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족'' 떼고 새출발

지역내일 2007-12-10
20년 만에 ‘한국작가회의’로 명칭 변경

국내를 대표하는 진보적 문인단체인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출범 20년 만에 ‘민족’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한국작가회의’로 새롭게 출발한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정희성)는 8일 오후 사간동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회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단체 명칭을 ‘한국작가회의’로 바꾸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모태로 1987년 탄생한 민족문학작가회의는 20년 만에 시대에 맞는 새 이름을 갖게됐다. 이번 명칭 변경은 ‘민족(national)’이라는 용어로 인해 해외에서 과격한 우파 단체로 오해를 산다는 지적이 회원들 사이에서 제기돼온 데 따른 것이다. 작가회의는 지난 1월 총회에서 ‘민족’을 떼내는 단체명칭 변경안을 표결을 통해 확정지으려다 절차상의 하자를 지적하는 일부 회원들의 격렬한 반발로 보류하고, ‘명칭변경 소위원회’(위원장 도종환)를 구성해 의견수렴 절차를 밟아왔다. 명칭변경 소위는 5월에 총 회원 1400여명 가운데 41%를 대상으로 명칭변경 찬반 투표를 실시해 약 75%의 찬성을 이끌어낸 데 이어 10월에는 단체명칭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작가회의’로 새 단체명의 가닥을 잡는 등의 사전준비를 마쳐 이날 총회는 별다른 잡음 없이 매끄럽게 진행됐다. 작가회의는 정관 개정안 통과 직후 ‘한국작가회의 출범 선언문’을 채택해 명칭 변경의 당위성과 향후 지향점을 밝혔다.
작가회의는 선언문을 통해 “우리 문학의 영토는 남과 북, 아시아ㆍ아프리카를 향해 더 크게 확장되고 있으며, 우리의 문학적 관심 역시 민족 내부의 문제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주노동자와 여성결혼이민자와 그 자녀들이 우리의 가족, 형제가 되어가는 현실은 우리의 문학적 형식과 내용이 범인류적으로 확장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족문학의 정신을 포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 정신과 정체성을 지키며 창조적으로 쇄신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응전하며 젊은 작가들의 상상력과 문학적 다양성을 포괄하는 동시에, 심화되는 신자유주의 세계질서 속에서 문학의 새로운 역할이 무엇인지 끝없이 고민하고,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명칭변경소위를 이끈 도종환 시인은 “‘한국작가회의’로 이름을 바꾸는 것은 우리가 명실상부하게 한국의 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이 모여 있는 단체이기 때문”이라면서 “‘민족’라는 수식어로 인해 그동안 해외에서는 극우 단체로 오해받고, 국내에서는 소수의 재야 운동 단체로 인식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도정일(경희대 교수)은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데 민족이라는 틀에 여전히 갇혀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면서 “과거 식민지 시대, 독재 시대 때는 ''민족''이 큰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민족이라는 테두리를 뛰어 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도 교수는 ‘문학’이라는 용어도 함께 빠진 것에 대해서는 “작가는 창조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을 보통 지칭한다”면서 “굳이 ‘문학’이라는 말을 사족처럼 붙일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신임 사무총장으로 도종환 시인이 뽑혀 앞으로 2년간 작가회의를 실질적으로 이끌게 됐다. 신임 이사장직은 내정됐던 김지하 시인이 신병을 이유로 고사해 내년 3월 다시 결정된다.
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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