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서삼릉 훼손 심각(사진 있음)
430만㎡ 능역 중 23만㎡ 남아… 효릉은 축산시설 안에 위치 문화재청, 복원 위해 농협 등과 협의… 관련 기관, 이전 결정 미뤄
지역내일
2007-09-17
(수정 2007-09-17 오전 7:00:51)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에 위치한 서삼릉. 국가사적 제200호지만 조선왕릉이 갖고 있는 웅장한 자태를 찾을 수 없다. 다른 왕릉과 달리 훼손 정도가 심각하다.
능역 430만㎡(130만평) 중 남아 있는 것은 23만㎡(7만평)에 불과하다. 중종 계비인 장경왕후 윤씨 능(희릉)과 철종과 철인왕후 김씨 능(예릉) 사도세자의 장자인 의소세손 묘(의령원) 정조의 아들 문효세자 묘(효창원) 등이다. 그나마 인종과 인성왕후 박씨 능(효릉)과 소현세자의 묘(소경원)는 농협 젖소개량부에 있어 공개가 안된다.
현 능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군사정권 시절에 한양 및 뉴코리아 골프장에 매각되거나 농협중앙회 젖소개량부와 마사회, 농협대학, 한국스카우트연맹 중앙훈련원, 군부대 등에 맡겨져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자가 찾았던 14일 서삼릉은 외딴 섬에 불과했다. 현 서삼릉 능역마저도 농협 젖소개량부와 마사회 경마교육원에 포위되어 있다. 광릉수목원에 버금갈 정도로 울창했던 숲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500살 넘는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 대신 초지만 남아 있다. 능역 복원을 엄두내지 못할 정도로 망가져 있다.
◆복원 지역 사적지 지정 검토 =
조선왕릉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추진되면서 서삼릉 복원이 가시화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올 12월 유네스코에 신청서 제출과 함께 서삼릉 복원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젖소개량부 69만4200㎡(21만평)와 경마교육원 36만3600㎡(11만평)를 복원하기로 하고 농협 등 관련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 궁능관리과 유종호 주사는 “유네스코에서 내년 4월 실사를 나오는데 서삼릉을 보자고 하면 난처해진다”며 “대체부지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농협 마사회 등 공공기관과 이전 협의만 잘되면 복원사업에 시동을 걸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전 추진 외에도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해 사적지 지정을 검토 중이다. 사적지로 지정되면 문화재청 승인을 받지 않은 일체의 행위가 제한된다.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젖소개량부나 경마교육원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난해 한 차례 사적지 지정계획을 통보받았던 농협 젖소개량부는 이전에는 긍정적이지만 최종 방침을 결정하지 못했다. 10월에 나올 타당성 용역결과를 보고 이전 여부를 결정한다는 복안이다. 인구집중과 주변 건축물 등으로 인한 방역문제도 이전을 검토하게 하는 한 요인이다. 문명호 관리팀장은 “이전 타당성 및 부지, 방법 등을 담은 용역결과가 나오면 이전 여부를 결정해 문화재청과 협의할 생각이지만 40여년 동안 구축해온 시설물과 장비 등을 옮겨가는 것이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소극적인 기관 압박 =
젖소개량부와 달리 마사회는 아직까지 이전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자체 소유 부지가 걸림돌이다. 젖소개량부 부지는 국가 소유인데 반해 마사회 부지는 국가에서 매입했다. 86년 아시안 게임 때 승마경기장으로 활용됐던 종마목장은 최근 기수 관리사를 양성하는 경마교육원으로 바뀌었다. 과천에 있던 기능이 이쪽으로 옮겨온 것이다. 마사회 매각을 전제로 예산 확보만이 가능한 복원 방법이다. 박우일 교무부장은 “지난 7월에 옮겨온 교육원을 다시 이전하는 것은 어렵다”며 문화재청에서 연락받은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10여년 전부터 서삼릉 복원 운동을 펼쳐온 고양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관련 기관들의 움직임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무관심하거나 부정적 입장을 보인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서삼릉 복원 추진위원회 김득환 위원장은 “능역이 사라진 40여년 동안 관심도 없었던 기관들이 삼송택지지구 개발과 문화유산 등록에 떠밀려 이전과 역사공원 조성 등을 거론하고 있다”며 “지금도 소극적인 마사회나 젖소개량부에 압력을 넣기 위해 효릉과 소경원 등 비공개 지역에 대한 주말 답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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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역 430만㎡(130만평) 중 남아 있는 것은 23만㎡(7만평)에 불과하다. 중종 계비인 장경왕후 윤씨 능(희릉)과 철종과 철인왕후 김씨 능(예릉) 사도세자의 장자인 의소세손 묘(의령원) 정조의 아들 문효세자 묘(효창원) 등이다. 그나마 인종과 인성왕후 박씨 능(효릉)과 소현세자의 묘(소경원)는 농협 젖소개량부에 있어 공개가 안된다.
현 능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군사정권 시절에 한양 및 뉴코리아 골프장에 매각되거나 농협중앙회 젖소개량부와 마사회, 농협대학, 한국스카우트연맹 중앙훈련원, 군부대 등에 맡겨져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기자가 찾았던 14일 서삼릉은 외딴 섬에 불과했다. 현 서삼릉 능역마저도 농협 젖소개량부와 마사회 경마교육원에 포위되어 있다. 광릉수목원에 버금갈 정도로 울창했던 숲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500살 넘는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 대신 초지만 남아 있다. 능역 복원을 엄두내지 못할 정도로 망가져 있다.
◆복원 지역 사적지 지정 검토 =
조선왕릉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추진되면서 서삼릉 복원이 가시화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올 12월 유네스코에 신청서 제출과 함께 서삼릉 복원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젖소개량부 69만4200㎡(21만평)와 경마교육원 36만3600㎡(11만평)를 복원하기로 하고 농협 등 관련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 궁능관리과 유종호 주사는 “유네스코에서 내년 4월 실사를 나오는데 서삼릉을 보자고 하면 난처해진다”며 “대체부지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농협 마사회 등 공공기관과 이전 협의만 잘되면 복원사업에 시동을 걸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전 추진 외에도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해 사적지 지정을 검토 중이다. 사적지로 지정되면 문화재청 승인을 받지 않은 일체의 행위가 제한된다.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젖소개량부나 경마교육원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난해 한 차례 사적지 지정계획을 통보받았던 농협 젖소개량부는 이전에는 긍정적이지만 최종 방침을 결정하지 못했다. 10월에 나올 타당성 용역결과를 보고 이전 여부를 결정한다는 복안이다. 인구집중과 주변 건축물 등으로 인한 방역문제도 이전을 검토하게 하는 한 요인이다. 문명호 관리팀장은 “이전 타당성 및 부지, 방법 등을 담은 용역결과가 나오면 이전 여부를 결정해 문화재청과 협의할 생각이지만 40여년 동안 구축해온 시설물과 장비 등을 옮겨가는 것이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소극적인 기관 압박 =
젖소개량부와 달리 마사회는 아직까지 이전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자체 소유 부지가 걸림돌이다. 젖소개량부 부지는 국가 소유인데 반해 마사회 부지는 국가에서 매입했다. 86년 아시안 게임 때 승마경기장으로 활용됐던 종마목장은 최근 기수 관리사를 양성하는 경마교육원으로 바뀌었다. 과천에 있던 기능이 이쪽으로 옮겨온 것이다. 마사회 매각을 전제로 예산 확보만이 가능한 복원 방법이다. 박우일 교무부장은 “지난 7월에 옮겨온 교육원을 다시 이전하는 것은 어렵다”며 문화재청에서 연락받은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10여년 전부터 서삼릉 복원 운동을 펼쳐온 고양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관련 기관들의 움직임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1~2년 전까지만 해도 무관심하거나 부정적 입장을 보인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서삼릉 복원 추진위원회 김득환 위원장은 “능역이 사라진 40여년 동안 관심도 없었던 기관들이 삼송택지지구 개발과 문화유산 등록에 떠밀려 이전과 역사공원 조성 등을 거론하고 있다”며 “지금도 소극적인 마사회나 젖소개량부에 압력을 넣기 위해 효릉과 소경원 등 비공개 지역에 대한 주말 답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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