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결집속 수도권이 판가름낼 판세
호남기반 정 후보 충청권 흡수가 2차 과제 … 수도권 이명박 강세가 3차 장벽
역대 대선의 승부를 가른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역이었다.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호남, 충청의 대표주자들이 대결한 20년 전 87년 대선, 노태우-김영삼-김종필 3자연합의 민자당과 호남의 김대중(DJ) 고립으로 치러진 92년 대선, 호남-충청 지역간 DJP연합으로 김대중 후보가 승리한 97년 대선, 지역-세대-이념의 3대 요소가 작용한 2002년 대선에서 당락의 첫째 요인은 지역이었다.
정치권과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도 “과거에 비해 상대적 강도는 낮아지겠지만, 지역주의가 제일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정동영 후보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항마로 선출하면서 대선결과를 좌우해 온 지역주의 요소는 이미 꿈틀거리고 있다.
신당이 정 후보를 대선후보로 확정한 직후인 16~17일 사이 진행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지지도는 대략 15~16% 수준으로 상승했다. 비록, 45%~56% 수준인 이명박 후보와 큰 격차가 나지만 한자리 수에 머물던 정 후보 지지율이 당내 경선 마무리 직후 뛰어오른 배경에는 호남권의 결집이란 특징이 있다.
◆영남 이어 호남도 결집 시작 =
호남 응집은 15일 오후 실시된 문화일보-디오피니언 조사에서 나타났다. 정 후보는 이 지역에서 55.8%의 지지율을 얻어 이 후보(21.6%)를 두배 이상의 차로 눌렀다. 한나라당의 지역적 토대인 영남지역이 이명박-박근혜간 당내 경선 과정에서 강한 정권교체 열망 속에 응집해 있었고, 이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대부분을 흡수한 이후 호남지역이 민주신당 정 후보에게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근거지인 영남이 이미 이 후보 지지로 단결해 있고, 범여권의 근거지인 호남이 정 후보 중심으로 결집하는 현상은 미리 예상된 결과다. 영호남의 표심대결 구도가 이미 자리잡혀 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유권자 인구분포상 영호남만의 대결에선 영남이 절대 유리하다. 2007년 3월 통계청 기준 조사로 총 유권자는 3750만여명이고, TK와 PK를 합한 영남지역 유권자 수는 1000여만명인데 반해, 광주·전남·전북의 호남은 약 400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한나라권으로서는 정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후보, 장외의 문국현 후보 등에게 던져진 후보단일화 과정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호남과 충청의 유권자를 한데 묶고, 수도권의 양 지역 출신 유권자들을 끌어 모으지 않으면 50%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이명박 후보를 넘어서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대결 최종 승부처는 수도권 =
현재까지 표심의 전국적 분포로 볼때, 이 후보는 거의 ‘절대강자’나 다름없는 지지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센터의 17일 조사(1000명 대상, 신뢰도 95%, 표본오차 ±3.1%)에선 55.8% 대 15.5%로 정 후보를 눌렀고, 조선일보-갤럽의 16일 조사(864명 대상, 신뢰도 95%, 표본오차 ±3.3%)에서도 55% 대 16%로 큰 격차를 보였다.
조선-갤럽 조사의 지역적 분류에서는 호남에서만 정 후보(44.5%)에게 뒤진 19.8%였고, 영남권에선 55%포인트, 충청권 17%포인트, 수도권 48%포인트 격차로 모두 우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이런 지지도 추이는 이명박-정동영 경쟁이 범여권이 구상하는 영남권 대 서부벨트(호남+충청)의 대결이란 구도를 기초로 1800여만 유권자가 모여있는 수도권을 누가 장악할 수 있느냐가 최종 승패를 가를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내일신문의 9월 8일~10일 정량여론조사와 표적집단심층좌담(FGD) 조사에서는 수도권의 이명박 지지가 보다 견고해진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한나라당 당내 경선 이후 실시된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층인 60대 이상층과 주부가 이 후보의 새로운 주력 지지층으로 가세한 것으로 조사돼, 이 후보는 수도권 3040세대 및 화이트칼라에 이어 또다른 지원군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60여일 남은 대선 과정이 예상치 못한 몇가지 변수를 만나겠지만, 핵심변수인 지역주의 요소를 중심으로 살펴 볼 때, 영호남의 자체 결집과 범여권의 서부벨트 복원여부를 넘어선 수도권 민심 향배가 대선승패의 최종 관건이 될 것이란 이야기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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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기반 정 후보 충청권 흡수가 2차 과제 … 수도권 이명박 강세가 3차 장벽
역대 대선의 승부를 가른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역이었다.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호남, 충청의 대표주자들이 대결한 20년 전 87년 대선, 노태우-김영삼-김종필 3자연합의 민자당과 호남의 김대중(DJ) 고립으로 치러진 92년 대선, 호남-충청 지역간 DJP연합으로 김대중 후보가 승리한 97년 대선, 지역-세대-이념의 3대 요소가 작용한 2002년 대선에서 당락의 첫째 요인은 지역이었다.
정치권과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도 “과거에 비해 상대적 강도는 낮아지겠지만, 지역주의가 제일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정동영 후보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항마로 선출하면서 대선결과를 좌우해 온 지역주의 요소는 이미 꿈틀거리고 있다.
신당이 정 후보를 대선후보로 확정한 직후인 16~17일 사이 진행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지지도는 대략 15~16% 수준으로 상승했다. 비록, 45%~56% 수준인 이명박 후보와 큰 격차가 나지만 한자리 수에 머물던 정 후보 지지율이 당내 경선 마무리 직후 뛰어오른 배경에는 호남권의 결집이란 특징이 있다.
◆영남 이어 호남도 결집 시작 =
호남 응집은 15일 오후 실시된 문화일보-디오피니언 조사에서 나타났다. 정 후보는 이 지역에서 55.8%의 지지율을 얻어 이 후보(21.6%)를 두배 이상의 차로 눌렀다. 한나라당의 지역적 토대인 영남지역이 이명박-박근혜간 당내 경선 과정에서 강한 정권교체 열망 속에 응집해 있었고, 이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대부분을 흡수한 이후 호남지역이 민주신당 정 후보에게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근거지인 영남이 이미 이 후보 지지로 단결해 있고, 범여권의 근거지인 호남이 정 후보 중심으로 결집하는 현상은 미리 예상된 결과다. 영호남의 표심대결 구도가 이미 자리잡혀 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유권자 인구분포상 영호남만의 대결에선 영남이 절대 유리하다. 2007년 3월 통계청 기준 조사로 총 유권자는 3750만여명이고, TK와 PK를 합한 영남지역 유권자 수는 1000여만명인데 반해, 광주·전남·전북의 호남은 약 400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한나라권으로서는 정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후보, 장외의 문국현 후보 등에게 던져진 후보단일화 과정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호남과 충청의 유권자를 한데 묶고, 수도권의 양 지역 출신 유권자들을 끌어 모으지 않으면 50%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이명박 후보를 넘어서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대결 최종 승부처는 수도권 =
현재까지 표심의 전국적 분포로 볼때, 이 후보는 거의 ‘절대강자’나 다름없는 지지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센터의 17일 조사(1000명 대상, 신뢰도 95%, 표본오차 ±3.1%)에선 55.8% 대 15.5%로 정 후보를 눌렀고, 조선일보-갤럽의 16일 조사(864명 대상, 신뢰도 95%, 표본오차 ±3.3%)에서도 55% 대 16%로 큰 격차를 보였다.
조선-갤럽 조사의 지역적 분류에서는 호남에서만 정 후보(44.5%)에게 뒤진 19.8%였고, 영남권에선 55%포인트, 충청권 17%포인트, 수도권 48%포인트 격차로 모두 우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이런 지지도 추이는 이명박-정동영 경쟁이 범여권이 구상하는 영남권 대 서부벨트(호남+충청)의 대결이란 구도를 기초로 1800여만 유권자가 모여있는 수도권을 누가 장악할 수 있느냐가 최종 승패를 가를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
내일신문의 9월 8일~10일 정량여론조사와 표적집단심층좌담(FGD) 조사에서는 수도권의 이명박 지지가 보다 견고해진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한나라당 당내 경선 이후 실시된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층인 60대 이상층과 주부가 이 후보의 새로운 주력 지지층으로 가세한 것으로 조사돼, 이 후보는 수도권 3040세대 및 화이트칼라에 이어 또다른 지원군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60여일 남은 대선 과정이 예상치 못한 몇가지 변수를 만나겠지만, 핵심변수인 지역주의 요소를 중심으로 살펴 볼 때, 영호남의 자체 결집과 범여권의 서부벨트 복원여부를 넘어선 수도권 민심 향배가 대선승패의 최종 관건이 될 것이란 이야기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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