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동 칼럼>그런들 어떠하리?(2007.11.29)

지역내일 2007-11-29
그런들 어떠하리?

누구를 찍어야 하나.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나. 발이 부르트게 뛰는 대통령 후보들의 조바심 못지않게 유권자들도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한 ‘고민의 세월’이 다가오고 있다.
12인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본격적인 본선의 막이 올랐다. 그러나 5년 전의 ‘함성’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유권자의 가슴을 적시는 감동도 없고 가슴을 파고드는 정책도 없다. 시선을 끄는 긴장구도도 없다. ‘도박’을 걸만한 신선한 얼굴도 찾아보기 어렵다.
언론기관마다 쏟아내는 여론조사라는 것도 그게 그거다. 순위나 지지율 변화가 거의 없어 ‘이미 끝난 선거’라는 인식이 널리 깔려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를 ‘최악의 대선’으로 혹평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재미 없는 대선’ ‘심심한 대선’으로 서둘러 규정하는 사람이 많다. 투표율이 60%선에 머물 것으로 예측될 정도다.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 고민스럽겠지만 그 중 누군가 한 사람을 골라 대통령으로 뽑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가. 열 사람에게 불어보면 아홉 사람은 대통령의 덕목으로 도덕성을 첫 손가락에 꼽는다. 능력이나 이념은 그 다음이다. 교황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긴 해도 정치인 특히 최고 통치권자에게, 국민대다수가 첫 손가락으로 꼽듯이, 도덕성보다 더 중요한 덕목은 없다.
그럼에도 여론조사를 보면, 이상하게도 유권자의 판단과 실행의지는 모순되게 나타난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경선을 거치는 동안, 또 그 이후에 불거진 여러가지 도덕적 결함이 드러나도 지지 순위는 요지부동이다. 지지율이 다소 내려가기는 했지만 2,3순위와는 격차는 거의 그대로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큰 변수라는 BBK사건은 검찰의 손에 넘어가 머지않아 판가름 나게 되어 있다. 여론조사는 이 대목에서 더욱 이해하기 어렵게 나타난다. 많은 이 후보 지지자들도 이 후보가 BBK에 연루되었고 도덕성에 결함이 적지 않다고 받아들이면서도 그래도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도덕성은 묻지 마라. 부패해도 좋다. 경제만 살려달라”는 뜻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거의 권좌 직전의 이회창 후보가 ‘도덕성 한 방’에 패배했던 것과는 너무나 달라진 현상이다. 도덕적인 문제가 있어도 능력만 있으면 된다는 말인데, 어떤 방법으로든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세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도덕 불감증 탓인가, 아니면 정치 중독증 때문일까.
유권자들의 의사결정엔 이성적인 것보다 정서적인 측면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고 한다. 미국 학자의 ‘뇌’연구결과,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의 모순된 언행은 이성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어 단번에 알아차리고, 지지하는 후보의 모손된 언행엔 부정적 감성의 신경회로가 꺼지고 긍정적 신경회로가 작동하더라고 한다. 그래서 지지후보의 잘잘못은 따지지 않고 열광하는 ‘지지 후보 중독증''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리보면 “도덕성은 묻지마” 현상은 경제 대통령 중독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대선에서 경제를 살리는 것만큼 더 값나가는 화두는 찾기 어렵다. 경제 성장은 기대치 이하에서 맴돌고 일자리가 없어 청년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나라나 가계나 빚더미에 올라 앉았고 서민생활은 더욱 폭폭해져가고 있다. 희망조차 가물거린다.
그러니 경제를 살리고 서민도 잘 살게 해주겠다는 말에 유혹당하지 않을 수 없다. 후보마다 경제 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선 이유다. 모두 경제 대통령이 될 터이니 표를 달라고 한다.
경제대통령 열병은 노무현 정부가 뿌린 씨앗이다. 지난 5년동안에 경제만 나빠진 게 아니라 기대했던 반부패와 깨끗한 도덕성도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 정부와 다르게만 하면 사는 사정이 나아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경제 대통령 열풍을 일으킨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향수가 살아나게 된 까닭도 경제다. 반민주 반인권에도 불구하고 가난을 벗어나게 했다는 것만으로 독제는 묻히고 경제치적만 평가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경제는 도덕성 위에 세워야 튼튼하기 마련이다. 도덕성 기반이 없는 경제는 허망할 수 있다. 최근 삼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삼성은 우리나라 4분의 1을 먹여 살린다고 할 정도의 대 재벌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반 삼성정서에 시달렸다. 끝내는 반칙과 부도덕성이 발가벗겨 질 위기를 맞았다.
잘 살게 되는 것도 방법과 과정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부자라고 다 부자가 아니다. 청부여야만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된다. 그리고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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