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로서의 장애인의 성

지역내일 2007-11-01 (수정 2007-11-01 오전 7:37:28)
신한지주 이유정

한 장애인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장애인 남편을 둔 새댁에게 이웃 아주머니가 딱한 표정으로 말을 건넨다. “아직 새댁이 젊은 데 신랑이 저래서 어쩌누. 부부관계도 중요한데. 쯧쯧.” 이웃 아주머니의 말은 새댁에게 마음의 상처로 다가왔음이 짐작되지만, 장애인의 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떠한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사람들은 장애인의 성에 대해 배부른 소리 아니면 개인적인 부분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비장애인이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장애인에게는 어려운 과제로 남게 된다. 결혼은커녕 이성을 사귈 기회 자체가 적은 미혼 장애인이 우리나라에서 성 권리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이에 반해 사회복지가 발달한 유럽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필자는 장애인 최초의 해외연수 프로그램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신한금융그룹•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주관)에 참여해 ‘권리로서의 장애인의 성’이라는 주제로 휠체어 장애인들과 함께 네덜란드와 독일을 방문했다.
네덜란드의 플렉조그에는 성 돌봄이(sex caretaker) 약 70명이 프리랜서로 일하며, 장애인들에게 성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신체 혹은 정신 장애인, 노인 등이다. 장애인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용자들이 원하는 경우 지속적으로 같은 성 돌봄이와 인간적인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장애인에게 이성 파트너를 소개해 주는 독일의 NGO 조직인 섹시빌리티즈 베를린(Sexybilities Berlin)를 운영하는 마티아스 베르날디는 태어나면서부터 근육이 점점 감소해 한 번도 일어서 본 적 없는 중증장애인이다. 2명의 장애인 자원봉사자들이 인터넷, 전화 등을 통해 상담 활동을 한다.
이성과 만나고, 대화하는 방법을 배우는 캠프도 시도되고 있다. 휠체어를 탄 심리학자이자 독일에서 ‘장애인 자기결정 연구소(ISBB)''를 운영하는 로타 잔포트는 시골에 아담한 숙박시설을 갖추어 놓고, 장애인을 위한 에로틱 워크샵(erotic workshop)을 연다. 이 워크샵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성 동행자(sesual begleiterin 독어)’가 함께 참여해 성에 대해 흉금 없이 대화하고, 직접 성 경험을 나누거나 치료에 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 마사지로 장애인 심리치료를 돕는 독일의 니나 데 브리에스는 자신이 직접 마사지해 준 다운증후군 정신지체 장애인의 사례를 들며, 평소에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다가 여러 번의 마사지 후 긍정적인 태도와 안정감을 차츰 되찾은 적이 있다고 했다.
네덜란드와 독일에서의 사례를 사회적 인식과 제도가 사뭇 다른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긴 무리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우선 장애인의 성 권리에 대한 긍정적 방향의 홍보를 통해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어야 하고, 성 문제에 대한 전문 진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의료 기관도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의료 기관을 통해 성 재활교육, 소그룹 상담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사회적 노력 속에서 장애인들이 이성친구나 배우자와의 만남을 통해 성 권리를 찾아 가치 있고 소중한 삶을 살아갈 실마리를 찾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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