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랑’ ‘노후대비’ 등 시대 화두 반영
감동의 휴면스토리 , 과장광고 비꼰 패러디까지
“아범아 잘 있지?” “우린 아무것도 필요 없다. 연속극 옆집 가서 본다.”
최근 시청자들 사이에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 이동통신회사의 TV광고다. 이 광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와 메시지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필요 없다”를 연발하는 노부부의 익살스런 표정은 단연 압권이다. 하지만 여기에 그쳤다면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고향을 자주 방문하지 못하는 많은 도시 직장인들의 마음을 자극했기 때문에 이 광고는 한층 돋보였다. 이처럼 광고에는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 같은 기능이 있다.
특히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다루는 보험은 훨씬 더 시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보험광고를 보면 세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빈말이 아닌 것이다.
◆이 시대의 아버지들 = 아빠를 향해 빠른 속도로 기어가는 아이. 걷지도 못하는 아이는 무엇이 그리 좋은 지 아빠를 향해 무릎으로 질주한다. 퇴근하는 아빠도 아이 못지않은 표정이다. 둘은 뜨겁게 상봉하고 아빠는 아이를 번쩍 들어올린다.
“아빠가 그렇게 좋아?”라는 물음에 아이는 그저 까르르르 웃을 뿐이다. 아빠도 함께 웃는다. 특별한 설명도 없다. 하지만 누구든지 느낄 수 있다.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을.
푸르덴셜생명보험이 최근 새롭게 내놓은 TV 광고 <아빠는 푸르덴셜=""> 시리즈다. 이 광고는 화려한 스타를 동원된 것도 아닌데 많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아이를 출연시키면 망하지 않는다는 광고학의 고전이론 때문만은 아니다. 네티즌이 직접 만든 UCC(손수제작물) 동영상을 활용해 사실감을 높였고, 스타가 아닌 일반 가정의 가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한층 친밀하게 다가왔다. 광고CF를 전문으로 다루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 광고는 금융·보험 분야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인터넷 게시판의 반응도 뜨겁다. “자식가진 부모 맘을 잘 아는 듯” “넘넘 귀엽네요” “이거 정말 광고 안 같아서^^” 등 찬사가 대부분이다.
사실 푸르덴셜생명은 얼마 전까지 비호감 광고의 대명사로 분류됐다. “10억을 받았습니다.”라는 카피로 유명한 지난번 광고에서 가장이 없는 자리를 대신하는 설계사와 보험이라는 컨셉트가 시청자들의 반감을 샀던 것. 가장의 죽음을 마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발판으로 삼는 듯한 분위기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 제작한 <아빠는 푸르덴셜=""> 시리즈로 급호감이 된 것이다.
푸르덴셜생명보험 관계자는 “광고처럼 아빠의 사랑으로 인한 아이의 행복한 웃음처럼 고객과 고객의 가족을 변함없이 지켜가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아빠는 푸르덴셜=""> 시리즈 총 3편을 오는 12월까지 방영할 예정이다.
탤런트 전광렬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동부화재의 보험광고는 이 시대의 또 다른 아버지 상을 보여준다. 퇴근 후 양치질을 하고 있는 전씨에게 “아빠, 술 먹었지. 그러다 아프면 어떡하냐”며 잔소리를 하는 딸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가장들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전해준다. 최근에는 딸을 등에 업고 팔굽혀펴기를 하다가 힘겨워 하는 전광렬 씨의 표정에서 안타까움마저 느낄 수 있다.
◆고령화, 두려움인가 희망인가 = 보험광고엔 이 시대 최대 화두인 고령화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 연금보험 등을 통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상품 광고는 기본이다. 최근에는 전혀 다른 새로운 노후를 시작하자는 역발상 광고도 등장했다. 삼성생명이 9월부터 새로 선보인 연금자산 프리덤 피프티 플러스(Freedom50+)가 대표적이다.
엄숙한 결혼식장에서 딸을 건넨 아버지가 사위에게 귓속말을 전한다. “잘 부탁하네.” 그리고 나선 뒤돌아서서 부인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멋진 노후를 향해서다.
더스틴호프만 주연의 영화 ‘졸업’의 한 장면을 따온 듯한 이 광고에서 스포츠카를 타고 자신들만의 노후를 찾아 떠나는 중년 부부의 모습에는 두려움 보다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 더욱 크다. 이처럼 삼성생명의 광고는 정형화된 노후의 삶을 벗어나 노후를 ‘자유’로 보면서 시각의 전환점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고준호 삼성생명 홍보팀 상무는 “은퇴 후의 인생이 가장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을 표현하며 연금준비의 중요성을 표현하기 위해 광고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광고에 대해 일반인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노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공감할 수 없다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공감할 수 없다는 반응은 대체로 “무슨 말인지 이해는 하지만 한국정서에 맞지 않다”는 것. 한 네티즌은 특히 “딸아이를 시집보내자 말자 자유를 찾아 떠난다는 설정은 마치 자식을 짐처럼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서 한국 정서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감동과 과장의 차이 = 이것만이 아니다. 보험 광고에는 감동도 있고, 때론 과장도 있다. 보험광고에서 특히 과장광고가 많다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금융감독 당국으로 부터 끊임없이 지적을 받는 것도 보험사들의 과장광고다. 최근에는 연간 3000억원대로 팽창하고 있는 TV홈쇼핑을 통한 보험광고에서 과장광고가 자주 등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홈쇼핑 보험관련 소비자 상담이 2003년 단 3건에서 2005년 215건, 2006년 248건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올 들어서는 8월 현재까지 144건의 소비자 상담이 접수됐다.
또 지난 11일 대한은퇴자협회는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효도보험 실버보험 등의 과장광고가 노인들을 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무진단’ ‘나이불문’ ‘병력불문’ ‘직업불문’ 등의 문구가 선량한 가입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장광고가 늘어나다 보니 인터넷에는 이를 비꼰 패러디물까지 등장했다. 인기오락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멤버들이 등장해 각종 보험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이 패러디물이 그것. ‘과다편집 충격으로 입원한 정형돈씨도 첫날부터 5만원을 받았습니다’ ‘80세까지 무보장 거성 다이렉트 실버보험’ 등 보험의 과장성을 비꼬는 것이 대부분이다.
감동적인 휴먼스토리를 다룬 광고도 있다. 손해보험협회가 최근 TV를 통해 보내고 있는 ‘공익캠페인 지선이의 희망’ 편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대학졸업을 앞둔 스물 세 살 나이에 음준운전자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 55% 3도 화상, 12번의 대수술을 겪었지만 아직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지선씨의 실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을 다시 생각해 주고 있다는 평가다.
한 네티즌은 이 광고에 대해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도 희망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오는 것 같습니다. 감동입니다”라고 평가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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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휴면스토리 , 과장광고 비꼰 패러디까지
“아범아 잘 있지?” “우린 아무것도 필요 없다. 연속극 옆집 가서 본다.”
최근 시청자들 사이에 화제를 모으고 있는 한 이동통신회사의 TV광고다. 이 광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와 메시지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필요 없다”를 연발하는 노부부의 익살스런 표정은 단연 압권이다. 하지만 여기에 그쳤다면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고향을 자주 방문하지 못하는 많은 도시 직장인들의 마음을 자극했기 때문에 이 광고는 한층 돋보였다. 이처럼 광고에는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 같은 기능이 있다.
특히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다루는 보험은 훨씬 더 시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보험광고를 보면 세상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빈말이 아닌 것이다.
◆이 시대의 아버지들 = 아빠를 향해 빠른 속도로 기어가는 아이. 걷지도 못하는 아이는 무엇이 그리 좋은 지 아빠를 향해 무릎으로 질주한다. 퇴근하는 아빠도 아이 못지않은 표정이다. 둘은 뜨겁게 상봉하고 아빠는 아이를 번쩍 들어올린다.
“아빠가 그렇게 좋아?”라는 물음에 아이는 그저 까르르르 웃을 뿐이다. 아빠도 함께 웃는다. 특별한 설명도 없다. 하지만 누구든지 느낄 수 있다.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을.
푸르덴셜생명보험이 최근 새롭게 내놓은 TV 광고 <아빠는 푸르덴셜=""> 시리즈다. 이 광고는 화려한 스타를 동원된 것도 아닌데 많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아이를 출연시키면 망하지 않는다는 광고학의 고전이론 때문만은 아니다. 네티즌이 직접 만든 UCC(손수제작물) 동영상을 활용해 사실감을 높였고, 스타가 아닌 일반 가정의 가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한층 친밀하게 다가왔다. 광고CF를 전문으로 다루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 광고는 금융·보험 분야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인터넷 게시판의 반응도 뜨겁다. “자식가진 부모 맘을 잘 아는 듯” “넘넘 귀엽네요” “이거 정말 광고 안 같아서^^” 등 찬사가 대부분이다.
사실 푸르덴셜생명은 얼마 전까지 비호감 광고의 대명사로 분류됐다. “10억을 받았습니다.”라는 카피로 유명한 지난번 광고에서 가장이 없는 자리를 대신하는 설계사와 보험이라는 컨셉트가 시청자들의 반감을 샀던 것. 가장의 죽음을 마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발판으로 삼는 듯한 분위기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 제작한 <아빠는 푸르덴셜=""> 시리즈로 급호감이 된 것이다.
푸르덴셜생명보험 관계자는 “광고처럼 아빠의 사랑으로 인한 아이의 행복한 웃음처럼 고객과 고객의 가족을 변함없이 지켜가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아빠는 푸르덴셜=""> 시리즈 총 3편을 오는 12월까지 방영할 예정이다.
탤런트 전광렬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동부화재의 보험광고는 이 시대의 또 다른 아버지 상을 보여준다. 퇴근 후 양치질을 하고 있는 전씨에게 “아빠, 술 먹었지. 그러다 아프면 어떡하냐”며 잔소리를 하는 딸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가장들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전해준다. 최근에는 딸을 등에 업고 팔굽혀펴기를 하다가 힘겨워 하는 전광렬 씨의 표정에서 안타까움마저 느낄 수 있다.
◆고령화, 두려움인가 희망인가 = 보험광고엔 이 시대 최대 화두인 고령화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 연금보험 등을 통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상품 광고는 기본이다. 최근에는 전혀 다른 새로운 노후를 시작하자는 역발상 광고도 등장했다. 삼성생명이 9월부터 새로 선보인 연금자산 프리덤 피프티 플러스(Freedom50+)가 대표적이다.
엄숙한 결혼식장에서 딸을 건넨 아버지가 사위에게 귓속말을 전한다. “잘 부탁하네.” 그리고 나선 뒤돌아서서 부인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멋진 노후를 향해서다.
더스틴호프만 주연의 영화 ‘졸업’의 한 장면을 따온 듯한 이 광고에서 스포츠카를 타고 자신들만의 노후를 찾아 떠나는 중년 부부의 모습에는 두려움 보다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 더욱 크다. 이처럼 삼성생명의 광고는 정형화된 노후의 삶을 벗어나 노후를 ‘자유’로 보면서 시각의 전환점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고준호 삼성생명 홍보팀 상무는 “은퇴 후의 인생이 가장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을 표현하며 연금준비의 중요성을 표현하기 위해 광고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광고에 대해 일반인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노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공감할 수 없다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공감할 수 없다는 반응은 대체로 “무슨 말인지 이해는 하지만 한국정서에 맞지 않다”는 것. 한 네티즌은 특히 “딸아이를 시집보내자 말자 자유를 찾아 떠난다는 설정은 마치 자식을 짐처럼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서 한국 정서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감동과 과장의 차이 = 이것만이 아니다. 보험 광고에는 감동도 있고, 때론 과장도 있다. 보험광고에서 특히 과장광고가 많다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금융감독 당국으로 부터 끊임없이 지적을 받는 것도 보험사들의 과장광고다. 최근에는 연간 3000억원대로 팽창하고 있는 TV홈쇼핑을 통한 보험광고에서 과장광고가 자주 등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홈쇼핑 보험관련 소비자 상담이 2003년 단 3건에서 2005년 215건, 2006년 248건으로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올 들어서는 8월 현재까지 144건의 소비자 상담이 접수됐다.
또 지난 11일 대한은퇴자협회는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효도보험 실버보험 등의 과장광고가 노인들을 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무진단’ ‘나이불문’ ‘병력불문’ ‘직업불문’ 등의 문구가 선량한 가입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장광고가 늘어나다 보니 인터넷에는 이를 비꼰 패러디물까지 등장했다. 인기오락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멤버들이 등장해 각종 보험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이 패러디물이 그것. ‘과다편집 충격으로 입원한 정형돈씨도 첫날부터 5만원을 받았습니다’ ‘80세까지 무보장 거성 다이렉트 실버보험’ 등 보험의 과장성을 비꼬는 것이 대부분이다.
감동적인 휴먼스토리를 다룬 광고도 있다. 손해보험협회가 최근 TV를 통해 보내고 있는 ‘공익캠페인 지선이의 희망’ 편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대학졸업을 앞둔 스물 세 살 나이에 음준운전자에 의해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 55% 3도 화상, 12번의 대수술을 겪었지만 아직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지선씨의 실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을 다시 생각해 주고 있다는 평가다.
한 네티즌은 이 광고에 대해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도 희망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오는 것 같습니다. 감동입니다”라고 평가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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