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경제의 봄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세계화 시대, 변하고 뭉쳐서 뛰어야 산다”

지역내일 2007-12-17
이관우 전 한일은행장, 기고·강연·제안 등 정리
IMF외환위기 후 10년 한국경제·금융 재조명

IMF외환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다. 이후 수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반복해서 제안하고 수용한 정책들을 IMF사태가 발생하기 수년 전부터 주장해 왔던 선배 금융인이 있다. IMF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는 그 폭풍의 한가운데 서 있었던 전 한일은행 이관우 행장이 바로 그다.
이관우 행장이 1990년대 초부터 언론 기고와 강연, 금융기관장 회의에서 한 발언과 그 외 여러 경로를 통해 사견으로 제의되었던 내용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던 경제학자인 두 아들(이석형, 이은형 경제학박사)이 엮어서 <경제의 봄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이관우 지음, 한국경제신문)는 책으로 펴냈다. 이들은 2007년 말 한국 금융산업과 경제가 나아갈 바를 조명하는데 선배 금융인의 생각을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을 표시했다.
◆전문 경영인 양성 = 이 행장은 지난 96년 ‘21세기를 맞는 금융인의 자세’라는 글을 통해 최근 국내 금융회사들에서 중요하게 제기되는 전문 경영인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1세기를 몇 년 앞둔 시점에서 WTO체제 출범, OECD 가입, 금융자율화 등 국제화, 세계화, 개방화를 가속시키고 있다”며 “무사안일한 제도권 속에 안주해 온 은행원들의 각고의 반성과 자기계발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이야말로 은행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며 “우수한 인재의 확보는 물론 인재를 육성하는 방안을 은행경영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시행, 한국 금융산업의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금융권에서 해외진출과 IB(투자은행) 업무를 위해 인재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내용을 이미 10년전부터 주장한 것이다.
◆세계화의 중요성 강조 = 또 이 행장은 세계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지난 95년 ‘세계화의 길’이라는 글에서 그는 “결혼이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듯이 세계화 역시 마찬가지”라며 “최소한 남이 하니까 덩달아 하는 세계화는 아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한경쟁, 세계화 시대에 세계일류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며 “세계일류가 되기 위해 우리 모두 다같이 변하고 뭉쳐서 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화를 위해서 그것을 가로막는 요인부터 제거해야 하며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내세운다.
◆중소기업의 생존전략 = 또 이 행장은 세계화에 대비한 중소기업의 대응전략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이 행장은 “중소기업은 국가경제의 밑바탕이기 때문에 아무리 경제여건이 좋지 않더라도 중소기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며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재무구조의 충실화, 인적자원의 자질향상, 국제업무 능력 배양, 노사협력관계 유지, 전산화 추진, 품질제일주의, 금융기관과의 건전한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침체는 기업이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며 “중소기업 스스로의 혁신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중소기업 혼자 감당하기에는 벅찬 과제들이어서 중소기업에게만 맡겨져서도 안된다”며 “중소기업 스스로의 노력, 정부의 정책, 금융기관의 효율적인 지원이라는 삼박자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의 교훈 = IMF가 발생한 다음해 봄에는 ‘경제의 봄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글에서 이 행장은 “당시 경제위기를 겪고 있던 동남아에서 외채 규모가 너무 커 원리금 상환기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한국만큼은 다른 나라와 다르다는 점을 외국에서 강조했다”며 “전 국민이 참여한 ‘금 모으기 운동’과 한일은행이 전개한 ‘IMF 경제위기 극복 3000만 저축운동’이 외국인들에게 외채 상환의지가 확실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감동을 전했다.
이어 “계절은 봄이지만 경제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IMF라는 현실은 가혹하다”면서 “우리의 잘못을 자성하고 우리 경제구조를 변혁한다면 한국은 다시 없는 재도약의 기회를 움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금융산업 미래 = 우리나라 경제가 1960년대 이래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던 것은 사실이다. 1960년대 1인당 GNP가 79달러에서 1996년에는 1만504달러로 성장했으며, 수출은 3290만 달러에서 96년도에는 1297억달러가 됐다. 이후 2007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 달한다.
경제규모와 질적 수준이 이렇게 커진 가운데 전부 7개이던 은행이 한국은행을 제외하고 96년에는 33개가 됐다.
이런 변화에 대해 이 행장은 “내가 입행할 때만 해도 영업점 안에 ‘친절 신속 정확’이라는 문구를 고객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 붙여 놓았다”며 “그런데 지금은 어느 은행을 가 봐도 그런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고객만족, 고객 감동이라는 것은 친절, 신속, 정확이라는 세가지로 끝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결론에서 “우리 금융산업은 지금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으며, 이제는 단지 ‘경쟁력 있는’ 금융산업을 갖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며 “정보통신산업, 철강산업, 조선산업처럼, 우리 금융산업도 이제는 국제 금융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과 우수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활용해 우리만의 금융모델을 정립하고 굴지의 금융기관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우리 금융인들 스스로에게 달려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관우 전 행장은 1936년 경기도 의정부 출생. 보성고,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1962년 한일은행을 입행하여 임원부속실장, 영업1부장을 거쳐 1988년 이사에 취임하였고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은행장을 역임하였다.
몽골 국립대학에서 명예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중국 길림대학 명예교수, 중국 길림성 사회과학원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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