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의 그늘] ① 국민 빠진 동원선거

지역내일 2007-09-17 (수정 2007-09-17 오전 9:35:16)
민심 냉소 부를 20% 투표율
조직싸움 골몰 ‘당신들만의 리그’ … ‘구태 선거’ 이미지만 증폭


대선후보를 뽑는 대통합민주신당 국민경선에 ‘국민’은 없었다. 조직을 풀어 선거인단을 차량으로 실어 나르는 동원능력이 판세를 갈랐다. 사람을 끌어내는 데 돈이 들어가는 ‘구태’ 선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주말 첫 4연전이 치러진 울산 제주 강원 충북 경선에 참여한 선거인단 수는 3만5284명. 총 선거인단(17만8091명)의 19.81%에 불과하다. 공식 등록한 국민선거인단 10명 중 8명이 아예 투표장에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당 지도부가 공언했던 선거인단 300만명의 자발적 축제는 첫 걸음부터 빈말이 되어 버렸다. 현재론 국민경선의 흥행은 실패 수준이다.

◆곳곳에서 위력 드러낸 ‘실어 나르기’ =
동원선거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곳은 충북의 보은·옥천·영동이다. 전체 선거인단 5만6298명 중 1만2천142명(21.57%)이 투표에 참여한 충북의 투표인 가운데 보은·옥천·영동 선거인단이 무려 40%(4874명)를 차지했다. 세 곳은 정동영 후보 선대본 고문인 이용희 국회부의장의 지역구다.
투표소가 마련된 해당 군청엔 이른 아침부터 군수들이 투표장 앞에 나와 선거인단과 악수를 하는 바람에 선관위 관계자 및 타 후보 참관인들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사람을 실어 나르는 승합차가 연신 들락거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는 후문이다. 정 후보는 세 지역에서만 손학규 이해찬 후보를 3천표 가량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전체 개표 결과의 표차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해찬 후보가 1위를 한 강원 경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광재 의원의 지역구인 영월·평창·정선·태백지역에선 오후 들어 선거인단이 투표장에 몰려들면서 몰표가 쏟아졌고, 이창복 전 의원의 원주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개표결과가 발표된 제주시 체육회관 앞에서는 특정후보측 조직활동가가 한 의원에게 다가와 “내일 강원선거를 위해 차량 40대가 00에서 출발했다”고 자신있게 보고하는 사례도 있었다. 출발지는 특정후보의 강세지역으로 알려진 곳이었다.
이날 제주 경선에서도 막판 표몰이 동원을 의심할만한 상황이 펼쳐졌다. 투표마감 시각인 오후 5시를 불과 30여분 앞두고 한꺼번에 수백명의 선거인단이 몰려들었다. 현장에선 “대화를 들어보니 어느 후보측 선거인단인지 알겠다”면서 “동원이 아니면 설명이 안되는 일”이란 수군거림이 있었다.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차떼기 경선으로 내몰리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우려도 나왔다.

◆‘민심의 냉소’로 역풍 부를 수도 =
당이 한껏 의미를 부여했던 ‘국민경선’이 초장부터 ‘동원 싸움’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높아질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당과 후보들에게 되돌아간다. CBS와 리얼미터의 주간 여론조사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싸늘한 시각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신당 경선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율이 5일 조사의 55.3%에서 12일 63.4%로 상승했다.
예비경선 과정의 집계 및 순위 혼란, 정국을 강타한 신정아-변양균 파문, 악천후와 추석을 앞둔 벌초 일정 등 가뜩이나 환경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치러지는 국민경선이 조직동원 싸움, ‘당신들만의 리그’란 딱지까지 붙으면 민심의 냉소와 무관심은 그에 비례해 커질 수밖에 없다. 민심을 빨아들이지 못하는 ‘구태 경선’으로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대선 본선을 위한 유권자 동력을 살려내지 못한다. 자칫 내년 총선 대비용 경선이란 비난과 패배주의마저 확산시킬 수도 있다. 당 지도부는 “모바일 투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200만명 이상이 참여해 흥행을 일으킬 것”이란 마지막 기대가 과연 현실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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