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패션신화가 흔들린다

대형패션몰 증가 운영권을 둘러싼 자중지란

지역내일 2000-10-05 (수정 2000-10-05 오후 5:09:01)
동대문 패션신화가 흔들린다. 90년대 말 젊은이들의 쇼핑천국으로 떠오르면서 동대문상권
의 부활을 주도했던 대형 패션몰들이 상가 운영 관리를 둘러싼 업체와 점포주, 상인 등 운영
주체의 갈등으로 자중지란(自中之亂)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주변상인들은 가뜩이나 경기하락과 고객이탈 현상이 심화되는 마당에 이 같은 내분이 불거
지면서 애써 일으켜놓은 동대문 패션 붐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시장 과포화 상태=경기불황과 대형 패션 쇼핑몰 포화 상태까지 동대문 패션신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올 들어 전국적으로 신규 패션쇼핑몰이 40여개나 문을 여는 등 한정된 시장에
지나친 과포화 현상이 일어났다. 실제 지난 3월 동대문 시장의 새로운 명소로 등장했던 대규
모 패션몰 엠폴리스가 극심한 영업부진을 견디지 못해 현재 상인 90% 이상이 철수했다.
총 2,700평 규모의 매장규모와 공원 및 쇼핑몰, 사이버게임존을 동시에 갖추어 개장초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엠폴리스는 동대문 시장의 규모의 한계로 실패했다. 동대문의 상징인
밀레오레와 두타까지 10대 고객수가 크게 격감해 그동안 10대들의 천국으로 불리던 이들 명
소가 다소 가라앉은 기분이다.
최근 삼성패션연구소는 동대문남대문시장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전국의 20∼49세 남
녀 560명을 표본으로 재래상권 소비자의 패션지표를 인터넷으로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소
비자들의 의류 소비양상이 변하고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IMF시기에는 동대문 등 재래시장
을 찾는 소비자 10명중 8명이 의류를 구입했으나 2000년은 6.5명 수준으로 낮아졌다. 또 기
간 자취를 감췄던 유명브랜드 선호도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횟수가 1주일에 한번정도 혹은 2주일에 한번정도가 27%였던 것이 12%대로 감소됐다.
▽끊이지 않는 내분〓위기의 진원지는 98년 개장해 동대문 패션신화의 주역을 맡아온 밀리
오레.
점포주들은 8월말 상가분양과 관리를 해온 성창F&D의 위탁운영이 끝나자 “지난 2년간 성창
측이 관리 운영에 관한 전권을 반강제로 위임 받아 점포주가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며
본사와 검찰청사에서 잇따라 항의집회를 열고 있다.
점포주들은 운영권 재계약 대신 직접 임대료 수수 등 상가관리에 나서겠다는 입장인데 “세입
자들이 점포에서 나가지 않도록 성창측에서 배후조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성창측은 “위임기간이 끝나 더 이상 경영권을 행사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들의
주장을 부인했으나 갈등이 계속되자 14일 동대문점에서의 전격철수를 발표한 뒤 법원에 ‘밀
리오레’상표권 사용금지를 신청했다.
최근 개장한 동대문의 대형 패션몰 누죤도 운영주체간에 갈등을 빚다 상가 관리회사 대표가
일부 상인의 임대권을 강제로 빼앗으려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구속되는 등 분란이 끊이지 않
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밖에도 대형 패션몰의 임대 및 관리를 둘러싼 탈법행위와 물리력 행사가
빈번하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근대적 관리체계가 문제〓동대문 대형 패션몰의 이같은 자중지란은 이 지역 상가 특유
의 난마처럼 얽힌 분양 및 관리시스템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성창측은 밀리오레 신축시 소유권을 갖고 임대를 하는 대신 점포주들에게 등기분양을 해주
고 이들로부터 관리권을 위임받아 운영해왔다. 성창이라는 관리회사가 임대료를 규제함에
따라 제품원가를 낮춰 상가를 활성화할 수 있었으나 세입자에게 마음대로 임대료를 올리지
못한 점포주들은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점포주들은 “임대료는 묶어놓은 반면 관리회사측은 편법으로 입점비와 운영비를 착복해왔
다”며 성창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같은 관리회사와 점포주, 상인들간의 갈등은 다른
곳도 대동소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상권 악영향 우려〓문제는 외적인 여건도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집안싸움이
계속 불거지면서 지역 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밀리오레 옆에 자리잡은 패션몰 두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서울과 지방에 대형 패션몰이 잇
따라 개점하면서 동대문을 찾는 고객이 급감하고 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가 자체의
내분이 겹치면서 최근 고객이 20∼30%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근대적인 상가의 운영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이같은 문제가 되
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양희책임연구원은 “재래상가들이 과거부터 비민주적이고 전근대적
인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입점시 웃돈이 오가는 등의 부조리와 이해당사자간의 갈등이 끊이
지 않고 있다”며 “우선 상가분양이나 관리에서 오가는 돈의 흐름이라도 투명하게 하는 제도
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