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폐막 임박

후계자, 낙점에서 경쟁으로

지역내일 2007-10-18
권력 핵심 상무위원 선거 결과 22일 공개

중국 정치권력이 후계자 낙점 방식에서 경쟁체제 도입을 통해 다소나마 공개적인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21일까지 7일간 진행되고 있는 중국공산당 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세력을 대표하는 후진타오 총서기 측이 힘의 열세를 절감하며 태자당과 상하이방을 기반으로 한 장쩌민 전 총서기 측에게 밀려 후계구도와 권력지분까지 내주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상하이방 부활 선봉 = 올해 초까지만 해도 태자당과 상하이방은 후진타오 총서기가 이끄는 공청단 세력, 일명 ‘단파(團派)’에 밀려 나는 것처럼 보였다. 혁명 8대 원로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했던 보이보가 1월15일 사망했고 상하이방은 첸량위 전 상하이 당서기와 그 측근들이 부패로 낙마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단파는 후진타오 총서기가 반부패와 환경보호, 균형발전 등을 앞세워 경제성장 우선주의를 제창하는 상하이파를 견제하는 데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오랜 기간 중국의 정치와 경제를 주도했던 상하이방의 세력기반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후 총서기는 원자바오 총리와 경제성장방식을 두고 논쟁을 벌였던 첸 서기를 숙청하는 데 성공했지만 장쩌민 전 총서기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고 첸 서기 숙청의 반대급부로 장쩌민의 조카이자 상하이 공안국장인 우즈밍이 상하이 당위원회 상무위원에 오르도록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11일 “첸량위의 숙청은 커다란 타격이었지만 상하이방의 주요 핵심세력은 권력을 그대로 지켰다”며 “상하이방은 퇴출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세력을 지킨 상하이방은 시진핑 상하이 당서기를 앞세워 이번 당대회에서 대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실 시 서기가 장쩌민이나 그의 오른팔인 쩡칭훙 부주석과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상하이방과의 관련성을 굳이 찾는다면 200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상하이 인근 저장성에서 부서기, 부성장, 대리성장, 서기를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는 정도이다. 따라서 54세로 젊고 법학 박사로서 고학력자인 그를 상하이방이 단파의 선두주자인 리커창의 대항마로 키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올해 3월 상하이시 당서기로 취임한 시 서기가 성과를 낼 시간이 없었음을 고려해 볼 때 그의 급부상은 거대한 정치적 파벌의 조직적인 지원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힘 잃은 ‘후의 남자’들, 자리 지키기 급급 = ‘리틀 후’로 불리며 유력한 차기 총서기로 지목되던 리커창 랴오닝성 당서기는 급부상한 시 서기에 밀리고 있다. 능력이나 경력, 실적, 연령 등에서는 시 서기에 전혀 손색이 없지만 기반이 약한 공청단과 힘의 한계를 절감한 후진타오 총서기 외에는 이렇다 할 지원세력이 없다는 점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현재 상무위원 진입은 거의 확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차기 총서기나 국가주석이 아닌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후의 남자’인 리위안차오 장쑤성 당서기는 한때 상무위원 진입 후보군이었으나 막상 당대회가 시작한 이후에는 후보군에서 탈락해 있다. 후진타오 총서기가 16일 당대회에 참석한 장쑤성 대표단을 찾아 격려하는 사진이 인민일보를 비롯한 모든 언론에 크게 실렸지만 이는 오히려 리 서기가 이번 대회에서 상무위원에 오를 수 없을 것임을 확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후 총서기의 심복인 링지화 중앙판공청 주임은 당대회 부비서장에서 탈락했다. 대신 전임 중앙판공청 주임인 왕강이 4명의 부비서장 가운데 한 명에 뽑혔다. 중앙판공청 주임은 총서기의 비서실장으로 전임 왕강 주임은 장쩌민의 측근이었다. 후진타오는 거의 5년 만에 자기 사람을 비서실장에 임명할 수 있었으나 그를 권력의 자리에 올려 놓지는 못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15일 중앙판공청 주임은 역대로 예외 없이 당대회 부비서장을 맡아왔다며 링 주임의 탈락은 매우 예외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후진타오 총서기를 지지하며 정치국 상무위원단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후의 남자’ 역할을 해왔던 원자바오 총리도 사면초가의 곤경에 빠져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5일 “원자바오 총리는 다음 임기에도 총리직을 유지할 것으로 오랫동안 여겨졌다”며 “하지만 최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성장률 감소에 실패하고 물가상승으로 인해 사회불안을 초래했다는 등의 원인으로 당 내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공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원 총리가 자리를 유지하기는 하겠지만 그의 권력은 불안해 질 것이다”고 전했다.
◆후 총서기, 열세 극복 어려울 듯 = 언론보도를 통해 윤곽은 드러나고 있지만 중공 당국의 철저한 보안으로 차기 권력구도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7일 오후 17차 당대회 주석단이 2차 회의를 열어 17기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 명단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또 감표인과 총감표인의 명단도 확정했다고 전했다. 중공이 이 같은 의사진행 과정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서 이번 당대회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당내 민주의 확대를 재확인시킴과 동시에 지도부 내부에서 차기 지도부와 관련한 합의가 도출됐음을 대외적으로 확인시키는 효과를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17차 당대회는 21일까지 진행된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남은 기간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17기 중앙위원회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위원들을 선거하고 <중국공산당장정>(수정안)을 심의한다. 중앙위원회에서 선출되는 상무위원 선거 결과는 22일 열리는 17기 1중전회를 통해 공개된다.
현재까지는 8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후진타오, 우방궈, 원자바오와 리창춘 상무위원은 유임이 확실하고 뤄간 정법위 서기와 우관정 기율검사위 서기는 퇴임이 확실시된다. 자칭린 정협 주석과 쩡칭훙 부주석 가운데 둘 중 하나만 퇴임할 것으로 보이며 쩡 부주석의 퇴임 가능성이 더 높다. 새로 상무위원에 진입할 4명의 후보군으로는 리커창, 시진핑과 함께 허궈창 중공 중앙조직부장, 저우용캉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대로 17기 정치국 상무위원이 조직된다면 후 총서기는 사망한 황쥐 전 부총리의 자리에 우군인 리커창 서기를 앉히는 셈이 된다. 하지만 ‘리펑의 집사’로 불리는 뤄간 서기 자리에 장쩌민 전 총서기의 측근이 들어오게 돼 수적으로는 여전히 열세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내일신문 외교통일팀

중국의 권력집단
공산주의 청년단(공청단) : 중국 공산당내 최대 계파다. 공산당 전위조직인 ‘공산주의청년단’을 줄여서 공청단, 또는 단파라고도 부른다. 1920년 중국사회주의청년단으로 발족해 1921년 창설된 중국공산당보다 역사가 앞서며 능력있는 청년 중심으로 부패 문제 등 도덕성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1982~1985년 공청단 중앙서기처의 서기와 제1서기를 지낸 인연이 있다.

태자당 : 중국 당·정·군·재계 고위인사의 자녀를 일컫는 말. 1997년 사망한 덩샤오핑의 큰 아들 덩푸팡이 대표격으로 고위층 자녀 4000여명이 중국 핵심 요직에 포진하고 있다.
하나의 조직은 아니지만 혈연관계에다 결혼, 학교, 직장 등을 통해 그물망처럼 촘촘한 ‘관시(關係)’를 맺으며 중국의 정·관계와 경제계를 주름잡고 있다.
상하이방(上海幇) : 1980년대 중반부터 중국 권부의 실세로 등장한 상하이 출신의 인사를 일컫는 말로 장쩌민 전 주석이 대부격이다. 장 전 주석은 상하이 시장, 상하이 당서기장 겸 중앙정치국 위원을 거쳐 당 총서기와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까지 올랐다. 5대 총리를 지낸 주룽지도 상하이 출신이다.
올해 첸량위 상하디 당서기가 ‘유사 이래 최대 규모의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혐의로 숙청된 것도 상하이방 견제를 위한 후진타오 주석의 포석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권력의 정점이다. 당의 최고영도기관인 중앙위원회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형식적으로는 상무위→중앙위→전국대표대회로 의견이 올라가는 구조지만 대표대회가 5년에 한번 열리는 탓에 사실상 상무위원이 전권을 행사한다. 상무위원 정원은 5~9인으로 당대회 때마다 변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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