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상자를 변화시켜라”

지역내일 2007-11-25
“썩은 상자를 변화시켜라”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의 주인공 … 인간의 악은 사회구조에서 기인

루시퍼 이펙트
필립 짐바르도 지음
이충호 임지원 옮김
2만8000원
웅진지식하우스

심리학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교도소 실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험 대상 절반은 교도관 역할을, 나머지 절반은 수감자 역할을 하는 ‘일종의 게임’으로 시작된 이 실험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평범한 학생들을 무작위로 역할을 나누었지만 결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자신이 역할과 입은 옷에 따라 학생들을 수감자와 교도관처럼 행동했다. 교도관 역할을 한 학생들은 수감자 역할을 한 학생들을 가학적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그 방식도 점차 발전하기 시작했다.
수감자 역할을 한 학생들 역시 실세 수감자처럼 신경 쇠약 증세를 보이고 탈주계획을 모의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변화가 예상을 뛰어넘자 실험은 1주일도 안 돼 중단됐다.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으로 알려진 이 실험의 결론은 자아보다 시스템의 힘이 크다는 것이다. 누구나 낯선 상황에서 ‘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고, 나쁜 시스템과 상황에 대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들은 낯선 환경에서 평소와 전혀 다르게 행동한다. 문제 있는 개개인이 숙주가 된 후 사회에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것이 아닌 부패한 시스템이 개개인의 성격 변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가 1971년 이 실험의 당사자다.
그가 교도소 실험 35년만에 그 과정과 결과를 낱낱이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4년 이라크 아부그라이드 포로 수용소에서 발생한 포로학대 사건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루시퍼 이펙트’라는 책으로 묶어 펴냈다.
‘루시퍼 이펙트’는 선과 악, 인간 본성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성악설이나 성선설 등 종래의 개념과 달리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의지와 달리 순식간에 악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과 사회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회 시스템이 △권위에 대한 복종 △탈개인화 △비인간화 △익명성 △집단동조 등에 매몰돼 있을 경우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문제가 많은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을 때 이에 저항하는 사람들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저자는 이들을 가리켜 ‘평범한 영웅’이라고 말한다. 이라크 포로수용소 사진을 공개한 군인이나 2차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을 구출한 유럽인 등 맹목적 복종을 거부한 이들이다.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라는 부제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저자는 평범한 사람들의 잔인하고 비열한 행동의 원인을 꾸준히 탐색한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올해 미국의 충격적 사건 중 하나인 버지니아텍 대학교의 총기난난사건을 언급한다, 저자는“‘썩은 상자’(문제가 많은 시스템 속에 들어가면 선량한 사람조차 사악하게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 독자들이 이해해야 한다”며 “사회 구성원들이 공공의 선을 위해 함께 행동할 때 썩은 상자도 좋은 쪽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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