 ‘2007 남북정상선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차분한 가운데 환영 일색이었다. 4일 저녁 강남역과 종로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정상선언의 구체적 내용을 아직 자세히 모르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체로 커다란 윤곽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후 7년 동안 우여곡절을 잘 알고 있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실천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했다.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된다면 = 가장 큰 반응은 앞으로 한반도에서 전쟁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나이가 든 중장년층의 기대가 컸다. 4일 저녁 서울 종로의 포장마차에서 거래처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이성길(69)씨는 “남북정상회담 아주 잘했다”며 “합의문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주 왕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국을 운영하는 박 모(54)씨는 “남북 정상은 자주 만날수록 좋다”며 “남북한뿐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의 지도자도 만나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 강남역 부근 음식점에서 일하는 이 모(여·58)씨는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 입장에서는 전쟁이 없다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어느 부모나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노 대통령이 이번만큼은 확실하게 했다고 추켜세웠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났다는 이미진(여·23)씨는 “2002년에도 우리 군인들이 서해에서 많이 전사한 것으로 안다”며 “그 지역을 평화지역으로 바꾼다니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먹고사는 것과 밀접한 문제 = 내비게이션 제작회사에 다니고 있는 강병주(34)씨는 “남북합의문도 2000년도보다 더 발전했다”며 “빨리 통일이 돼 통일된 내비게이션 지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갈비집에서 친구생일 모임을 하던 직장인 박은정(여·26)씨는 “예상했던 것보다 노 대통령이 많은 성과를 가져온 것 같고, 합의문도 꽤 구체적”이라면서도 “앞으로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국민적 합의도 필요하고 각종 법률적 정비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이번에 합의가 이뤄진 경협을 통일비용 분담으로 이해하는 국민들도 많았다.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황인성(60)씨는 “통일 비용이 한꺼번에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기사를 봤다”며 “경협을 통해 매해 조금씩 통일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직장인 박종호(38)씨는 “더 이상 이념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며 “경협을 통해 북한의 경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향후 통일비용을 크게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 주도로 평화체제 구축해야” = 시민사회단체도 대체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는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북한이 남한을 핵심 당사자로 인정하고 남북이 주도적 역할을 하기로 합의한 것은 중요한 성과”라며 “이제 정상회담과 6자회담이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와 다음 달 국방장관 회담은 긍정적이지만 군축에 대한 논의기구나 의지표명이 빠진 것은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역시 이번 선언에 대해 “기존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반영하고 2000년 6·15 선언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관련국 정상들의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남과 북의 주도적인 역할과 노력을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김종일 사무처장은 “2000년에 비해 민족공동번영을 위해 대단히 큰 진전을 이뤘다”며 “다만 평화체제로 가는데 꼭 필요한 군축문제가 누락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새사회연대는 “평화체제로 나아가기 위해 관련 당사국과 회담을 합의한 것은 중요한 전진”이라면서도 “납북 추정자들에 대한 정확한 합의가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윤여운 김현경 김동수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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