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이회창 후보단일화는 ‘총선용’
정몽준 지지는 이명박 대세론 공고화
대선 D-16일, 범한나라당 진영의 합종연횡이 대선가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전격 사퇴했으며,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이러한 합종연횡에 대해 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대선 구도를 바꿀 수 없지만, 보수층(범한나라당)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심대평 이회창 지지, ‘충청권+강경보수’ 정당 출현 가능성 높여 =
선거 전문가들은 “이회창·심대평 후보의 단일화는 ‘총선용’이며, 대선구도 변화보다 총선을 겨냥한 범한나라 진영의 분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형준 교수(명지대 정치학)는 “심대평 대표는 대통령보다 총선 때문에 이회창을 선택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자신의 기반인 충남의 정서가 이명박 후보보다 ‘이회창-박근혜’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정서와 다른 선택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필 전자민련 총재 이후 충청권 맹주를 노리는 심대평 대표 입장에서 주민정서를 거스를 수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충청권은 여전히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했던 이명박 후보에 대한 뿌리 깊은 정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또 다른 선거 전문가는 “이회창 후보와 심 대표의 단일화로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신당 창당과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지역적으로는 충청과 영남권 일부, 이념적으로는 강경보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정당의 출현이 예고되고 있으며, 보수진영의 분열이 구체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회창 후보도 3일 대구서문시장 유세에서 “국민을 위해 뛰는 자유세력 연합, 이 나라 운명을 바꿀 지도 세력이 오늘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후보측과 단일화 논의에서 이회창 후보로 단일화가 급선회한 것에 대해 정치권안팎에서는 ‘지분협상’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으나, 심 대표측은 ‘이회창 선택’이 ‘정도’라고 주장했다.
국중당의 권선택 의원은 “심 대표가 출마와 함께 ‘4자 연대론’을 제기했으며, 그 대상은 이회창 후보였다”며 “깨끗한 보수로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후보측과의 ‘지분논의설’에 대해 권 의원은 “‘충청도 독자세력화’ 이야기는 있었으나 구체적인 지분논의는 없었다”며 “오히려 이명박 후보측이 언론플레이와 비방이 걸림돌이었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합류, “CEO 이미지보다 재벌 이미지 더 커” =
정몽준 의원의 이명박 후보 지지는 ‘대세론’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봐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 교수는 “타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통한 구도변화에 목적이라면, 이명박 후보는 지지층을 넓히고 공고히 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유치 등으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정 의원의 입당은 외연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후보측의 판단이다.
하지만 비판적이 시각도 만만찮다. 또 다른 선거전문가는 “정몽준 의원과 이명박 후보의 결합은 ‘CEO 이미지’ 보다 ‘재벌의 이미지’를 강화시켜준다”고 말했다. 부자인 이 후보와 재벌인 정 의원의 결합은 다수 서민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범보수진영의 합종연횡 속에서 박근혜 전대표의 향후 행보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박근혜 전대표측은 “BBK가 이 후보에게 큰 타격을 입히지 않더라도 지금의 입장과 태도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세현장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적극적인 협조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박 전대표측의 고민이 없는 것도 아니다. 보수진영의 구도가 이명박-이회창 구도로 굳혀지면 자신이 설자리가 좁아지고, 차기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의 입당도 새로운 국면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대표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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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지지는 이명박 대세론 공고화
대선 D-16일, 범한나라당 진영의 합종연횡이 대선가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전격 사퇴했으며,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이러한 합종연횡에 대해 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대선 구도를 바꿀 수 없지만, 보수층(범한나라당)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심대평 이회창 지지, ‘충청권+강경보수’ 정당 출현 가능성 높여 =
선거 전문가들은 “이회창·심대평 후보의 단일화는 ‘총선용’이며, 대선구도 변화보다 총선을 겨냥한 범한나라 진영의 분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형준 교수(명지대 정치학)는 “심대평 대표는 대통령보다 총선 때문에 이회창을 선택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자신의 기반인 충남의 정서가 이명박 후보보다 ‘이회창-박근혜’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정서와 다른 선택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필 전자민련 총재 이후 충청권 맹주를 노리는 심대평 대표 입장에서 주민정서를 거스를 수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충청권은 여전히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했던 이명박 후보에 대한 뿌리 깊은 정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또 다른 선거 전문가는 “이회창 후보와 심 대표의 단일화로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신당 창당과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지역적으로는 충청과 영남권 일부, 이념적으로는 강경보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정당의 출현이 예고되고 있으며, 보수진영의 분열이 구체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회창 후보도 3일 대구서문시장 유세에서 “국민을 위해 뛰는 자유세력 연합, 이 나라 운명을 바꿀 지도 세력이 오늘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후보측과 단일화 논의에서 이회창 후보로 단일화가 급선회한 것에 대해 정치권안팎에서는 ‘지분협상’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으나, 심 대표측은 ‘이회창 선택’이 ‘정도’라고 주장했다.
국중당의 권선택 의원은 “심 대표가 출마와 함께 ‘4자 연대론’을 제기했으며, 그 대상은 이회창 후보였다”며 “깨끗한 보수로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후보측과의 ‘지분논의설’에 대해 권 의원은 “‘충청도 독자세력화’ 이야기는 있었으나 구체적인 지분논의는 없었다”며 “오히려 이명박 후보측이 언론플레이와 비방이 걸림돌이었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합류, “CEO 이미지보다 재벌 이미지 더 커” =
정몽준 의원의 이명박 후보 지지는 ‘대세론’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봐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 교수는 “타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통한 구도변화에 목적이라면, 이명박 후보는 지지층을 넓히고 공고히 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유치 등으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정 의원의 입당은 외연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후보측의 판단이다.
하지만 비판적이 시각도 만만찮다. 또 다른 선거전문가는 “정몽준 의원과 이명박 후보의 결합은 ‘CEO 이미지’ 보다 ‘재벌의 이미지’를 강화시켜준다”고 말했다. 부자인 이 후보와 재벌인 정 의원의 결합은 다수 서민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범보수진영의 합종연횡 속에서 박근혜 전대표의 향후 행보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박근혜 전대표측은 “BBK가 이 후보에게 큰 타격을 입히지 않더라도 지금의 입장과 태도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세현장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적극적인 협조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박 전대표측의 고민이 없는 것도 아니다. 보수진영의 구도가 이명박-이회창 구도로 굳혀지면 자신이 설자리가 좁아지고, 차기 경쟁자인 정몽준 의원의 입당도 새로운 국면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대표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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