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제는 다민족 사회로] 파키스탄인 아미르씨

지역내일 2007-12-10 (수정 2007-12-10 오전 8:41:01)
“무슬림은 술·돼지고기 못해요”

치과의사직 던지고 파키스탄 근로자 대변인 나서


“무슬림(이슬람교)들이 회사내 회식자리에서 술과 돼지고기를 권유받으면 매우 곤혹스러워 합니다. 회사 직원들이 일부러 하는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의 음식문화죠. 무슬림들은 술과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을 한번쯤 고려해 주었으면 합니다.”
아미르(30·사진)씨는 파키스탄 인력을 뽑아 한국 근로자로 파견하고 관리하는 파키스탄 회사(PSB)의 한국지사인 ‘피에스비코리아’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관리하는 파키스탄 근로자는 2000여명에 이른다. 한국말을 잘 못하는 파키스탄인들은 모두 아미르씨를 찾는 탓에 그의 핸드폰은 밤낮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울린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아미르씨는 한국내 파키스탄 근로자들의 모든 애로사항을 상담하고 해결해 주는 구원투수인 것이다.
그가 접한 파키스탄 근로자들의 사연은 대부분 종교와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오해가 대부분이다.
그중 대표적인 오해는 회식자리에서 나타난다. 대부분 무슬림들인 파키스탄인들에게 한국인 회사직원들은 자연스레 술과 삼결살을 권한다. 이를 파키스탄 근로자들은 한국인이 무슬림을 무시한다고 오해를 한다는 것.
대화 과정에서 자연스레 섞이는 욕설 아닌 욕설도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무슬림 사회에서 욕설은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경멸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한국인의 대화에서는 약간의 욕설은 친근함의 표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회사 현장에서 이러한 말을 듣는 파키스탄 근로자들은 매우 달리 받아들이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가까운 사이는 머리 뒤통수를 툭툭 건드리지만 파키스탄에서는 머리 뒤통수를 때리는 것은 폭력으로 인식합니다.”
아미르씨는 파키스탄 근로자들과 한국인들이 문화적 차이를 알지 못하는 데서 많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의사소통이 잘 안될 경우 이러한 오해는 더욱 커진다. 이러한 이유로 아미르씨는 파키스탄 근로자를 만날 때면 한국어 공부를 강조한다.
“한국말을 할 수 있거나 알아들을 수 있다면 큰 걱정이 없어요. 하지만 외국어를 습득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한국인들이 좀더 이해해줬으면 좋겠어요. 파키스탄 근로자들도 격려해주면 더욱 열심히 일하거든요.”
그는 한국에 온 것을 ‘행운’이라고 말할 만큼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 와 평생반려자와 좋은 한국인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아미르씨는 파키스탄 2번째 도시인 가라치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치과의사로 중류층인 그의 가족은 현재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도 가라치에서 치과전문대학을 나와 7년 동안 부친을 도왔다. 그는 환자들의 고통을 듣는 게 싫어 다른 길을 찾았다.
2005년 8월 부친과 절친한 관계에 있던 PSB 사장을 통해 한국지사로 취업하게 돼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한국에 입국하기 6개월 전부터 한국어 공부에 전력했다. 그의 적극적인 자세는 한국에 온 후 한국인 친구를 사귀는데 도움이 됐다.
그에게 한국인 친구들은 동갑내지 여자친구를 소개해 줬고, 그녀와 지난 11월 20일 결혼에 골인했다.
양가 부모님들도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아미르씨의 모친이 반대했다. 자식의 결혼상대자는 부모님이 선택하는 파키스탄 풍습 탓이었다. 모친과 연애결혼한 부친이 적극 지원자로 나서 반대하던 모친도 결혼을 승낙했다.
그에게 한켠에 남는 아쉬움이 있다면 고용허가제가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체류기간을 마치면 출국했다가 재입국해 취업해야 한다. 그러나 돈벌러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출국할 경우 취업보장이 불안해 그냥 눌러 앉아 불법체류의 길을 가는 일이 허다하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문화를 알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에 왔는데 당연하지요. 한국인들도 조금만 더 이해해주면 오해가 많이 줄어들 것 같아요.”
한국에 살고 싶다는 아미르씨는 “파키스탄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더욱 노력해야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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