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즌 마케터, 떠들썩한 그들이 온다
벤 맥코넬, 재키 후바 지음
미래의창
분야 : 경제경영
아마 입소문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마케팅 기법일 것이다. 실제 믿을만한 사람의 체험에서 나온 의견이나 권유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를 때 큰 도움이 된다.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도 솔솔 입소문만 잘 난다면 이보다 더 저렴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소문 마케팅은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소위 매스미디어(mass media)의 등장으로 크게 변모했다. 이웃이나 친구들의 권유보다는 방송과 신문을 통해 쏟아지는 광고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입소문 메카니즘을 지배하게 되었다. 매스미디어에 접근하기 힘든 기업들은 구전에만 의존하는 매우 제한적인 입소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하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사정은 완전히 달라졌다. 인터넷이 매스미디어를 대체해 새로운 입소문의 플랫폼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터넷으로 무장한 새로운 시대의 고객들은 이미 수동적인 의미의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소비자인 동시에 적극적인 생산자로 변하고 있었다. 책의 저자들은 이들을 시티즌 마케터라고 명명했다. 시티즌 마케터는 일반 대중, 브랜드, 제품 혹은 조직을 위해 스스로 마케팅 활동을 하고, 광고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또한 이들이 주로 활용하는 인터넷의 다양한 형태, 예컨대 블로그, UCC, 커뮤니티, 미니홈피 등을 매스미디어와 비교되는 개념인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라고 정의하였다. 이때 소셜 미디어는 온라인상에서 컨텐츠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모든 사람들의 총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문가가 아니어서 매스미디어에 접근할 수 없었던 일반 대중들은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훨씬 효과적이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소셜 미디어를 장악한 고객들은 이제 기업이나 상품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경우 인터넷을 통해 대규모 저항운동을 전개할 수 있다. 또한 반대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거나 기업에 대한 애정이 있을 경우는 스스로 특정 기업의 전도사임을 자처한다. 이미 델 컴퓨터와 애플 등 거대 기업들은 부실한 애프터서비스와 불량 배터리 때문에 시티즌 마케터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었다. 델의 악몽, 아이팟의 더러운 비밀이라고 명명된 폭죽 같은 광고들은 인터넷을 통해 수천만명에게 전파되었고, 이러한 시티즌 마케터들의 적극적인 저항 운동은 이들 기업의 경영 개선에 강력한 압력으로 작용하였다. 고객들은 이미 단순히 자신들의 불만만 전달하는 소극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고 직접 참여하는 적극적인 집단으로 변모했던 것이다.
인터넷으로 촉발된 이러한 새로운 변화는 분명 기업 입장에서 골칫거리일 수 있겠지만, 발상을 전환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다. 당장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시티즌 마케터들을 과학적으로 찾아내고, 이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신뢰를 쌓고, 더 나아가 자발적 충성심을 유발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매스미디어에 버금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스미디어 시대에는 전문가나 여론 주도층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주력했다면,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입소문의 진원지인 시티즌 마케터 혹은 매니아 그룹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기업에게 새로운 과제로 부각된 셈이다.
시티즌 마케터들은 새로운 시대의 충성 고객들이다. 이들은 특정 기업의 전도사임을 자처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품 설계와 개선에도 반영하고 싶어한다. 참여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몰라도 이제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로 사업을 민주화시키는 사상 초유의 일까지도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이 바야흐로 고객중심 시대를 열었다.
이동현(경제·경영부문 선정위원, 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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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입소문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마케팅 기법일 것이다. 실제 믿을만한 사람의 체험에서 나온 의견이나 권유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를 때 큰 도움이 된다.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도 솔솔 입소문만 잘 난다면 이보다 더 저렴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소문 마케팅은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소위 매스미디어(mass media)의 등장으로 크게 변모했다. 이웃이나 친구들의 권유보다는 방송과 신문을 통해 쏟아지는 광고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입소문 메카니즘을 지배하게 되었다. 매스미디어에 접근하기 힘든 기업들은 구전에만 의존하는 매우 제한적인 입소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하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사정은 완전히 달라졌다. 인터넷이 매스미디어를 대체해 새로운 입소문의 플랫폼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터넷으로 무장한 새로운 시대의 고객들은 이미 수동적인 의미의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소비자인 동시에 적극적인 생산자로 변하고 있었다. 책의 저자들은 이들을 시티즌 마케터라고 명명했다. 시티즌 마케터는 일반 대중, 브랜드, 제품 혹은 조직을 위해 스스로 마케팅 활동을 하고, 광고 컨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또한 이들이 주로 활용하는 인터넷의 다양한 형태, 예컨대 블로그, UCC, 커뮤니티, 미니홈피 등을 매스미디어와 비교되는 개념인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라고 정의하였다. 이때 소셜 미디어는 온라인상에서 컨텐츠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모든 사람들의 총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문가가 아니어서 매스미디어에 접근할 수 없었던 일반 대중들은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훨씬 효과적이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소셜 미디어를 장악한 고객들은 이제 기업이나 상품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경우 인터넷을 통해 대규모 저항운동을 전개할 수 있다. 또한 반대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거나 기업에 대한 애정이 있을 경우는 스스로 특정 기업의 전도사임을 자처한다. 이미 델 컴퓨터와 애플 등 거대 기업들은 부실한 애프터서비스와 불량 배터리 때문에 시티즌 마케터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었다. 델의 악몽, 아이팟의 더러운 비밀이라고 명명된 폭죽 같은 광고들은 인터넷을 통해 수천만명에게 전파되었고, 이러한 시티즌 마케터들의 적극적인 저항 운동은 이들 기업의 경영 개선에 강력한 압력으로 작용하였다. 고객들은 이미 단순히 자신들의 불만만 전달하는 소극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고 직접 참여하는 적극적인 집단으로 변모했던 것이다.
인터넷으로 촉발된 이러한 새로운 변화는 분명 기업 입장에서 골칫거리일 수 있겠지만, 발상을 전환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다. 당장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시티즌 마케터들을 과학적으로 찾아내고, 이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신뢰를 쌓고, 더 나아가 자발적 충성심을 유발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매스미디어에 버금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스미디어 시대에는 전문가나 여론 주도층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주력했다면,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입소문의 진원지인 시티즌 마케터 혹은 매니아 그룹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기업에게 새로운 과제로 부각된 셈이다.
시티즌 마케터들은 새로운 시대의 충성 고객들이다. 이들은 특정 기업의 전도사임을 자처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품 설계와 개선에도 반영하고 싶어한다. 참여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몰라도 이제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로 사업을 민주화시키는 사상 초유의 일까지도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이 바야흐로 고객중심 시대를 열었다.
이동현(경제·경영부문 선정위원, 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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