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1명 성 정체성 방황

마음 터놓고 대화할 상대 없어 … 학교내 성소수자 대책 절실

지역내일 2007-10-19
#중학교 3학년인 김영진(가명·15)군은 학교안에서 이른바 이반으로 통한다. 이반은 보통 사람들이 이성간의 사랑을 기본으로 하는 일반(사람)의 상대적 개념으로 쓰이는 말이다. 이반은 곧 같은 성에 대해서 사랑 등의 감정을 느끼는 동성애자를 말한다.
김군은 평소 자신의 여성스러운 성격을 고치려고 수도 없이 노력하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전에 기도도 하지만 남학생 친구에게 가지는 묘한 감정을 어쩔 수가 없었다. 김군의 가장 큰 고민은 이러한 자신의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중학교 1학년 때 마음이 끌리는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가 친구관계가 끊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곧 고등학생이 되는 김군은 평소 ‘죽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자신의 성 정체성때문에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
‘청소년성소수자커뮤니티’라는 인터넷 카페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은 한 남자 중학생의 실제 얘기다. 이 카페는 올해 초에 문을 열었는데 현재 회원수가 400명을 넘어섰다.

◆동성애자 청소년의 성 갈등 = 대통합민주신당 신학용 의원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07년 자료를 토대로 우리나라 청소년 10%가 성 정체성과 관련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18일 청소년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2007년 10월 현재 인터넷에는 20개 이상의 10대 이반 카페가 있으며, 회원수는 최대 2만8000명에 달한다”며 “최소 5만 명 이상의 청소년이 성에 대한 정체성으로 고민을 하고 있는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의 또 이날 국감에서 이들 성 정체성으로 방황하는 청소년 가운데 77.4%가 자살을 고민한 경험이 있으며, 이 가운데 47.7%가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이 같은 통계는 김경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해행위나 자살을 기도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10%에 달한다는 조사결과에 비춰볼 때 훨씬 높은 것이다.
실제로 한국청소년상담원에 상담을 요청한 이희진(가명·17)양은 “부모님이나 친척들은 당연히 남자와 결혼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내 고민을 남한테 털어놓지 못해 괴롭다”며 “죽고 싶다는 충동도 많이 느낀다”고 털어놨다.

◆학교내 성 수소자 따돌림 심각 =
이처럼 학교안에서 성 소수자인 학생들이 겪는 갈등이 심각한데도 일선 학교에서는 이들의 고민을 들어줄 준비가 전혀 안돼 있다.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청소년이 이와 관련한 상담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은 17.4%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청소년의 성 정체성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상담하거나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은 거의 없으며, 정부예산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성 소수자에 대한 일선 학교 교사들의 인식수준도 커다란 문제다.
신 의원은 일선 학교에서 상담 교사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관련 학생을 세워놓고 “다시는 동성애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지시한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와 관련 국가 차원에서 성 소수자에 대한 교사교육을 실시할 것과 우울증이 있거나 자살 위험성이 높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해 줄 수 있는 전문상담가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영희 국가청소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거나 착각하고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며 “상담원을 확대하고 이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고 답변했다.
윤여운 김현경 기자 blueditt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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