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2>

지역내일 2007-11-07
자본의 심장인 여의도 증권거래소 앞 길거리 노숙투쟁은 이제 익숙해져 가고있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한가족이라 했지만, 이제 남이라 하는 회사와 싸움을 시작했다.
비정규직의 문제. 피할 수 없는 대립이지만, 꼭 풀어야만 하는 문제이다.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대신 할 수 있는 이 싸움, 그 생각은 내가 투쟁을 시작하지 않았을 적 이야기일 뿐, 내 삶의 터전에서 노동자로 싸워가는 지금은 누군가 대신 싸워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비닐 천막에서 밤새 추위에 떨며 아침을 맞이하고 힘겹게 몸을 일으키면 동지들도 함께 아침을 맞이한다. 김밥 한 줄로 아침을 때우고, 어제보다 더 힘찬 하루를 시작하고자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고, 팔뚝질을 한다.
함께 하기에 동지들이 오랜 친구처럼 편안하게 느껴진다.
동지, 노동자. 생소하게만 느껴졌던 그 단어는 이제 동료와 직장인이라는 말보다 더 좋아졌다.
투쟁은 그저 힘들고 승산없는 싸움으로 느껴졌던 때가 있었다.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선 싸워야 한다는 것을 몰랐을 적에는 말이다.
파업은 55일이 넘어서고 있다.
투병중인 부모님을 보살피지 못하고 생존권을 지키기위해 투쟁하는 동지,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식을 미룰 수 밖에 없는 동지. 저마다의 사연은 다 있지만, 잠시 뒤로할 수밖에 없는 처절한 싸움을 하고있다.
앞으로 더 얼마나 싸워야 할지 모른다.
6년을 근무하고도 백여만원이 조금넘게 받던 월급은 2달째 나오지 않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은 철저하게 지켜지면서, 노동부에서 사측에 게 권고한 교섭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화로서 문제를 해결하면 좋으련만 시간만을 해결책으로 여기는 사측의 무책임함이 야속하다.
여의도 빌딩숲속 아래 나무를 기둥삼아 지은 ‘코스콤 비정규지부’의 비닐 천막에 차가운 칼바람을 앞세운 겨울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길어질 싸움이 아니길 바랬다.
20일간의 단식으로 동지가 병원에 실려 가고, 사장면담을 하기 위해 들어간 우리는 유치장에서 하루를 보내기도했다. 유일한 여성 동지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이 열흘째이지만 사측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초췌한 모습으로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알리기 위해 선전물을 매일 돌린다.
바쁘게 출근하는 같은 노동자에게 미안해지기도 한다. 바쁜 걸음을 막아서는 듯한 미안함. 하지만, 결국은 같은 노동자이기에 관심을 가져주며 먼저 손을 내밀어 줄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어쩌면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고, 피해갈 수도 있었다.
거리에서 집회를 하고 투쟁을 하는 노동자의 모습은 소음 과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면서 자기들의 주장을 내세우는게 이기적으로 보였던 때가 있다.
거기에 내가 있는 지금. 너무나 당연한 권리를 외쳤던 그 때의 노동자의 마음을 몰랐던 게 미안하게 느껴진다.
삶의 터전에서의 소박한 꿈마저 이루기이에 너무나 힘겨운 현실.
더 이사 노동자 사이에 차별이 없기를 바라면 또 다시 투쟁을 위해 새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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