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과 이명박, 비교 포인트 ① 대중 전술 vs 후보 전술
행복배달부냐, 후보 마케팅이냐
정동영, ‘가족행복’ 매개로 자원봉사자 중심 대국민 소통에 초점
이명박, 인물론 앞세워 당과 선대위 ‘상품 이명박’ 세일즈에 역점
기자와 CEO 출신의 차이일까.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정 후보가 채택한 자원봉사자 중심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선대위 차원에서 공약으로 가다듬어 다시 국민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일선 취재기자들이 취재현장을 돌며 ‘정보’를 취합해 보고하면 데스킹 과정을 거쳐 알기 쉽게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하는 방식과 흡사하다.
후보 선출 이후에도 지지율이 여전히 10%대에 묶여 있는 정 후보로서는 국민 참여를 폭발시켜 선거지형을 바꿔내지 않으면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정 후보는 ‘행복배달부’나 ‘모바일’ 등 대국민 소통 수단을 앞세워 유권자 참여를 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끝내 대중이 외면할 경우 반전의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인물론을 앞세워 ‘이명박 세일즈’에 주력하고 있다. 청계천 등에서 쌓아진 이 후보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가 50%대 지지율을 유지시켜 주는 원동력이라는 점에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자신이 공약으로 내세운 ‘한반도 대운하’와 ‘7·4·7’(7% 성장, 4만불 달성, 7대 강국 진입) 등 핵심공약을 타운미팅이나 국민성공대장정 등을 통해 직접 전파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기업 회장이 연두에 회사운영 방침을 밝히고, 전국 시도 지사와 지부를 돌며 이같은 방침을 하부 단위로 전파시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후보 중심 전술 역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BBK 등 이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들로 대국민 신뢰가 무너질 경우 이를 보완할 마땅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정동영, ‘유권자 창조형 선거운동’에 초점 =
28일 출범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선대위는 자발적 지지자 모임 중심의 선거운동을 표방하고 있다.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불리한 선거지형 자체를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유권자 창조형 선거운동’(U Created Campaign)을 앞세우고, 모바일 선거대책위를 구성해 ‘3백만 엄지 자원봉사단’을 꾸리려는 것도 대중에 기반을 둔 새로운 선거운동을 선보이기 위함이다. 중앙 선대위와 시도 선대위 등 기존 조직 중심의 선거운동만으로는 불리한 선거환경을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동영 선대위 민병두 전략기획본부장은 “대규모 자원봉사자들이 ‘유권자 창조형 선거운동’을 선보이게 되면 선거지형을 바꿔낼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선거지형을 바꾸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동영 선대위 선거운동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자원봉사자 중심이다. 정 후보 지지자 모임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은 물론 손학규 전 경기지사 지지자 모임인 ‘선진평화연대’, 이해찬 전 총리 지지 모임인 ‘광장’ 등 가용할 수 있는 당내외 지지자 모임을 모두 선거운동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가족행복’이라는 가치를 매개로 국민의 요구와 의견을 수렴해 선대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수집된 국민 의견은 선대위 정책단이 집대성해 정책과 공약으로 가공한 뒤 자원봉사자들이 ‘행복배달부’로 나서 이를 다시 국민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명박, ‘후보 마케팅’이 핵심전략 =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 본인의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당과 조직을 앞세우거나 바람을 일으키는 전략보단 철저히 인물론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가 대기업 CEO와 서울시장을 거치면서 일궈낸 숱한 업적과 경제지도자 이미지, 실용주의 노선 등 후보 자신의 경쟁력이 정권교체 열망과 맞물리면서 50%대의 전무후무한 지지율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질과 포장 양박자를 갖춘 ‘이명박’이라는 상품이 시장(유권자)에서 먹히고 있는 만큼 이 상품을 집중 마케팅하는 게 성공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상품 자체가 워낙 우수하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상품 이명박’ 세일즈에 주력하는 게 이번 선거의 핵심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운미팅이나 국민성공대장정 행사가 대표적 사례다. 이 후보는 10차례 열린 타운미팅을 통해 각계각층 유권자와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듣고 해법을 제시했다. 후보가 직접 정책공약을 내놓고 실천을 다짐하는 모습을 통해 유권자에게 ‘이명박=미래청사진’이라는 인식을 재차 심어주는 전략이다. 16개 시도를 순회하면서 개최되는 국민성공대장정에서도 이 후보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보면서 행사를 이끌고 있다. 선거운동 전반이 이 후보의 완벽한 독무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당은 철저히 이명박 세일즈를 위해 복무하는 체제다. 16개 시도선대위와 243개 당원협의회는 유권자와 1대1로 만나 ‘상품 이명박’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과거처럼 방대한 조직이 후보보다 천문학적 액수의 현찰을 내세워 환심을 얻는게 아니라, 양질의 상품(후보)을 내세워 한표 한표 챙긴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는 화상회의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전국 현장의 선거운동을 직접 점검하게 된다.
구자홍 엄경용 기자 j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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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배달부냐, 후보 마케팅이냐
정동영, ‘가족행복’ 매개로 자원봉사자 중심 대국민 소통에 초점
이명박, 인물론 앞세워 당과 선대위 ‘상품 이명박’ 세일즈에 역점
기자와 CEO 출신의 차이일까.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정 후보가 채택한 자원봉사자 중심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선대위 차원에서 공약으로 가다듬어 다시 국민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일선 취재기자들이 취재현장을 돌며 ‘정보’를 취합해 보고하면 데스킹 과정을 거쳐 알기 쉽게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하는 방식과 흡사하다.
후보 선출 이후에도 지지율이 여전히 10%대에 묶여 있는 정 후보로서는 국민 참여를 폭발시켜 선거지형을 바꿔내지 않으면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정 후보는 ‘행복배달부’나 ‘모바일’ 등 대국민 소통 수단을 앞세워 유권자 참여를 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끝내 대중이 외면할 경우 반전의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인물론을 앞세워 ‘이명박 세일즈’에 주력하고 있다. 청계천 등에서 쌓아진 이 후보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가 50%대 지지율을 유지시켜 주는 원동력이라는 점에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자신이 공약으로 내세운 ‘한반도 대운하’와 ‘7·4·7’(7% 성장, 4만불 달성, 7대 강국 진입) 등 핵심공약을 타운미팅이나 국민성공대장정 등을 통해 직접 전파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기업 회장이 연두에 회사운영 방침을 밝히고, 전국 시도 지사와 지부를 돌며 이같은 방침을 하부 단위로 전파시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후보 중심 전술 역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BBK 등 이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들로 대국민 신뢰가 무너질 경우 이를 보완할 마땅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정동영, ‘유권자 창조형 선거운동’에 초점 =
28일 출범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선대위는 자발적 지지자 모임 중심의 선거운동을 표방하고 있다.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불리한 선거지형 자체를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유권자 창조형 선거운동’(U Created Campaign)을 앞세우고, 모바일 선거대책위를 구성해 ‘3백만 엄지 자원봉사단’을 꾸리려는 것도 대중에 기반을 둔 새로운 선거운동을 선보이기 위함이다. 중앙 선대위와 시도 선대위 등 기존 조직 중심의 선거운동만으로는 불리한 선거환경을 뒤집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동영 선대위 민병두 전략기획본부장은 “대규모 자원봉사자들이 ‘유권자 창조형 선거운동’을 선보이게 되면 선거지형을 바꿔낼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선거지형을 바꾸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동영 선대위 선거운동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자원봉사자 중심이다. 정 후보 지지자 모임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은 물론 손학규 전 경기지사 지지자 모임인 ‘선진평화연대’, 이해찬 전 총리 지지 모임인 ‘광장’ 등 가용할 수 있는 당내외 지지자 모임을 모두 선거운동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가족행복’이라는 가치를 매개로 국민의 요구와 의견을 수렴해 선대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수집된 국민 의견은 선대위 정책단이 집대성해 정책과 공약으로 가공한 뒤 자원봉사자들이 ‘행복배달부’로 나서 이를 다시 국민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명박, ‘후보 마케팅’이 핵심전략 =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 본인의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당과 조직을 앞세우거나 바람을 일으키는 전략보단 철저히 인물론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가 대기업 CEO와 서울시장을 거치면서 일궈낸 숱한 업적과 경제지도자 이미지, 실용주의 노선 등 후보 자신의 경쟁력이 정권교체 열망과 맞물리면서 50%대의 전무후무한 지지율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질과 포장 양박자를 갖춘 ‘이명박’이라는 상품이 시장(유권자)에서 먹히고 있는 만큼 이 상품을 집중 마케팅하는 게 성공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상품 자체가 워낙 우수하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상품 이명박’ 세일즈에 주력하는 게 이번 선거의 핵심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운미팅이나 국민성공대장정 행사가 대표적 사례다. 이 후보는 10차례 열린 타운미팅을 통해 각계각층 유권자와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듣고 해법을 제시했다. 후보가 직접 정책공약을 내놓고 실천을 다짐하는 모습을 통해 유권자에게 ‘이명박=미래청사진’이라는 인식을 재차 심어주는 전략이다. 16개 시도를 순회하면서 개최되는 국민성공대장정에서도 이 후보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보면서 행사를 이끌고 있다. 선거운동 전반이 이 후보의 완벽한 독무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당은 철저히 이명박 세일즈를 위해 복무하는 체제다. 16개 시도선대위와 243개 당원협의회는 유권자와 1대1로 만나 ‘상품 이명박’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과거처럼 방대한 조직이 후보보다 천문학적 액수의 현찰을 내세워 환심을 얻는게 아니라, 양질의 상품(후보)을 내세워 한표 한표 챙긴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는 화상회의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전국 현장의 선거운동을 직접 점검하게 된다.
구자홍 엄경용 기자 j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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